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69)_2
익숙한 목소리에 설화와 령은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여율이 여러 명의 시비와 머리채를 잡고 뒹굴고 있었다.
“당장 떨어지지 못할까!”
령이 설화의 앞으로 나서며 호통쳤다.
뒤엉켜 싸우고 있던 시비들은 흑룡대를 상징하는 무복을 입은 령을 보곤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 일렬로 도열 했다.
가장 밑에 깔려 있던 여율 역시 일어나 씩씩대며 시비들을 노려보았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이곳이 어디라고 감히 싸움박질이나 하고 있어!”
“그, 그것이….”
시비들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여율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무사님! 무사님은 아가씨의 호위시니까 권한이 있으시죠? 이것들 전부 호되게 혼내 주세요!”
령이 인상을 찌푸렸다.
“먼저 자초지종을 설명해라. 처벌은 그 뒤의 일이다.”
“이것들이 우리 아가씨께 뭐라고 했는지 들으시면 무사님도 분명 화나실 거라고요!”
“뭐…? 아가씨께?”
령은 아차 싶었다.
여율은 흥분하였고, 눈이 돌아간 상태다. 자신은 설화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고.
그녀는 아가씨를 보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여율, 말하기 전에 잠시….”
“어? 제 이름 알고 계시네요?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잠시 기다리….”
“이것들이 글쎄! 우리 아가씨가 주루 출신이었다잖아요!”
“…!”
“그것도 그냥 주루가 아닌 기루요!”
여율이 시비들을 노려보고, 시비들은 파랗게 질린 안색으로 고개를 숙였다.
령은 정신이 아찔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가씨에 관한 얘기인 것 같기에 서둘러 말을 막으려 했지만, 여율의 입을 막지 못했다.
아니 그것보다 충격인 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뭐? 아가씨가 주루 출신이었다고? 그것도 기루?
그 말을 완전히 이해한 순간, 령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감히 누굴 보고….”
“이제 니들 다 죽었어!”
여율이 의기양양하게 소리칠 때였다.
작은 손이 검을 뽑으려 하는 령의 팔을 붙들었다. 령이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아가씨….”
“그래! 아가씨도 오셨으니 니들은 이제…! 꺄악! 아, 아가씨…?”
설화가 령을 제치고 시비들의 앞에 섰다.
설화를 본 시비들은 이제는 핏기마저 사라진 얼굴로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자세히 말해 봐. 내가 뭐였다고?”
그러나 시비들은 고개만 숙일 뿐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했다.
설화가 그중 한 시비에게 다가갔다.
“한 번만 더 물을게.”
설화가 시비의 턱을 붙잡아 고개를 들도록 했다.
미친 듯이 요동치는 시비의 눈동자를 응시하는 아이의 눈동자는 더없이 고요했다.
“내가, 뭐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