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8)_2
령은 최선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아니, 봐주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상대할 수 없는 상대였다. 자신은 그러할진대.
후우웅….
령의 기운이 더욱 거세졌다. 설화의 여유가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설화 역시 조금 더 짙어진 그녀의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설화는 기운을 더 끌어 올리지 않았다.
펑! 퍼펑! 펑!
령이 쏟아 내듯 휘두르는 검을 설화는 흘려보내며 상대했다.
설화의 기운이 상대적으로 약한 탓일까. 설화는 한 걸음씩 밀리기 시작했다.
‘아가씨…!’
남궁지평과 적룡단원들은 긴장했다.
아가씨께서 밀리신다! 상대가 상대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가씨께서!
펑! 퍼펑! 펑!
쏟아지는 검격 속에 설화는 어느새 비무대의 가장자리까지 밀려나 있었다.
이제 한 걸음만 뒤로 밀려나면 설화의 패배.
‘끝낸다!’
령은 마지막으로 힘을 실어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콰직!
‘콰직…?’
령이 제 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보았다.
콰지직!
세로로 길게 쪼개지고 있는 제 목검을.
그렇게 쪼개지고 쪼개지던 검은 어느 순간.
파앙―!
완전히 터져 버렸다.
검이 두 갈래로 갈라지며 령이 실었던 힘이 축을 잃고 흩어져 버린 것이다.
령은 결국 마지막 한 번의 검을 휘두르지 못했다.
멍하니 터져 버린 제 목검을 바라보던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검을 내렸다.
“졌습니다.”
“그러네요.”
설화 역시 검을 내리고 바로 섰다.
놀라는 기색도, 안심하는 기색도 아니었다.
“어떻게 하신 겁니까?”
“간단해요. 공격을 흘려보내며 검에 생긴 틈이 벌어지도록 제 기운을 조금씩 불어넣는 거죠.”
설화가 령의 검을 가리켰다.
“목검은 기운을 담는 데 한계가 있어요. 물론 기운의 운용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다르겠지만, 보통은 목검이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 버리죠.”
령이 힘을 끌어 올렸을 때부터 그녀의 검에는 이미 금이 가고 있었다.
설화는 공격을 흘려보내는 대신, 검면에 생긴 틈에 제 기운을 불어넣어 금이 벌어지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령은 그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알고 있었다.
공격을 흘려보내며 틈을 확인하고 기운을 불어넣는다? 아마 반대의 경우였다면 자신은 그럴 생각조차 못 했을 테니까.
‘그것이 내가 진 이유겠지.’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왜 참으십니까?”
“….”
“아가씨께선 적룡대주를 충분히 이기실 실력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근데 왜 참으시는 겁니까?”
령의 시선이 분노했다.
그것은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의를 두고 보는 이를 향한 불만이었다.
답답함이었고, 억울함이었다.
“아가씨께선 왜, 맞서지 않으십니까?”
설화는 덤덤하게 령의 시선을 마주했다.
령의 시선이 불타오르는 불꽃이라면, 설화의 시선은 고요한 바다였다. 그 바다는 너무나 잔잔해서 불꽃을 태울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 령은 제 속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서서히 사그라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맞서고 있어요.”
수면이 파동을 일으키듯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충분히 맞서고 있어요. 내 방식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