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6)_2
그들이 오랫동안 잊고 지낸 남궁의 정신이었다.
설화의 검은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요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처음 검을 잡을 때의, 처음 남궁의 검법을 익힐 때의 다짐을 떠올리게 했다.
누군가는 그녀의 검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아아… 하늘… 하늘이로구나.’
아이는 모두에게 하늘을 보여주었다.
너무나도 눈이 부셔 눈물이 나올 정도로 청명한 하늘이었다.
“허어….”
아이가 보여준 검에 섭무광은 탄식밖엔 내뱉지 못했다.
기대하였다. 아이의 검을.
분명, 대단한 것을 보여주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아이의 검은 그 이상의 것이었다.
섭무광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짜릿한 전율에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이 기분을… 또다시 느끼게 되는 날이 오다니.’
자신을 이 남궁에 묶어놓았던 천룡의 검.
남궁무천이 펼친 남궁의 검을 보았을 때 느꼈던 기분과 흡사하지 않은가.
이 짜릿한 감각을 고작 열세 살짜리의 검에서 다시 느끼게 될 줄이야.
‘망할 꼬맹이….’
그의 입꼬리가 허탈하게 휘어졌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가운데, 거친 숨을 토해내며, 설화는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
바스라질 듯 의자의 팔걸이를 쥐고 있던 남궁무천이 그녀의 시선을 마주했다.
‘할아버지.’
그녀의 마음속 부름을 듣기라도 한 듯이 남궁무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무장의 모든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가주를 향했다.
“남궁설화에게 묻겠다.”
남궁무천의 낮은 목소리가 비무장 전체를 울렸다.
“너는 어찌하여 그 옷을 입고 비무대에 올랐느냐.”
설화가 제 옷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으로 만져지는 천은 보드라웠다.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이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폭풍이 지나간 후의 고요함 같이, 더없이 잔잔한 목소리였다.
“제가 무슨 옷을 입었든, 어디서 자랐든. 어떤 삶을 살아왔든. 저는 남궁의 아이라는 것을요.”
그 말 그대로, 설화의 옷차림은 어느 순간 모두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도 그녀가 입은 옷을 비난하지 않았다.
어떤 옷을 입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똑똑히 보여주었다.
그 의도대로 훌륭하게 해낸 아이를 보며 남궁무천은 미소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내 손녀에게 얼토당토않은 소문이 돌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것을 지금껏 묵인한 이유는 설화가 스스로 증명하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남궁무천이 가문인들을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은 어느새 묵직한 노기를 띠고 있었다.
“눈이 제대로 박혀있다면 보았겠지. 설화의 검에 담긴 창천의 기운을.”
그는 소문의 진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떠들기 바빴던 가문인들을 꾸짖었다.
“오늘부로 설화에 관한 가당찮은 소문을 멋대로 떠들어대는 얘기가 내 귀에 들려온다면. 그 죄를 엄히 물을 것이다!”
가문인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남궁무천이 이어서 무어라 말하려 입을 열 때였다.
“하지만 말도 안 돼요!”
노대 한쪽에서 비명과 같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분위기를 깨는 목소리에 남궁무천의 말을 기다리고 있던 이들이 불쾌한 기색을 내보이며 소리친 이를 바라보았다.
남궁소룡. 남궁청해의 첫째 아들이었다.
“소룡아…!”
남궁청해가 놀라 아들을 막으려 하였으나 소룡이 그보다 먼저 설화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쟤는 검법을 배운 적 없단 말이에요! 제가 똑똑히 봤어요! 적룡대주가 분명 쟤한텐 삼재검법만 시켰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