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47)_2
“안 될 것이 무어냐? 남아도는 것이 시간인 것을. 유강이에게도 준비하라 일러두거라.”
“…예.”
* * *
남궁청해의 전각은 주인을 닮아 차분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정원 역시 사시사철 푸른 잎의 풀과 나무들만 심겨 있었고, 하나같이 지저분한 가지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을 지나 세 사람은 식사가 준비된 방으로 안내받았다.
“어서 오십시오. 남궁의 이 공자 남궁청해라 합니다.”
“화산의 노문이오.”
“유표라 합니다.”
“유강입니다.”
서로의 이름과 별호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짧은 인사가 오간 후 탁자에 둘러앉았다.
식탁에는 그들 외에 세 사람이 더 있었다.
“이쪽은 제 부인과 아이들입니다.”
“연소란이라 하여요.”
“남궁소룡입니다.”
“남궁웅이라 합니다.”
“반갑소이다.”
미리 언질이 없던 객이었으나 노문은 조금도 불쾌한 내색을 비치지 않았다.
남궁청해가 소룡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매화신검과 함께 오신 소도장께서 저희 소룡이와 비슷한 연배인 듯하여 이리 불렀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남궁에 계시는 동안 소룡이에게 가르침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비슷한 연배라면….”
노문이 유강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유강은 제 이야기를 하는 줄도 모른 채 식탁 위의 음식만 노려보고 있었다.
“큼, 흠!”
노문이 헛기침을 하자, 유강이 그제야 시선을 돌렸다.
“…?”
남궁청해가 어색하게 웃음을 흘렸다.
“하하, 소도장께서 많이 시장하신 모양입니다. 음식을 들며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유강이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노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노문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젓가락을 들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유강이 커다란 고깃덩어리 한 점을 입에 넣었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하하. 남궁의 음식이 입에 맞으시는 것 같아 다행이군요.”
소룡을 소개해 주려 했는데, 유강이 음식에 정신 팔린 탓에 난감한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다시 말하자니 유강은 이미 신나게 식사를 하고 있어서 귀에 들릴지 의문이었다.
두 번이나 무시를 당하면 얼마나 민망할까.
청해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팔을 내렸다.
결국, 그 모습을 본 노문이 짧은 한숨과 함께 나섰다.
“이 공자의 배려에 감사드리오. 마침 유강이도 또래가 없어 심심해하던 참이니 시간이 날 때 검을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듯싶소. 유강아, 어떠하냐.”
이번에는 유강도 그 말을 들었다.
유강이 젓가락을 쥔 채로 포권을 취하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빈도는 좋습니다! 창천의 검과 꼭 한번 붙어 보고 싶… 악! 왜 때리십니까?”
“신성한 비무가 길거리 싸움인 줄 아느냐? 이 파락호 같은 놈아! 흠! 이 아이가 산속에서만 박혀 사느라 언행이 미숙하오. 양해해 주길 바라오.”
“하하, 괜찮습니다. 자유분방하니 좋군요. 하면 조만간 자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하.”
음식 너머로 머리를 쥔 채 아파하고 있는 유강을 보며 소룡은 나직이 비웃음을 삼켰다.
‘최연소 매화검수라더니. 완전 머저리 아니야, 저거?’
화산은 산이라 먹을 게 풀때기밖에 없나.
뭐 저리 음식에 눈 돌아가서 안달인지.
‘대문파라기에 기대했는데. 경박스럽기는.’
분명 최연소 매화검수라는 것도 허명일 것이다. 저 멍청한 놈이 휘두르는 검이야 뻔할 테니까.
뭣도 모르고 비무를 납죽 받아들이다니.
‘멍청한 촌뜨기 새끼. 본때를 보여 주지.’
아직 비무는 제대로 치르지도 않았건만, 소룡의 입가엔 이미 승리자의 미소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