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4)_2
딱 아흐레만이라도.
“자. 어서 가서 검법을 익히시지요.”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지새끼라고 읊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설화는 더는 대꾸하지 않고 무기대에서 목검을 집어 타격대로 향했다.
그녀가 타격대에 검을 휘두르는 동안, 연무장에서는 검법을 익히는 아이들의 기합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 * *
“수련은 어땠느냐? 할 만하더냐?”
저녁 식사를 하며 남궁청운이 물어 왔다.
말없이 음식을 집어 먹던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았어요. 애들이 조금 귀찮게 굴긴 했지만요.”
“귀찮게 굴다니? 설마, 괴롭혔느냐?”
청운의 물음에 설화는 잠시 고민했다.
그걸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나? 뭔가 당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흠.
“괴롭힌 건 아니고요.”
설화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장난 조금? 아, 수련을 가르치는 대주가 재미있는 사람이더라고요.”
“하하. 적룡대주는 후학 양성에 뛰어난 인재이지. 한때는 학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하더구나.”
“그런가요?”
“그래. 안휘는 아니었고, 작은 소도시이긴 했지만.”
직계의 수가 적을 뿐 남궁의 성씨를 가진 이들은 중원 곳곳에 퍼져 있다.
사돈의 팔촌까지 따지면 그 수가 어마어마했다.
그러니 남궁의 성씨를 가지고도 지방 학관의 교관 일을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니, ‘남궁’이라는 성씨만으로 학관의 교관이 될 수 있었을지도.
“그런 분이 어떻게 남궁의 무력대주가 되신 건가요?”
“청해가 우연히 만났는데, 재능을 알아보고 남궁의 무사가 되길 제안했다고 하더구나. 처음엔 외당 무사였다가 그해 천무제에서 내당 무사로 발탁되고 이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대단한 이이지.”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단하신 분이 왜 그리 쪼잔하게 구는 건지 궁금하네.
식사를 마치고 설화는 청운과 여유롭게 차를 마셨다.
그런데 청운의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
식사할 때도 낌새를 보이더니,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지금은 멍하니 찻물만 응시하고 있었다.
“화산은 떠났나요?”
“응? 아, 그래. 아침 일찍 객원을 나갔단다.”
“그렇군요.”
설화가 무언가 물어보면 잠시 대답할 뿐, 청운은 여전히 멍했다. 그런 청운을 바라보던 설화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내 의자에서 내려와 타박타박 서랍 쪽으로 걸어갔다.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낸 그녀는 다시 다과가 차려진 탁자로 돌아왔다.
탁!
설화가 청운의 앞에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
의아한 시선으로 설화가 가져온 것을 확인한 청운의 눈이 설핏, 찌푸려졌다.
“이건 왜 가져온 것이냐?”
설화가 가져온 것은 화산이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영약, 금룡옥혈보였다.
“이걸 쓰세요.”
다짜고짜 건네는 말에 청운이 되물었다.
“이걸 쓰라니? 그게 무슨…?”
“이걸 쓰면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실 수 있잖아요.”
청운의 시선이 잘게 흔들렸다. 어찌 알았느냐는 놀라움도 뒤섞였다.
그 흔들림 속에 깃든 갈등을 마주하며 설화는 기꺼이 그의 선택에 방향을 정해 주었다.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세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