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5)_2
섭무광이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오전부터 이어지던 천무제에서 설화가 보여준 활약을 전부 아는 그였다.
필시 직계의 무공을 선보이는 자리에서도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고, 기대했지만.
‘주루에서 자라 기녀였다는 오해를 받는 중에 정말로 기녀의 옷을 입고 비무대를 오르다니.’
이렇게 되면 가문인들의 반발심을 더욱 자극하는 것밖엔 되지 않을 텐데?
‘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
재미있는 건, 이런 황당한 짓을 벌여놓고도 당당한 아이의 눈빛이었다.
평소와 같이 덤덤하기 그지없는 아이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이 짜릿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섭무광은 자꾸만 휘어지려는 입꼬리를 손으로 슬쩍 가렸다. 지루하기 짝이 없던 천무제가 비로소 마지막에 와서야 재미있어진 그였다.
한편, 섭무광과 같이 입을 가린 이가 또 한 명 있었다.
남궁청해의 부인, 연소란이었다.
“설마, 저 아이가 지금 우리를 농락하려는 것인가?”
“허어. 신성한 비무대에 기녀의 옷이라. 정말 검무라도 추려는 것인가 보오.”
“원… 아무리 밖에서 자랐다지만 기본적인 예의조차 몰라서야…. 아무리 시간이 없었다 한들 일 공자는 저런 것조차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말이오?”
점차 거세져 비난의 화살이 되어가는 상황에 연소란은 웃음을 숨길 수 없었다.
‘눈치가 없는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역시, 영리하다 하여도 아직은 어린애일 뿐이구나.
이런 상황을 위해 소문을 퍼트렸다곤 하지만, 이 상황에 치기를 드러내어 제 스스로 구렁텅이를 팔 줄이야.
이걸 고마워해야 하는 것일까.
소룡이 비무를 망친 일에 엉망이 되었던 기분이 한순간 기쁨으로 뒤바뀌었다.
‘제 아비가 올려놓은 평판을 자식이 깎아내리는구나.’
그 비난 속에서 설화는 정면, 남궁무천이 앉아있는 노대의 중앙을 바라보았다.
남궁무천은 굳은 시선으로 설화를 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이유를 묻고 있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지.
이미 저를 향한 날을 굳이 더욱 날카로이 벼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물음을 앞에 둔 채로 설화는 검을 올렸다. 남궁을 향해 검을 세웠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고 기운이 요동쳤다. 설화의 주위로 붉은 기운이 모여들었다.
붉지만 더없이 맑은, 하늘의 기운이 설화의 검 주위로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그 순간, 공기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가문인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다문 채 비무대 위의 아이를 바라보았다.
* * *
어두워진 하늘 아래 비무장의 불빛이 환하게 비무대를 비추었다. 그 빛에 은빛 검날이 번득였다.
설화가 시선을 낮게 떴다.
‘나는 이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많은 고민을 하였다. 지금의 남궁에게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지.
헛된 소문으로 서로의 평판을 깎아내리기 바쁘고 알력 다툼에 취해 진정한 무인들을 사장(死藏)시키고 있는 이 남궁에게 말이다.
‘파훼검. 더없이 좋다.’
파훼검이라면 가문인들의 마음을 홀려 소문 따위는 단번에 잠재울 수 있을 테니.
하나, 모든 가문인을 모아놓고 검을 통해 말할 기회가 흔한 것인가.
이 귀한 기회를 고작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설화는 그리할 수 없었다. 설화에겐 고작 그런 사소한 것보다 더욱 중요한 목표가 있었기에.
‘나는 남궁을 보았다.’
지금부터 나는.
내가 본 남궁을 말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