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1)_2
비무장 안이 순식간에 고요로 휩싸이며 비무장 내의 시선이 일제히 일룡을 향했다.
“무어냐.”
그 고요 속에서 남궁무천이 물었다.
제 부름에 가주의 화답이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일룡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 기분을 느끼며 소리쳤다.
“가주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이 비무에 참가하고 싶습니다!”
가히 충격적인 발언에 비무장 안이 일순, 술렁였다.
“저이는 외당 무사가 아니오? 외당 무사가 내당 무사에게 비무를?”
“아니, 심지어 같은 적룡단일세. 적룡 16단이 적룡 8대에 덤비는 거라고.”
“미친 것인가? 다들 보는 데서 망신당하고 싶어 환장한 거야?”
그 술렁임의 중심에 선 일룡은 땀을 뻘뻘 흘렸다.
‘젠장.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사실, 이 모든 일은 설화가 시킨 것이었다.
검단 단주들의 뒷조사를 시킬 때보다 돈을 배로 준다기에 넙죽, 하겠다고 하였는데.
‘이런 일인 줄 알았다면, 돈 먼저 받는 것이 아닌데.’
이런 일이라는 것을 들은 후 싫다고 하니 돈을 열 배로 뱉어내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항의하니 고독을 그 자리에서 터트려 버릴 기세여서 거절할 수도 없었다.
‘가뜩이나 조용히 살아야 하는 처지에 이런 뻘짓거리라니. 제기랄.’
그 고단인지 고생인지만 아니었어도.
일룡은 땀만 뻘뻘 흘리며 속으로 가주가 자신의 청을 거절해 주길 빌었다. 가주만 거절해 주면 머쓱하겠지만, 그것으로 끝날 일이니.
그러나 남궁무천의 대답은 일룡의 그런 바람을 산산이 조각냈다.
“허한다.”
짧은 말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비무장의 모든 이들의 귀에 들렸다.
“!”
젠장. 망했다.
찬물을 끼얹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 속에서 일룡은 삐거덕거리며 비무대 위로 걸음을 옮겼다.
비무대 위에서 상대를 기다리던 적룡 8대 대원 역시 불쾌하다는 기색으로 일룡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 파락호 같은 놈은 뭐야?’
껄렁껄렁한 걸음걸이로 비무대를 올라오는 그는 남궁의 정식 행사인 것을 알면서도 무복조차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다.
그의 파격적인 청으로 난감해진 것은 자신인데도 미안한 기색조차 없는 건 고사하고, 마치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짜증스레 귀를 후벼 파는 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다.
“쯧.”
남궁각수는 부러 자세를 바로 하며 무복을 정돈했다.
자신은 저런 파락호 같은 놈과는 질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적당히 하고 내려가려 했는데.’
지든 이기든 대충하고 지나가면 그만인 비무가 절대 지면 안 되는 비무가 되어버렸다.
이겨도 본전, 지면 내당 무사의 자존심을 깎아내린 치욕을 떠안게 될 테니.
‘저 멍청한 외당 무사놈 때문에….’
남궁각수가 으득, 이를 갈았다.
두 무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