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45)_2
남궁청해의 표정이 멍하니 풀어졌다.
아버지께서 수련동에 들어가셨다고? 그 아이와 함께?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가?”
“….”
“기어이 벌모세수를 강행하겠다는 것이겠지! 우리 장로회와 검대의 뜻을 묵살하면서까지 말이네!”
남궁에는 크게 다섯 개의 세력이 있다.
가문의 실무를 책임지는 당주들.
그 수는 적지만 영향력을 가진 직계들.
방계의 핏줄로 이루어진 장로회.
일선에서 물러난 이들로 이루어진 원로원.
무림세가인 남궁의 기반이 되는 다섯 검대.
그중 장로회와 세 개의 검대가 청해를 지지하였고, 원로원 역시 적극적으로 뜻을 내비치진 않았지만 오랫동안 묵묵하게 가문의 책임을 다해 온 남궁청해를 좋게 보고 있었다.
그러니 머지않아 남궁청해를 소가주로 추대하려던 이들에게 설화의 귀환이 달가울 수 없었다.
“그 아이가 가문을 속인 것이 불과 하루가 지나지 않았건만! 벌모세수라니! 이는 쉬이 넘어갈 일이 아니네! 가주께서 돌아오시는 날 장로회는 반드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이야! 하니, 이 공자도 우리의 뜻에 따라 주게!”
남궁청해는 대답 대신 침묵을 지켰다.
“이 공자!”
청해의 묵묵부답에 답답해진 장로회주가 소리치자, 청해는 그제야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가주께서 뜻이 있으시겠지요.”
“자네 진정…!”
“아버지와 척을 지고 소가주의 자리에 오른다 한들, 그것이 의미가 있겠습니까.”
“…!”
남궁청해의 시선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장로 회주와 세 개의 검대가 제 편이지만 그뿐이다.
원로원은 적극적으로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고, 세 개의 검대라곤 하지만 실질적으로 남궁의 검대는 여섯이니 고작 절반의 지지일 뿐이다.
장로회도 마찬가지.
장로회주가 장로회의 뜻을 규합하겠다 하나 장로회 전체가 자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몇 개의 세력이 있다 한들, 가문의 주도권은 남궁무천의 손에 쥐여 있지 않은가.
“남궁의 전성(全盛)은 검황이라는 영광을 발판 삼아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가주님의 뜻에 반(反)할 때가 아닙니다. 가주님의 마음을 얻어야 할 때이지요.”
남궁청해의 논리적인 주장에 모여든 이들은 홀린 듯 그를 바라보았다.
“저를 소가주로 만들고 싶다 하셨습니까. 하면, 기회를 잡아 오십시오.”
“기회라 함은…?”
“가주께서 끔찍이 여기는 것이 무엇입니까?”
“솔직히 지금으로선 그 망나니 같은 장손녀인 것 같네만….”
남궁청해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8년 만에 찾은 손녀이니 당장은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
뜨거운 찻물일수록 더 빠르게 얼어붙는 법.
돌아온 증손녀를 향한 관심은 언젠간 반드시 식게 되어 있다.
그 뒤에, 가주의 관심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남궁’이라는 이름.”
가문.
“그 이름을 드높일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남궁청해가 주먹을 콱, 쥐었다.
장로회주와 대주들은 그런 그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가문의 이름을 드높일 기회.’
‘남궁을 한 걸음 더 도약시킬 방법!’
‘가주님의 뜻을 돌이킬 유일한 길!’
그때였다.
“이 공자님!”
하인 하나가 다급한 발걸음으로 뛰어 들어와 그들의 앞에 엎드렸다.
“화산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