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55)_2
과거를 베고 원(怨)을 베었으니, 남은 것은 나아가는 것뿐이다.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딸의 존재라면.
“가주가 되어 주세요. 아버지.”
나를 위해 정상을 밟게 하겠다.
검과 검이 떨어졌다.
설화가 청운에게서 두어 걸음 멀어졌다. 두 사람의 기운이 가라앉고 고요가 내려앉았다.
청운이 이마를 짚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
8년 만에 돌아온 딸아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저 작은 몸 안에 100년 묵은 이무기라도 들어 있는 기분이었다.
하나.
“그래.”
그것이 딸의 소원이라면. 그것이 딸을 지키는 방법이라면.
기꺼이.
“해 보마.”
목숨을 다하여서 하겠다. 그것이 바로, 제가 사는 이유이기에.
그리고 청운이 결연한 시선을 들 때였다.
“…?”
그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설화와의 갑작스러운 전투로 잠시 흩어졌던 구름 사이로 드러난 바닥이었다.
검을 나누지 않았다면 흩어지지 않았을 구름이 걷힌 그 자리. 드러난 바닥이 반짝이고 있었다.
“잠시… 잠시 기다려 보거라! 설화야!”
황급히 검을 집어넣은 청운은 구름이 다시 아득히 메워 가는 바닥 쪽에 무릎을 굽혀 앉았다.
청운은 몰려드는 구름 속을 더듬듯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한참 동안 구름 속을 배회하던 그의 손이 어느 순간 우뚝, 멈추었다.
달그락.
빽빽한 구름 아래로, 무언가를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청운이 감격한 시선으로 설화를 바라보았다.
“진법이다.”
“….”
“진법이었다, 설화야!”
이윽고 봉우리를 가득 채우고 있던 구름이 서서히 흩어지며 땅이 드러났다.
남궁청운의 눈이 더욱 크게 올라갔다.
봉우리를 이룬 지면은 평범한 땅이 아니었다.
빛을 머금고 또 반사하는 광물로 이루어진 봉우리는, 구름이 몰려가자 온전한 빛을 받아 일곱 색깔로 찬란하게 반짝였다.
‘무지개…!’
천궁이었다.
봉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빛깔은 무지개의 그것이었다.
그리고 구름이 물러간 자리. 무지개의 끝에, 사람의 손바닥만 한 거북 형상이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구름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자리였다.
“처, 천궁…귀두…!”
청운의 얼굴이 더 없는 경악으로 물들었다.
전설로만 전해지던 천궁귀두가 실제로 존재했고, 그것을 정말로 찾아낸 것이다.
설화를 돌아보는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쏟아지는 햇살 아래 눈물과 함께 반짝이는 그 미소는 어딘가 개운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정말로 찾았구나. 설화야.”
설화의 입꼬리가 옅게 휘어졌다.
“아버지께서 찾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