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5)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85화(85/319)
청운의 검은 강했다.
이제 막 초절정의 경지에 올라 완벽히 다듬어지진 않았어도 그의 기세만큼은 완숙한 초절정의 경지를 가진 이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남궁에서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이는 단 세 사람뿐이었다.
초절정을 넘어서 화경의 경지에 오른 가주 남궁무천, 초절정의 극에 머물러있는 무학당주 남궁무강 그리고 비풍대주 섭무광.
절정과 초절정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 간극이 얼마나 크냐 하면 무인은 초절정의 벽을 깬 자와 깨지 못한 자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무림 전체를 놓고 보아도 초절정의 고수는 천하 100대 고수에 든 이들 정도였으니.
강기를 두르고 검법을 펼치는 그의 무위는 세가의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저 나이에 벌써 초절정의 경지라니.’
‘일 공자가 무위에 재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였던가?’
‘수련할 시간도 없었을 텐데 초절정이다. 지금부터 수련에 매진한다면 후에는….’
가문인들은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가문을 위해 가문에 헌신할 가주를 원했고, 그렇기에 청운이 아닌 청해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남궁무천을 통해 알고 있다.
가문에 헌신하는 가주가 아닌, 강한 무위로 중원에 군림하는 가주가 있을 때에 가문의 이름이 더욱 드높아진다는 것을.
지금의 남궁은 어딜 가든 대접받는 가문이다.
남궁의 장로라는 이유만으로 최고의 대우가 주어지고, 많은 이들이 머리를 조아린다.
그 배경에는 남궁이 ‘검황의 가문’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일 공자가 만약 가주님과 같은 경지까지 올라 중원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게 된다면….’
‘지금의 영광이 검황의 가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검황의 아들에게 이어질지도….’
‘남궁청해가 가주가 된다면 가문은 안팎으로 단단해질지 모르지만.’
‘남궁청운이 가주가 된다면 가문은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서겠지!’
줄곧 남궁청해를 밀어왔던 장로들이 흘낏, 장로회주의 눈치를 살폈다.
절대 돌아서지 않을 것 같던 그들의 마음은 청운의 무위를 본 이후 심히 흔들리고 있었다.
촤아악-
“하… 하아… 하….”
청운이 거친 숨을 가다듬었다.
강기를 발현한 상태로 창궁비연검의 일곱 초식을 전부 펼치고 나니 온몸의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검법을 펼치는 동안 비무장의 분위기는 한층 달라져 있었다.
청운은 자세를 바로 하고 남궁무천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남궁무천이 짧게 고개를 까딱였다.
“훌륭하구나. 그 짧은 시간에 이리 높은 성취라니. 가문의 홍복이로다.”
남궁무천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두 청운을 본받아 무위를 단련함을 게을리하지 말거라. 세가의 힘은 곧 가문 일원들의 힘이다.”
가문인들이 가주의 말에 일제히 화답했다.
가주의 칭찬을 끝으로 청운은 비무대 위에서 내려왔다.
청운이 내려간 비무장은 묘한 기류가 흘렀다. 가문인들은 서로를 흘낏거리며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나올 직계의 아이 때문이었다.
‘설화의 차례군.’
남궁무천은 조용해진 비무장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아닌 척하고 있지만, 장로들과 원로원 당주들까지. 가문인들의 목울대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기도 할 테지.
주루의 기녀라는 소문부터 파훼검까지. 어쩌면 내당 무사의 비무 때에 설화의 움직임을 눈치챈 이도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가문을 뒤흔들고 있는 아이이니.’
더군다나 청운이 뛰어난 무위를 선보인 직후.
청운의 딸인 남궁설화의 존재가 청운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따져보기 바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주인 남궁무천 또한 마찬가지였다.
탁.
남궁무천이 술잔을 내려놓고 비무대로 올라오는 계단 쪽을 응시했다.
그림자 아래, 아이의 기운이 느껴졌다.
‘자, 무엇을 보여줄 테냐. 설화야.’
비무대를 내려온 청운의 앞을 하늘거리는 치맛자락이 막아섰다.
“아버지.”
치맛자락을 따라 시선을 든 청운은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설화야.”
청운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도로 닫혔다.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은 그가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여주거라.”
설화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도 주눅 들지 않은 당당한 시선이었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
“저도, 자랑스러운 딸이 될게요.”
그 말을 끝으로, 설화는 청운을 지나쳐 비무대로 향했다.
청운은 조금 전까지 자신이 날뛰었던 비무대 위로 올라서는 제 딸을 바라보았다.
이제, 설화는 모든 가문인들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다른 아이들에게 관대하였던 가문인들의 눈빛은 돌변하여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설화의 비무를 판단할 것이다.
아이가 8년 만에 돌아온 것이 그리도 큰 죄였던가.
가문을 떠나 있던 것이 아이의 탓이던가.
‘잔인하구나.’
제 가문이지만, 청운은 이 순간 치가 떨리도록 가문이 원망스러웠다.
더러운 소문으로 아이를 궁지로 내몬 이들도 그 소문에 휩쓸려 아이에게 보다 높은 잣대를 요구하는 이들도.
그 아이에게 아무런 힘도 되어주지 못하는 자신조차도.
‘설화야. 너를 믿는다.’
아이가 제게 말한 대로라면, 가문인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깨닫게 될 것이다.
무엇이 진정한 남궁인지를.
그러니 보여주거라.
‘네가 말하는, 남궁이 나아가야 할 길을.’
* * *
설화가 비무대의 계단을 오를 때부터 비무장은 술렁였다.
“저, 저 저….”
바지이지만, 하늘거리는 얇은 천으로 덮여있어 얼핏 치마로 보이는 화려한 의복.
높게 묶은 머리는 화려한 머리장식으로 꾸몄고, 귀에 걸친 하얀 면사포는 얼굴의 반을 가렸다.
“저건 기녀의 옷이 아니오…?”
설화의 옷차림은 예기의 옷차림이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가문인들의 얼굴엔 충격이 번졌다. 그리고 그것은 가주와 당주들도 마찬가지였다.
“크큭, 진짜 골때리는 꼬맹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