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70)_2
적룡단원들이 멍한 시선을 나눴다.
그러다 이내 살짝 격앙된 목소리로 봇물 터지듯 말을 쏟아 냈다.
“당연하죠! 14단은 원래부터 상대가 안 되던 놈들이었습니다!”
“아가씨께서 해 주신 수련 덕분인지, 솔직히 너무 쉬웠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멀쩡한데 그놈들은 한 군데씩 부러졌습죠.”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어요. 못 봐서 아쉽네요.”
너무나도 태평해서 황당할 지경이었다.
마치 어제저녁에 무엇을 먹었는가에 관한 얘기를 마친 듯이 설화는 태연하게 목검을 집어 들었다.
적룡단원들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뭐 하세요? 수련 안 할 건가요?”
“…저… 아가씨. 이제 수련은 의미가….”
그의 눈앞에 눈 깜짝할 새에 목검이 드리워졌다. 남궁지평이 저도 모르게 호흡을 멈추었다.
“수련을 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강해지기 위해서지 내당 무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내당 무사가 되면 수련을 멈추기라도 하겠다는 말인가요?”
“그, 그건 아니지만….”
“제가 말했잖아요. 여러분은 끝까지 포기하지만 말아 달라고요.”
“…!”
남궁지평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적룡단원들의 눈빛도 울듯이 흐려졌다.
“아가…씨….”
모든 것이 끝났다고 포기한 그들이었다. 또다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낙담했다.
그러나 마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이 설화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약속했던 대로 여러분은 수련에만 매진하세요. 승급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지금보다 강해지는 것만 신경 쓰세요.”
그녀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나머지는 제가 해결해 드릴게요.”
* * *
전각으로 돌아온 설화는 가문 수련장으로 가는 대신 령과 여율에게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전각 뒤편 개인 연무장으로 향했다.
어수선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최고의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검을 휘두르는 것이다.
검을 휘두르다 보면 어느 순간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고, 모든 것이 명확해지곤 했다.
그것은 이전 생부터 이어진 설화의 습관 중 하나였다.
쉭― 쉬익―
날카로운 진검의 날이 공기를 베고 기운을 베었다.
‘내가 적룡단의 수련을 봐주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수련할 때 몰래 다녀간 이들이라면 가문 중직자들의 ‘눈’ 정도겠지.
그러니 적룡단을 자극해 승급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지시한 이는 적어도 중직자 이상의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천무제를 앞두고 시기 좋게 퍼진 소문.
‘이번 천무제는 소가주로서의 자질을 시험받는 시험대이다.’
그러니 이 모든 일은 결국, 소가주의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분쟁의 일환이라는 말이다.
‘나를 흔들어 아버지의 위신을 떨어트리려는 수작인가?’
역시 그 여자인가?
가문의 권력에 집착하는 이는 많지만, 이런 더러운 수작을 부릴 이는 이 남궁에 한 사람뿐이다.
남궁의 일원이지만, 남궁에서 자라지 않은 여자.
남궁청해의 부인. 연소란.
‘그 여자가 이런 더러운 수작질로 나온다면….’
쉭― 쉬익―
‘이쪽도 조금 더럽게 놀아 줘 볼까.’
붉은 검로가 허공에 잔물결을 남기며 끝없이 이어졌다.
령과의 비무 때보다도 훨씬 빠르고 선명한 기운이었다.
쉴 틈 없이 움직이는 탓에 숨이 벅차기도 하련만, 차오르던 숨은 어느 순간 더 이상 버겁지 않았다.
바람도, 소리도, 숨소리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공허가 그녀의 주위를 감쌌다.
자신이 검을 휘두르는 것인지, 검이 자신을 휘두르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을 때.
“그러다 죽는다.”
카앙―
누군가의 검이 그녀의 검을 가로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