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0)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80화(80/319)
압도적인 무위. 눈에 띌 정도의 강함.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지.’
이 기회를 만들기까지 설화의 도움이 있었지만, 결국엔 남궁지평이 포기하지 않고 긴 시간을 버텨 내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멸시하고 비웃는 시선 속에서 그 오랜 시간을 버텨 내었기에.
콰앙―!
“하… 하아… 하….”
남궁지평의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집중력과 그간 단련해 온 근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서 피어나는 열기였다.
그의 눈빛은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쏟아 내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괴물 자식….’
황룡단원은 제 검을 말아 쥐었다.
이 자리가 간절하기는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궁지평만큼은 아니지만 황룡단원 역시 수년 만에 잡은 기회.
‘절대 질 수 없다…!’
황룡단원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흘러나왔다.
비무를 지켜보던 이들은 경악했다.
“극 일류!”
절정을 바라보는 완숙한 일류의 경지.
“외당에 저 정도로 강한 사람이 있었다고?”
“외당은 이류가 고작 아니었나?”
“저런 놈이 대체 왜 아직 외당에 있는 거지?”
내당 무사들 사이에서도 완숙한 일류는 드물다. 그만큼 황룡단원이 보여 준 힘은 놀라웠다.
‘저쪽도 꽤….’
설화의 눈빛이 흥미로 물들었다.
적룡 11단을 위해 한 일 덕분에 다른 검단에서도 묻혀 있던 실력자들이 기회를 얻은 모양이었다.
‘그래. 이게 바로 승급전이지.’
권력이나 뒷배가 아닌 오로지 실력을 통해 평가받는 자리.
“으아아아아!”
황룡단원이 남궁지평을 향해 달려들었다.
‘천풍검법(天風劍法) 제2식 사위난룡(四圍亂龍)!’
남궁지평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어지러운 바람이 그를 향해 몰려들었다.
마치 용이 그를 물어뜯으려는 듯이, 광포한 기운이었다.
짓쳐 드는 기운 속에서 남궁지평은 숨을 낮게 내쉬며 목소리를 떠올렸다.
‘무사님은 강해요. 힘이 세죠. 다만,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를 뿐이에요.’
남궁지평이 검자루를 쥐었다.
‘하체에 힘을 실으세요. 흔들리지 않는, 땅의 힘을 이용하세요.’
쿵!
마치 땅속에 뿌리를 박듯 하체에 힘을 실었다.
‘하체가 단단히 받쳐 주면 그다음은 검을 어떻게 쥐느냐예요. 검자루를 쥐어짜듯 말아 쥐기보다 엄지와 검지에 힘을 싣고 나머지 손가락으론 무게를 받치는 거예요. 이렇게.’
아이가 보여 준 그대로 검을 말아 쥐었다.
언제든 원하는 방향으로 검을 휘두를 수 있도록, 몸에 과한 긴장이 들어가지 않도록.
호흡을 내쉬며 눈앞으로 쏟아지는 황룡단원의 검격을 응시했다.
마치 자신을 옭아매어 가둘 것처럼 밀려드는 용의 기운을.
‘검을 휘둘러야 하는 순간, 검자루를 쥐는 힘을 함께 실으세요. 일격에 상대를 베어 내겠다는 마음,’
검자루를 쥔 손에 일순, 힘이 실렸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이 번득였고.
‘천하를 베어 내겠다는 마음으로요.’
남궁지평의 검이 몰아치는 황룡단원의 중심을 향해 파고들었다.
천풍검법(天風劍法) 파훼검(破毁劍)!
촤아악―!
“크아악!”
황룡단원의 몸이 허공에서 비틀리며 날아갔다.
남궁지평의 공격을 피했으나, 휘몰아치는 기운까지 피하지는 못한 탓이었다.
그 순간, 비무를 지켜보던 이들의 표정에 경악이 어렸다.
섭무광과 검대의 대주들 그리고 저 나름대로 검법에 조예가 깊다 자부하는 당주들과 장로들 역시.
남궁지평의 검법을 알아본 이들은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남궁의 검법이… 파훼됐다…?’
‘말도 안 된다…! 남궁의 검법이 어찌…!’
남궁의 검법은 지금의 검황을 있게 한 절세 검법이다.
그 콧대 높다는 문파들조차도 한 수 접고 들어갈 정도로 인정받는 절세 검법일 진데!
그 검법을… 외당 무사가 파훼하였어…?
‘됐다…!’
남궁지평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겼다!
설화 아가씨에게 배운 검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어 갔어!
“내가… 이겼…!”
그 사실이 점차 고양되어 승리감에 도취되던 순간이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인영이 비무장 위로 떨어졌다.
남궁지평도, 비무를 지켜보던 이들도, 설화도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술 냄새를 잔뜩 풍기며 나타난 거구의 남자는 거친 수염이 얼굴의 반을 뒤덮을 정도로 덥수룩해서 위압적이었다.
거기다 해를 등지고 선 탓에 그의 그림자는 남궁지평을 뒤덮고도 검대가 모여 앉은 쪽으로 길게 늘어져서 검대원들은 그의 기백에 일순 압도되었다.
“무학당주…!”
장로 중 누군가 그렇게 외쳤다.
그는 가주 남궁무천의 동생이자 무학당의 당주, 남궁무강이었다.
남궁무강이 쿵, 쿵, 남궁지평을 향해 걸어갔다.
남궁지평은 몸을 굳힌 채 다가오는 남궁무강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곰 같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커헉―!”
남궁무강이 남궁지평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네놈.”
“크윽….”
힘으로는 자신 있던 지평마저도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악력이었다.
짙은 술 냄새 탓에 숨이 더 막혔다.
“그 검, 누가 알려 준 것이지?”
“커흑… 예, 예…?”
“방금 그 검법, 네놈 머리에서 나온 건 아닐 테고! 누구한테 배운 것이냐 물었다!”
멱살을 틀어쥐는 아귀힘에 남궁지평이 컥컥댔다. 말하려 해도 숨이 막혀서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남궁지평이 그의 손을 퍽퍽 쳤지만, 그럴수록 틀어쥐는 힘은 더욱 세질 뿐이었다.
남궁지평의 낯빛이 붉게 물들어 갈 때였다.
“제가 알려 줬어요.”
정적이 흐르는 비무장에 또랑또랑한 아이의 목소리가 흘렀다.
남궁무강이 남궁지평을 던져버리며 설화를 바라보았다.
대답한 이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가 김샌 웃음을 흘렸다.
“네놈은 또 뭐지? 아아, 네가 그 청운이 녀석 딸인가 보군.”
남궁무강이 귀를 후비며 물었다.
“네가 이놈에게 방금 그 검법을 알려 줬다고?”
“네.”
“네가?”
“네.”
“크하하하하!”
남궁무강의 웃음소리가 비무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가까이 있던 무사 몇몇은 귀를 틀어막을 정도로 엄청난 소리였다.
“내가 아무리 술에 취했기로서니! 그 말을 믿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냐? 이 검법을 네가 만들었다고? 크하하!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