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3)_2
남궁무천의 시선이 잠시간 설화에게 머물렀다.
어쩌다 보니 설화의 순서는 가장 나중이 되었다.
셋째 청산과 그 자식인 화린이 먼저이고, 그다음이 둘째 청해와 그 자식인 소룡과 웅. 그리고 마지막이 첫째 청운과 설화였다.
설화를 향한 가문인들의 시선은 아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무공을 선보일 때가 될수록 그들의 시선은 점차 날이 섰다.
‘주루에 있던 아이가 뭘 보일 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며칠 배운 검술의 기본 동작이 전부이겠지.’
‘파훼검을 만들었다고 당당하게 거짓말할 정도면, 뭔가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남궁에 돌아온 그 짧은 기간 동안 설화를 둘러싼 수많은 일이 있었다.
수십의 사람들은 전부 다른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설화를 바라보았다.
그 수많은 시선 속에서 설화는 잘 익은 오리고기를 뜯어 입안 가득 넣고 오물거렸다.
‘맛있다.’
직계의 무공이 시작되기 전, 설화는 측간에 다녀왔다.
물기 묻은 손을 탈탈 털며 비무장으로 돌아온 그녀의 앞을 한 그림자가 가로막았다.
“측간에 다녀오는 길이니?”
남궁청해의 부인, 연소란이었다.
설화가 싱긋 미소 지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안녕하세요. 숙모님.”
무엇이 조급하셔서 이리 마중을 나오셨을까.
여유로운 연소란의 모습이 설화의 눈엔 초조해 보이기만 했다.
“그래. 천무제 준비는 잘했고?”
연소란이 설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하지만 설화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녀의 손을 피했다.
“네.”
연소란의 미소에 작게 금이 갔다.
“…기대되는구나. 네가 어떤 무공을 선보일지 말이야.”
“감사합니다.”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렴.”
마음에도 없는 인사를 뒤로하고 설화가 꾸벅, 인사한 뒤 그녀를 지나쳐 걸음을 옮길 때였다.
“돌 굴러가는 일에도 호들갑을 떨 때가 있단다.”
설화가 고개만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연소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어른이란 그런 때가 있는 법이란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귀여워 보인다지 않니.”
설화가 몸을 돌려 다시 연소란 앞에 마주 섰다.
“모두가 호들갑 떨면, 평범한 돌이 아닌 거겠죠.”
“…뭐?”
“오히려,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호들갑이라 치부하는 이의 안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요?”
연소란의 미소가 지워졌다.
“내게, 하는 말이니?”
“그건 숙모님의 말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그때였다. 비무장 안쪽에서 설화를 발견하고 부르는 청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만 가봐야겠어요. 아버지께서 찾으시는 소리가 들려서요.”
설화는 미련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아.”
비무장에 막 들어서기 전, 설화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아이의 입가엔 천진한 웃음이 번져 있었다.
“고슴도치 새끼는 원래도 귀여워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청운에게 달려가는 아이를 보며 연소란은 주먹을 말아 쥐었다.
어둠 아래에서 한참 동안 분을 삭이던 그녀가 비무장에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천무제의 마지막 행사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