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41)_2
그들을 전부 속이고 몰래 나간 것이니 할 말은 없었다.
“죄송합니다.”
“돌아왔으니 되었다. 볼일은 잘 마쳤느냐.”
“…네.”
“네 처소로 가자.”
남궁무천이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이제 각자 할 일들 하지.”
당주들은 할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누구 하나 되묻는 이는 없었다.
그들을 포함하여 주위에서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던 무사들과 시비들 역시 남궁무천의 말을 따라 각자의 처소와 일자리로 물러갔다.
남궁무천이 앞서 설화의 처소로 향했다.
설화는 잠자코 그의 뒤를 따랐다.
“다친 곳은 없느냐.”
그의 뒤로 조금 전의 노기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화는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선 씻고 옷부터 갈아입거라.”
“네.”
처소로 돌아가니 처소엔 이미 씻을 목욕물과 새 옷이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설화가 다시 돌아올 것을 예견하기라도 하였다는 듯이.
설화는 목욕을 도와주겠다는 시비를 물리고 홀로 욕실에 들어섰다. 혈기가 스며든 상처를 내보일 수 없어서였다.
내공을 운기하여 혈기를 내몬 뒤에야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첨벙―
따뜻한 탕 안에서 설화는 다리를 감싸 안았다.
파월과 싸우며 입은 상처들이 보였다.
피 멎은 실금 같은 상처들이 지난밤의 일을 떠올리게 했다.
‘파월.’
8년 동안 동료로 지내 왔던 이의 팔을 베었다. 그것이 죄책감이 들거나 안쓰럽지는 않다.
혈마의 가르침은 대부분 인간성을 상실한 것들이라 쓸모없지만, 몇 가지는 동의한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파월의 팔을 자르지 않았다면, 그의 손에 수많은 이들이 죽을 것이고 그중에는 남궁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정당한 일이다.
옷을 갈아입은 후 방으로 돌아갔다.
남궁무천은 탁자 의자에 꼿꼿한 자세로 앉아 팔짱을 낀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할아버지.”
남궁무천이 느리게 눈을 뜨고 설화를 돌아보았다.
그의 미간이 옅게 찌푸려졌다.
“다쳤구나.”
그의 시선이 설화의 이마를 향하고 있었다.
파월의 검을 파고들 때 입은 얕은 상처였다.
“이 정도는 괜찮아요. 시비가 금창약을 가져다준다고 했어요.”
“…앉거라.”
남궁무천이 한숨을 내쉬며 맞은편을 가리켰다. 그가 피곤한 듯 미간을 문질렀다.
무거운 침묵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적막을 깬 것은 설화였다.
“죄송해요. 모두를 속여서요. 저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다치는 건 원하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다칠 수 있다는 건 너 또한 다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네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면 누군가는 다칠 일도 없이 해결할 수 있었겠지.”
가문엔 설화보다 뛰어난 고수들이 많다.
그들이 나섰다면 설화가 상처 입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남궁무천이 화가 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가문으로 돌아왔으니 이제는 위험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가문의 비호를 받아도 될 터인데, 굳이 나가 다쳐 올 것이 무어란 말인가.
“이 할아비가, 남궁이. 그리도 못 미덥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