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78)_2
다섯 무인들이 기쁨에 방방 뛰었다.
기울어지는 햇빛이 기분 좋게 미소 어린 얼굴을 비추어 주는 저녁이었다.
* * *
쨍그랑―
찻잔이 산산이 조각났다.
연소란의 입술 새로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전부… 떨어졌다고요….”
그녀의 주먹 쥔 손이 부들거리며 떨려 왔다.
천무제는 1년에 고작 두 번 열린다.
수백의 외당 무사들이 내당 무사가 되기를 꿈꾸며 반년간 죽어라 노력하지만, 그 두 번 열리는 행사에서 내당 무사로 승급되는 숫자는 한정되어 있다.
그중 연소란이 개입하여 승급시킬 수 있는 숫자는 고작해야 다섯.
“그 다섯 명 전부… 남궁설화가 가르치던 무사들에게 패배했다는 말인가요…?”
머리카락 사이로 날카로운 시선이 적룡대주를 노려보았다.
적룡대주가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가, 가주님께서 직접 오시는 바람에….”
“그걸 말이라고 하나요!”
탁자를 내려치는 것과 동시에 탁자 위의 찻잔이 덜그럭거렸다.
“내가 애초에 남궁설화가 봐주던 그 다섯 명! 절대, 절대! 승급 시험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라고 했을 텐데요!”
“그, 그것이… 적룡…단주가….”
남궁장양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렇게 된 이상 적룡단주에게 들은 말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남궁설화 그것이 저를 협박했습니다! 제 다리를 이렇게 만든 것도 그 영악한 놈이라고요! 적룡 11단 단원들을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하지 않으면 절 죽이겠다고 했단 말입니다!’
적룡단주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다.
고작 아이 하나에게 발목이 분질러지고 협박까지 당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아무리 직계라지만 이제 막 남궁으로 돌아온 열세 살짜리에게!
“그 아이, 이류라 하지 않았나요?”
남궁장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건 확실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삼재검법을 펼칠 땐 무언가 이상하긴 했지만.
‘그땐 내가 예민했던 것이겠지.’
검법을 본 이후에도 쭉 지켜보았지만 남궁설화의 기운은 역시나 고작 이류일 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연소란의 낯빛이 싸하게 가라앉았다.
“그럼. 고작 이류 따위에게 협박당해 내 지시를 무시했다는 것이겠군요.”
“그, 그것이….”
“알아서 처리하세요.”
“적룡단주… 말씀이십니까?”
“그런 무능력한 자는 필요 없습니다. 내쫓으세요. 그리고 이번에 승급시키지 못한 다섯 명 중 상단 쪽 자제를 그 자리에 올릴 수 있도록 하세요. 상단과 척을 지게 되면 일이 복잡해집니다.”
남궁장양이 마른침을 삼켰다.
적룡단주가 쓸모없어지니 곧바로 그를 버리고 다른 이를 단주 자리에 앉히라니.
‘이번엔 적룡단주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축출당하는 사람이 나일 수도 있다.’
이번은 쉬이 넘어갔다 하여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그 아이, 남궁의 무공은 익히지 않은 것이 확실하겠죠.”
“…물론입니다. 익힌 것은 삼재검법뿐이니… 천무제에서 그 아이가 보여 줄 건 고작 검 좀 휘두르는 것뿐일 겁니다.”
남궁설화의 소문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제는 가문 내의 모두가 남궁설화의 천박함에 대해 흉을 볼 정도이다.
가주의 눈치를 보느라 쉬쉬하는 눈치이긴 하지만, 본디 조용히 퍼지는 소문이 무서운 법.
“이번 천무제의 주인공은 이 공자님과 소룡 도련님께서 되실 것입니다.”
남궁장양이 연소란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내내 굳어 있던 연소란의 얼굴이 비로소 자애로운 미소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