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2)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62화(62/319)
6장. 잃어버린 것, 잊고 살던 것
이른 새벽. 설화는 오랜만에 적룡단 연무장을 찾았다.
본래 수련하던 시간에 딱 맞추어 갔는데, 연무장 안에선 이미 기합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수련동에 들어가기 전 그녀와 함께 새벽 수련을 하던 남궁지평과 적룡 11단의 단원들이었다.
‘이건 좀 의외인데.’
“끄으으읍…!”
“으드드드득….”
“으아아아아아!”
그들은 설화가 수련동에 들어가기 전 말했던 수련을 착실하게 행하고 있었다.
설화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연무장 안으로 들어갔다.
단원들의 앞에 서 있던 남궁지평이 가장 먼저 설화를 발견했다.
“어! 소협!”
그 반가운 목소리에 단원들도 이어서 고개를 돌렸다.
“귀빈!”
“고수님!”
“대인!”
단원들은 저마다의 말로 설화를 반겼다.
설화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며칠 새 무게도 많이 느신 것 같고요.”
무게를 늘려 가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도 남궁지평과 대원들 모두 처음 보았을 때보다 두 배의 무게를 지고 있었다.
내공이 받쳐 주는 육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던 외공이 강도 높은 수련과 어우러져 비약적으로 성장한 덕이었다.
외당 무사단 중에서 가장 높은 11단의 단원들이니 그만큼 재능이 있기도 했다.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르면 성장이 더뎌질 테지만, 얼마간은 이렇게 빠른 성장세를 보일 터였다.
“천무제가 이제 아흐레 남지 않았습니까. 1차 선발은 이레 남았으니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죠.”
내당 무사 승급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외당 무력단의 단주들이 보는 앞에서 비무를 펼쳐 승자가 올라가는 것이고, 2차는 천무제 당일 가문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1차에 선발된 이들이 비무를 펼쳐 발탁되는 것이다.
1차 선발에 남은 시간은 고작 이레.
남궁지평이 단원들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었다.
“다들 이번에는 느낌이 좋다고 합니다.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반 시진 일찍 나와 수련을 하자고 하더군요.”
“좋네요.”
천무제라. 그러고 보니 시비들이 얼핏 지나가며 얘기를 했던 것이 떠올랐다.
‘벌써 그때가 되었구나.’
“저… 대인.”
“…?”
“실례가 아니라면 뭐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남궁지평의 뒤에 선 단원들의 눈동자가 어쩐지 초롱초롱했다.
“네. 물어보세요.”
“그… 혹시… 아가…씨…?”
“네?”
“그러니까… 대인의 존함이….”
“설화예요. 남궁설화.”
“허억…!”
남궁지평이 경악했다.
그의 뒤에 있던 단원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헙!”
“그, 그것 봐! 내가 마, 맞는 것 같다고 했잖아…!”
“진짜라고…?”
설화는 그제야 이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제대로 알려 준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만났을 때 남궁의 아이로 인정받지 않았을 때여서 밝히지 못한 것이 불러온 상황이었다.
남궁지평이 돌연 한쪽 무릎을 쿵! 꿇어앉더니 설화에게 포권을 취했다.
“적룡 11단 조장 남궁지평! 설화 아가씨를 뵙습니다!”
이어서 단원들 역시 그와 똑같이 무릎을 꿇었다.
“적룡 11단 남궁기문!”
“적룡 11단 남궁황!”
“적룡 11단 남궁서린!”
“적룡 11단 남궁백위!”
네 사람이 일제히 소리쳤다.
“설화 아가씨를 뵙습니다!”
지금까지의 장난스럽고 가벼운 분위기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무인의 기백이었다.
다섯 사람이 고개를 들어 설화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얼굴엔 감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늦었지만,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아가씨를 이리 직접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
남궁지평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단원들 역시 기쁜 목소리였다.
“범상찮은 분이라곤 생각했지만 우리 아가씨셨다뇨!”
“아가씨께 수련받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
“어여쁘십니다! 이건 전부터 생각하던 겁니다!”
와하하, 웃음이 터졌다.
설화의 귀환을 직접 축하할 수 있음에 11단의 단원들은 순수하게 기뻐하고 있었다.
설화는 그들의 기쁨에 화답하듯 선선하게 미소 지었다.
“그만 일어나세요.”
설화는 남궁지평이 여전히 포권을 취하고 있는 손을 붙잡아 그를 일으켰다.
“그러니까, 말씀드렸잖아요.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요.”
“아, 아가씨…!”
말뜻을 단번에 알아들은 남궁지평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전 그런 뜻으로 아가씨의 존함을 여쭤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귀빈께서 머무르신 기간과 아가씨께서 돌아오신 기간이 맞물리기에. 하여 그저 감격스러운 마음에…!”
“알아요.”
아무리 감정에 무디다지만, 이제는 그것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인지 꾸며낸 것인지 정도는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설화는 이들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았다.
“먼저, 여러분의 진심을 매도할 생각은 없다는 걸 밝힐게요. 지금부터 하려는 말은 그것과는 별개로 이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것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남궁지평과 단원들은 설화의 말에서 심상찮은 낌새를 느꼈다.
그들의 얼굴에 긴장이 어렸다.
“전 여러분을 내당 무사로 만들 작정이에요.”
“…!”
“헉….”
“여러분에게는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요.”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엄청난 말에 단원들은 놀라 몸을 굳혔다.
이전에도 같은 말을 들었지만, 다섯 사람에게 전달되는 무게감은 달랐다.
지나가던 고수일 때와 남궁의 아가씨일 때.
무공에 관한 조언이었다면 차이가 없었겠지만, 남궁의 일을 논할 때의 무게감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무사님께서 그러셨죠. 남궁이라는 거대한 이해관계 속에선 실력이 전부가 아니라고요.”
“그, 그것이….”
남궁지평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남궁의 아가씨 앞에서 남궁을 비난하는 말을 한 꼴이었다.
“…제가 경솔하였습니다.”
“나무라려는 것이 아니에요. 그 반대죠.”
“…예?”
“저는 지금부터 여러분의 뒷배가 되어 드릴 생각이에요.”
“…!”
“여러분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 중에 실력 이외의 것이 있다면 전부 없애 드릴 생각이고요.”
설화가 다섯 사람을 향해 양팔을 어깨너비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