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42)_2
남궁무천의 두툼한 손이 설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전히 바위 같은 손이었다.
“혼자 너무 애쓰지는 말거라.”
“….”
“너와 나는 가족이 아니냐. 네가 남궁을 생각하는 만큼, 나 또한 너를 생각한다. 그러니 필요할 땐 이 할아버지에게 도와 달라 말하여도 괜찮다.”
‘가족….’
설화는 저도 모르게 그 단어를 입 안에서 읊조렸다.
가족이라는 개념은 머리로는 알지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가족이 무엇이기에 필요할 땐 자유로이 도움을 청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니, 도움뿐이랴?
이전 생에 남궁의 사람들은 서로를 위해 목숨을 내어 놓고 서로를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내했다.
심지어는 남궁청운조차도 20년이 넘는 시간을 원수로 지냈던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리지 않았는가.
대체 가족이 무엇이기에.
“….”
설화가 상념에 젖어 있는 사이, 제 손 아래에서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있는 손녀를 바라보던 남궁무천은 씁쓸한 웃음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화가 그런 그를 올려다보았다.
“네 아비가 돌아올 때가 되었으니 나는 이만 가 보마.”
설화의 눈이 동그래졌다.
놀란 기색으로 깜박이는 눈을 보던 남궁무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내게 할 말이 있느냐?”
설핏 찌푸려진 얼굴로 잠시 망설이던 설화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어 왔다.
“벌을 내리지 않으시나요?”
남궁무천의 미간이 꿈틀, 떨렸다.
그가 또다시 피곤한 한숨과 함께 눈가를 쓸어내렸다.
“설화야.”
남궁무천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의자에 앉아 있던 설화와 눈높이가 같아진 그가 설화의 어깨를 붙잡고 시선을 맞추었다.
“약속하마.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때리지도, 굶기지도 않을 것이다.”
“…왜요?”
그것보다 더 확실한 벌이 있다는 말일까?
“네가 8년간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모르지만, 남궁에선 잘못한 아이에게 체벌을 내리지 않는다.”
어깨를 붙든 손에 힘이 실렸다.
“벌이란 잘못한 아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어른으로서 지도해 주는 방법의 하나일 뿐, 결코 그 아이에게 해를 가할 이유가 될 순 없다.”
설화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무천의 말이 전부 이해되는 건 아니었지만, 벌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네가 어른들을 속인 것은 잘못하였지만, 무사히 돌아와 주었으니 이번은 넘어가 주마.”
남궁무천은 설화의 머리를 다시금 쓰다듬어 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쉬거라.”
그가 인사를 한 후에 몸을 돌려 설 때였다.
제 손을 꽉 쥐어 잡는 아이의 힘에 남궁무천은 반쯤 돌아간 몸을 돌려 아이를 보았다.
“할아버지.”
여전히 양손으로도 잡히지 않는 남궁무천의 크고 두툼한 손을 꼭 붙잡은 채로, 설화가 말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