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7)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67화(67/319)
* * *
천무제까지 남은 시간 이레.
외당 무사들의 1차 선발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닷새.
새벽 수련을 위해 적룡단의 연무장으로 향하며 설화는 고민했다.
‘오늘은 어떤 수련을 하는 게 좋을까.’
닷새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지만, 무언가 성과를 내기 위한 시간으로 보았을 때는 턱없이 짧다.
닷새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외공을 조금 더 단련시키는 것뿐.
‘비무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뭔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신 겁니까?”
내당의 문턱을 넘어서서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물음이었다.
설화는 걸음을 멈추고 령을 돌아보았다.
“뭐가요?”
그녀는 어딘가 답답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어제 말입니다. 삼재검법….”
“….”
사실 설화는 령이 어제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굴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령은 절정 고수.
어제 적룡대주 앞에서 보였던 검법이 단순한 휘두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을 리 없을 테니까.
줄곧 물어보고 싶었던 모양인데, 여태껏 보인 태도도 있고 해서 묻지 못하고 있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한 모양이었다.
설화는 고개를 기울이며 그녀를 응시했다.
“의외네요. 제겐 아무 관심도 없어 보이시더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관심을 두지 않으려 했다는 게 맞겠지만.
“제게 불만이 있으셨던 것 아닌가요?”
“그건….”
정곡을 찔린 것이 민망한지 움찔거리던 그녀는 결국 설화의 눈을 피해 버렸다.
그런 그녀를 잠시간 바라보던 설화는 대답 대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령은 더 묻지 않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연무장에 도착하니 11단원들은 이미 도착해서 몸을 풀고 있었다.
그들이 설화를 반갑게 맞이했다.
“아가씨 이것 보십시오! 저 어제 백 근 늘렸습니다!”
“어제 아가씨께서 알려 주신 대로 몸을 풀었더니 아주 가뿐합니다!”
수련의 성과가 눈으로 보이기 때문일까.
단원들의 사기는 최고조로 올라가 있었다.
“좋네요. 정말 열심히 하셨나 봐요.”
기본적인 근력과 재능이 받쳐 준 덕분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수련을 보여 드릴까 해요.”
“특별한… 수련이요?”
“오… 특별한 수련이래.”
“지금까지도 충분히 특별하지 않았습니까?”
설화가 몸을 틀어 뒤쪽의 령을 소개했다.
“이쪽은 제 호위를 맡아 주고 계시는 흑룡대 소속 무사님이세요.”
갑작스러운 소개에 잠시 당황하던 령이 적룡단원들을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흑룡 1대 남궁령이다.”
내당 무사는 기본적으로 외당 무사들의 상급자 격이었으니, 자연스러운 하대였다.
적룡단원들은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어서 돌아가며 자신을 소개했다.
단원들은 사실 그녀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남궁 무사들의 전설이라 불리는 흑룡 1대.
그중에도 남궁의 무사라면 모를 리 없는 흑룡 1대의 최상위 전력 흑룡삼검(黑龍三劍).
령은, 바로 그 흑룡삼검 중 하나였으니까.
설화가 그 삼검 중 하나를 호위무사라며 대동하고 나타났을 때부터 이미 경악하고 있었다.
‘어제는 아가씨께서 금방 가셔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진짜였어… 남궁령이라니….’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찮더니만….’
그런 단원들을 뒤로하고 설화가 령에게 말했다.
“령. 어제 그 검, 어떻게 한 건지 궁금하다고 하셨죠?”
“예? 아… 예.”
“알려 줄게요. 지금.”
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련을 봐주는 단원들 앞에서 말해 주려 했구나’라고 생각하는데, 설화는 돌연 무기대로 향했다.
목검 두 개를 가져온 설화가 하나를 령에게 내밀었다.
령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목검을 받아 들었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만큼 확실한 대답도 없겠죠.”
“아….”
그러니까 지금, 비무를 하자는 건가? 아가씨와 자신이?
령의 표정이 설핏, 찌푸려졌다.
“아가씨, 저는….”
“왜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저 같은 어린애에게 질까 봐 걱정되나요?”
“…예?”
그 반대라고 말하려 했다. 적룡대주와는 다를 거라고.
대주와 일개 대원이지만, 흑룡 1대의 흑룡삼검은 이미 대주의 실력을 능가했다.
그럼에도 대원으로 남는 이유는 하나. 대원일 때 더 많은 임무를 나가고, 보다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설화가 검날을 세웠다.
검수는 검 앞에서 예리해지는 법.
령의 표정 역시 한층 진지하게 날이 섰다.
“어제 그 검. 직접 받아 보고 싶지 않아요?”
그 순간, 령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옆에서 볼 때 저도 모르게 주먹을 말아 쥐었던 검이다.
하급 무공 중 가장 하급이라 불리는 삼재검법에서 정말 무언가 묘리라도 깨우친 듯이.
그 검을 직접 받아 본다면?
“….”
령은 저도 모르게 목검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하지만, 쉽진 않으실 겁니다. 제 검은 수련을 위한 검이 아니거든요.”
설화의 입매가 옅게 휘어졌다.
‘수련을 위한 검이 아니다라.’
그 말은 곧, 실전 검이라는 의미. 사람을 죽이고, 베어 본 검이라는 뜻.
“네. 재미있겠네요.”
* * *
며칠 전. 령은 경악했다.
“예? 뭘… 하라고요? 호위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호위라니. 고작 열세 살 된, 그것도 이제 막 남궁으로 돌아와 무공 하나 배우지 않은 아이의 호위라니!
“왜 접니까? 다른 대원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아직 처리하지 못한 임무들이 차고 넘치는데 왜 하필 제가…!”
“가주님께서 아가씨를 많이 아끼신다.”
“…!”
가주가 돌아온 아이에게 벌모세수를 해 주었다는 소문은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아무리 가주님께서 아끼신다 해도!
“부당합니다! 제가 왜 흑룡 1단에 남아 있는지 대주님께선 아시지 않습니까! 전 강호에 나가 임무를 수행하고 싶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