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3)_2
여율이 어찌나 서둘렀는지, 설화는 가장 먼저 연무장에 도착했다.
훈련이 이루어지는 연무장은 내당에서 가장 넓고 화려하게 꾸며진 곳이었다.
연무장이 어째서 화려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수련동과 비슷하게 기운이 가득 모여 있는 기분이 드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진법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령은 연무장에 들어서자 한쪽에 가서 가만히 서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줄곧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이야, 이게 누구냐?”
“…?”
소란스러운 소리에 설화는 연무장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남궁소룡을 필두로 한 열댓 명의 무리가 연무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누님!”
남궁웅이 설화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누가 누님이야! 내가 쟤 알은척하지 말랬잖아!”
“악! 아픕니다! 형님!”
소룡이 웅의 뒤통수를 때렸다.
씩씩거리며 제 동생에게 화를 내던 소룡은 이내 비열한 웃음과 함께 설화에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그 뒤를 따라 몰려왔다.
‘소룡과 웅을 제외하면 전부 방계 쪽 아이들이구나.’
남궁화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 어려서 같이 훈련받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아이들의 연령대를 대략 가늠해 보고 있는데, 남궁소룡이 피식거리며 말을 걸었다.
“야,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 왔냐? 여긴 너 같은 거지는 안 받아 주거든?”
설화가 고개를 기울였다.
“거지? 내가 거지야?”
“그래. 그럼 여기 너 말고 거지가 또 있냐? 어우, 썩은 내. 너 대체 8년 동안 어디서 구르다 왔냐?”
소룡은 코까지 쥐며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남궁소룡의 한껏 비꼬는 말에 방계의 아이들은 일제히 키득댔다. 마치 그것이 익숙하다는 듯이.
‘직계라는 이유로 방계 위에 군림하는 거구나.’
얼핏 보아 소룡보다 강해 보이는 아이도 있는데, 하나같이 소룡의 유치한 놀이에 동조하고 있다.
혈족 사회에선 직계의 힘이 크니 어쩔 수 없다지만.
‘멍청하긴.’
진짜 잘 보여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이지.
설화의 시선이 한쪽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남궁웅을 향했다.
모인 이들 중 유일하게 소룡의 놀이에 동참하지 않은 아이였다.
설화의 눈동자는 남궁웅에게서 흘러나오는 정순하고 고강한 기운을 읽어 내렸다.
기운을 보면 무인을 알 수 있다.
남궁웅은 이 아이들 중 누구보다 남궁의 기운에 걸맞은 아이였다.
“이게 내 말을 무시해?”
설화가 반응하지 않자 소룡이 그녀의 어깨를 밀치며 소리쳤다. 그러나 소룡은 곧장 당황했다.
‘뭐, 뭐야!’
왜… 왜 안 밀리지…?
분명 넘어트릴 요량으로 힘주어 밀쳤는데? 꼼짝도 하지 않잖아?
마치 돌덩이를 누르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
“너, 너…!”
“썩은 내가 난다고?”
설화가 그의 앞으로 성큼, 다가갔다.
“너 코 좋구나?”
“무, 무슨…!”
“어때?”
불쑥 가까워진 그녀의 얼굴에 소룡이 저도 모르게 주춤, 주춤, 물러났다.
분명 웃고 있는데, 알 수 없는 위압감이 소룡의 숨통을 조여 왔다.
“시체 썩는 냄새 같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