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72)_2
“그냥 다른 점포 가시지. 저렇게 벌벌 떨어 가지고 또 오해라도 받으면 어쩌시려고 그럽니까?”
“여기 만두랑 소면이 이 거리에서 제일 맛있는 걸 어쩌란 말이냐!”
“혹시라도 그놈을 다시 만나면요?”
“뭔 상관이야! 음식값도 제대로 냈구먼! 그놈의 고약인지 고단인지 때문에 내 살다 살다 이렇게 정직하게 사는 건 처음이다!”
삼봉이 화들짝 놀라며 속삭이듯 말했다.
“고독입니다…! 그리고 그런 건 함부로 말하지 마십시오! 우리 약점이라고요!”
일룡이 살짝 놀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이뫼가 삼봉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쯧, 그놈의 그거 때문에 이게 뭔 짓인지! 그냥 확 튀면 안 되겠냐? 그 뒤로 뭐 별일도 없고, 괜찮지 않을까?”
“아 글쎄! 죽고 싶으면 그러쇼. 죽고 싶으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뭔 줄 모르니까 이리 경각심이 없지!”
“뭐? 근데 이 자식이….”
그때였다.
타탓, 탓, 탁!
일룡, 이뫼, 삼봉은 익숙한 감각에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동시에 세 사람은 탁자에 앉아 있는 상태 그대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오랜만이야.”
삼봉은 어느새 제 앞자리에 앉아 있는 죽립인을 바라보았다.
아니, 죽립을 쓴 꼬맹이를.
‘뭐, 뭐야… 뭔데 이 꼬맹이는?’
죽립이 살짝 들리며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싱긋, 웃는데 또다시 소름이 돋았다.
한순간 알 수 있었다. 이 아이가 자신들의 목숨을 손에 쥔 그때의 그 고수라는 것을.
“음식 나왔습니다―!”
음식을 잔뜩 들고 온 점소이가 신나는 얼굴로 음식들을 탁자 위에 올렸다.
“어, 좀 전까진 안 계시던 일행이 생겼네요?”
설화가 죽립을 들어 올리며 점소이에게 해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들이 맛있는 거 사 준다고 해서요.”
“이야, 좋은 삼촌들이네―.”
점소이가 의외라는 듯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세 사람은 속으로만 살려 달라고 소리칠 뿐, 눈동자만 열심히 굴릴 뿐,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점소이가 떠나갔다.
일룡, 이뫼, 삼봉은 울고 싶어졌다.
설화는 만두 한 판을 가져와 제 앞에 두고 흥얼거리며 만두를 집어 먹었다.
“역시 이 집 만두가 최고야. 그치?”
세 사람은 그녀가 만두 한 판을 전부 비울 때까지 그냥 그대로 지켜봐야만 했다.
만두 한 판을 다 먹은 설화는 야무지게 물도 한 잔 비웠다.
그녀가 양손을 맞잡고 턱을 괸 채 맞은편의 삼봉을 바라보았다.
― 소란 피우지 않는다고 하면 풀어 줄게.
삼봉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 대답은 눈 깜박.
삼봉이 눈을 미친 듯이 깜박였다.
일룡과 이뫼에게도 똑같은 말을 전한 설화는 이윽고 세 사람의 점혈을 풀어 주었다.
그제야 세 사람은 한숨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설화는 그들 앞에 손수 만두를 한 판씩 놓아주었다.
“어서 먹어. 식겠다.”
삼봉은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만두 바구니의 뚜껑을 열었다.
달각. 뚜껑을 여는 순간, 삼봉은 아주 잠깐 이 뚜껑을 냅다 아이의 얼굴에 던질까,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 알 수 없는 감각이 마치 커다란 구렁이처럼 몸을 타고 올라와 삼봉의 목덜미를 옥죄었다.
숨이 턱 막히고 몸이 덜덜 떨리며 움직일 수 없었다. 일룡과 이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점혈을 짚인 것이 아님에도 굳어 있는 세 사람의 귀에 소름 끼치도록 맑은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혈과 마혈을 짚었는데. 사혈이라고 못 짚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