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5)_2
장양은 어제 연무장에서 설화를 무시한 뒤 혹여 가주님이나 일 공자에게 불려 가 문책을 받게 되진 않을까 밤새 걱정하였다.
한데 웬걸?
별일 없는 것으로 모자라 일 공자는 오늘 아침 수련동으로 들어가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멍청한 것인지 자존심이 센 것인지.’
꼴에 남궁의 아가씨라고 어제의 일을 말하지도 않았고 도망치지도 않았다.
자신이 무시당하였다는 것을 모르는 거라면 좋고,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자존심이 센 놈들은 꺾이기 싫어하니까.’
무슨 짓을 해도 이르지 않는다는 말이지.
“자아, 어서 가서 삼재검법을 익히십시오. 저는 다른 공자님들을 가르쳐야 하니….”
“다 익혔어.”
“…예?”
“다 익혔다고. 삼재검법.”
남궁장양이 인상을 구겼다.
하나 금세 그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검법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단순한 동작에도 세상의 이치가 담겨 있는 법인데, 그 이치를 아가씨께서 하루아침에 깨닫기라도 하셨다는 겁니까?”
“응.”
당당한 대답이었다.
남궁장양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뿜었다.
시장통에서도 굴러다니는 삼류 하급 무공인 삼재검법에 대체 어떤 세상의 이치가 담겨 있겠는가?
그저 그럴싸하게 지어낸 말이건만.
‘깨달아? 뭘 깨달아?’
깨달을 게 있어야 깨달을 것 아닌가?
“크크크큭… 아, 이런, 죄송합니다. 이거, 푸흡… 무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크흐….”
실실 웃으며 눈물을 훔치기까지 했다.
그가 웃음을 갈무리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하면 제게 보여 주시겠습니까?”
깔아 보는 것이 실로 오만한 태도였다.
“깨달음은 곧 검으로 나타나는 법입니다. 그러니 어디 한번 검법을 펼쳐 보십시오. 아가씨의 검에 어떤 이치가 담겨 있는지 보겠습니다.”
“알겠어.”
설화가 목검을 바로 쥔 채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눈썹이 설핏, 휘어졌다.
“검 안 들어?”
남궁장양이 양팔을 벌리며 으쓱했다. 허리춤에 진검을 차고 있음에도 뽑지 않았다.
“그저 보는 것뿐이니 검은 필요 없습니다.”
“그래, 그럼.”
설화가 자세를 잡았다.
아이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키득거리며 이 상황을 구경했고.
설화는 목검을 양손에 쥔 채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시선 속에서 검 끝은 정확하게 남궁장양의 목을 향했다.
‘삼재검법 제1식. 횡(橫) 베기.’
설화가 천천히 검을 움직였다. 모든 동작, 호흡, 움직임이 전부 보일 정도의 느린 동작이었다.
‘흠. 무공을 익혔다더니. 자세는 제대로군.’
남궁장양은 팔짱을 낀 채로 삐딱하게 그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문득 위화감이 들었다.
‘남궁설화가 어제도 내게 하대를 하였던가?’
그 순간. 쉬익―
설화의 목검이 수평을 베었다.
남궁장양의 목이 단칼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