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58)_2
‘맑고 정직한 건 남궁이 한 수 위야.’
검법은 검법으로.
유강의 기수식에 맞추어 설화 역시 기수식을 취했다.
설화가 취한 검법은 남궁의 기본 중의 기본인 검법.
높고 드넓은 하늘을 닮은 검법.
대연검법(大衍劍法)이었다.
‘대연검법 후3식(後三式) 중 제2식.’
설화의 몸에서도 붉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딱 유강의 기운만큼. 유강의 최선만큼의 기운이었다.
‘대연천망(大衍天網).’
유강은 그 순간, 하늘이 마치 거대한 그물이 되어 자신을 뒤덮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검에도 포식자가 있다면 설화가 펼친 검법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했다.
유강은 이를 앙다문 채 제 검을 휘둘렀다.
먹힐 것을 알면서도 끝내 발버둥 치는 토끼처럼, 질 것을 알지만, 자신의 검법을 끝까지 완성시켰다.
이윽고 검과 검이 부딪쳤다.
법(法)과 법(法)이 부딪쳤다.
도(道)와 도(道)가 부딪쳤다.
촤아악―! 카가강―!
두 사람이 펼친 검법에 연무장의 바닥에서 먼지바람이 일었다.
비무를 지켜보던 누구도 쉬이 입을 열지 못했다.
두 사람의 비무는 열셋과 열다섯이라 하기에는 말도 안 될 정도로 무거웠으니.
철컥―
잠잠한 고요 속에 설화가 검을 넣었다.
유강은 여전히 검법의 마지막 동작에 머물러 있었다.
그의 손엔 검이 들려 있지 않았다.
설화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유강의 검을 집어 그에게 다가갔다.
검을 내밀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유강이 시선을 들었다.
내공을 전부 쏟아부은 통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유강은 해사한 미소를 지었다.
“너 진짜 말도 안 되게 세다….”
“너도 꽤 하더라.”
“꽤? 화산에선 내 또래 중에 내가 제일 세.”
설화의 눈썹이 묘하게 휘어졌다.
“왜 적수를 또래에서 찾아?”
“응?”
“그래서 네가 안 되는 거야.”
설화가 그의 손에 검을 턱, 쥐여 주었다. 그녀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더 강해져서 와.”
쿠구궁….
운객원의 앞에 서 있던 흑룡대주 남궁혁과 총관 남궁문이 동시에 운객원의 대문 쪽을 돌아보았다.
“…총관 어르신. 분명 아이들끼리의 비무라 하지 않았습니까?”
“흠. 일 공자와 화산의 일대제자도 검을 나누는 모양이군.”
“아.”
그런 것일 수도 있겠군.
남궁혁은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것만 같았다.
화산의 검이라니.
‘나도 한번 검을 나누어 보고 싶구나.’
매영검(梅映劍) 유표.
최근 들어 중원 전체를 떠들썩하게 하는 이름이 아닌가.
사천지역에서 횡포를 부린다는 100대 고수에 드는 흑도 무리의 수장을 베고 100대 고수에 이름을 올린 이다.
그런 이와 검을 나누어 보면….
‘화산의 검이라. 정말 궁금하군.’
아쉬움에 주먹만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던 때였다.
“허어.”
“…?”
남궁문이 먼 곳을 보며 탄식하는 소리에 남궁혁 역시 시선을 들어 그곳을 바라보았다.
남궁혁은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저 멀리서 장로들과 당주들이 무리 지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선 이는 남궁청해. 그 곁에 남궁청산도 보였다.
“그래. 이리 소란이 큰데 안 오는 것이 이상한 일이지. 아아, 가주님이 이토록 그리울 줄이야….”
총관이 나직이 중얼거리는 말에 남궁혁은 마음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