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7)_2
남궁의 무사로 활동하며 강호에 이름을 알리는 것. 그리하여 천하에 고수로 인정받는 것.
그것이 령의 목표였다. 그런데 가문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 호위 임무를 제게 주다니!
“부당합니다!”
“령.”
흑룡대주 남궁혁의 눈빛이 일순, 서늘해졌다.
남궁혁은 완숙한 절정에 이르러 초절정의 경지를 바라보고 있는 이.
그 눈빛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상당했다.
“가주님의 명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느냐?”
고작 열셋의 아이에게 흑룡대의 주요 전력을 호위로 붙이는 것.
그것은 결코 간단한 임무가 아니라는 의미였다.
“하나, 위험한 일이 일어나 봤자 대체….”
“맡지 않겠다면 다른 이를 시키도록 하지.”
“…아닙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렇게 남궁설화의 호위를 맡게 되었다.
가주님의 뜻이 있겠지. 대주님의 뜻이 있겠지.
‘그래도 벌모세수를 받았다는 걸 보면 무위에 재능이 있는 건가.’
약간의 호기심이 일긴 했다. 그러나 그 호기심은 설화를 처음 마주한 순간 사라졌다.
전각의 대문을 넘어서는 남궁설화는 고작 이류 정도의 기운을 가진 아이였다.
열셋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령의 흥미를 돋우기에는 한참이나 부족했다.
‘가주님의 벌모세수를 받고도 고작 이류….’
설화를 마주하는 령의 기분은 좋을 수 없었다.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면 볼수록 더욱 그러했다.
‘본인이 무시당하는 걸 알긴 하는 것인가?’
삼재검법을 익히라고 했다고 타격대나 두드리고 있고, 그것을 일 공자에게 이르지도 않고.
그런 멸시를 당했으면서 또다시 연무장을 찾아가기나 하고.
‘멍청한 것인가, 아둔한 것인가. 밖에서 자란 탓일까? 남궁의 직계로서의 긍지도 없구나.’
령의 눈에 설화는 답답하고 한심하게만 보였다. 그러나 그 생각 또한 오래가지 않았다.
‘뭐지…?’
설화가 적룡대주 앞에서 선보인 삼재검법.
그 검법을 보는 순간 령은 저도 모르게 남궁설화의 검에 매료되고 말았다.
고작 횡과 종으로 베는 동작일 뿐인데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저게… 삼재검법이라고…?’
저게… 이류가 보일 수 있는 검이던가?
묻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다.
남궁설화가 자신의 불만을 눈치채고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무인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비무를 걸어올 줄은 몰랐지만.
‘호위가 이래도 되는 건가.’
비무대 위에서 남궁설화와 마주 보고 서 있자니 점점 현실이 자각되기 시작했다.
지켜야 할 대상과 검을 맞대다니.
그럼 호위는 누가 하지? 이걸 대주님이나 가주님이 아신다면?
‘…적당히 맞춰 주다 끝내야겠다.’
그런 령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설화는 비무대 아래에 서 있는 적룡단원들을 향해 태평하게 말했다.
“잘 보세요. 안 보이더라도 최대한 집중해서 보세요. 보는 것 역시 경험이고, 이 비무는 여러분의 피와 살이 될 거예요.”
“예!”
“알겠습니다!”
일제히 대답하는 적룡단원들을 보며 령은 문득 궁금해졌다.
어제는 수련장에 들러 수련 내용만 일러 주고 갔으니 깨닫지 못했는데.
‘저들은 왜 고작 이류인 남궁설화의 말을 따르지?’
아무리 남궁의 아가씨라곤 하지만. 외당 무사들이라곤 하지만.
무학으로는 그래도 남궁의 무사인 저들이 한 수 위일 텐데?
어째서 남궁설화의 가르침을 받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