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7)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87화(87/319)
그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한 사람은 가문의 수련을 맡고 있는 적룡대주 남궁장양. 나머지 한 사람은 남궁장양에게 그 지시를 내렸던 연소란이었다.
연소란은 당황한 기색을 순식간에 지웠다.
“그게 무슨 말이니, 소룡아. 적룡대주께서 설화에게 검법을 가르치지 않았다니?”
적룡대주가 화등잔만 해진 눈으로 연소란을 바라보았다.
연소란은 황급히 전음했다.
– 혹여 나설 생각 마세요. 일단은 나라도 살아야, 당신도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적룡대주는 이미 글렀다. 소룡의 말로 모든 것이 들통난 이상, 돌이킬 수 없다.
그 사실을 알기에, 적룡대주는 분함을 참고 고개를 떨구었다.
혼자 살겠다고 발뺌하는 연소란의 태도에 미친 듯이 화가 났지만,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이 또한 연소란 뿐이었다.
“쟤는 타격대만 때렸단 말이에요! 삼재검법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는데 쟤가 어떻게 남궁의 검법을 알아요? 이건 뭔가 잘못…헉!”
“그게 무슨 말이더냐.”
소룡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남궁무천에게서 흘러나온 노기가 비무장 전체를 휘감고 짓눌렀기 때문이었다.
소룡과 연소란을 포함한 비무장의 모두가 무시무시한 기운에 짓눌려 몸을 떨었다.
“그, 그게….”
어린 소룡은 남궁무천의 기세를 버티지 못했다. 그저 바라보는 것뿐임에도 지레 겁을 먹은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기 시작했다.
연소란은 그런 소룡을 얼른 품에 안았다.
“소, 소룡이가 겁을 먹었나 봅니다. 아버님. 조금 전에 한 말은 아이가 진정하면 자초지종을 물어볼 터이니, 부디 이만 노기를 거두어 주시지요.”
제 어미의 품에서 흐아앙, 울음을 터트리는 소룡을 무심히 바라보던 남궁무천이 시선을 돌려 적룡대주를 응시했다.
그 순간, 적룡대주를 포함하여 곁에 앉아있던 대주들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비풍검.”
“예. 가주님.”
섭무광이 남궁무천의 앞으로 나왔다.
“이 일을 낱낱이 밝혀 내게 보고하라.”
“충!”
“무학당주가 비풍대주를 돕거라.”
남궁무강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무천이 조사하라 한 일은 비단 적룡대주의 일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전부터 이어져 온 무력대의 비리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것이었다.
“무학당주는 이번 일을 전부 해결할 때까지 술은 입에도 대지 말거라. 알겠느냐?”
소문난 애주가인 남궁무강이 움찔, 대답을 망설였다. 그러나 이내 아쉬운 탄식을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그가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적룡대주를 노려본 탓에, 적룡대주는 또다시 숨 막히는 기운에 짓눌려야 했다.
“설화의 무공은 수련동에 있을 적에 내가 가르쳐준 것이다.”
일순, 비무장이 술렁였다.
가주가 직접 무공을 가르쳐주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보다 무공을 가르쳐준 시기가 충격적이었다.
“조금 전 그 검법이 수련동에 있을 때 배운 것이었다고?”
“천풍검법이 고작 열흘 만에 대성을 이룰 수 있는 검법이었단 말이오?”
도저히 믿기 힘든 말이었다. 아무리 가르친 이가 뛰어나다 해도, 배운 이가 천재라 해도.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이들의 불신을 깨고 남궁무천의 충격적인 말이 이어졌다.
“설화는 천무지체를 타고난 아이이다. 내가 보여준 검법을 단번에 깨우치고 따라 하더군. 이것 외에도 여러 검법들을 보여주었다. 전부 곧잘 하였고.”
‘천무지체!’
‘검법을 단번에…!?’
남궁무천이 설화를 응시했다.
“설화는 오성이 뛰어나고 근골이 무예를 익히기에 적합한 몸을 가졌다. 상승을 추구하는 우리 남궁에 누구보다 어울리는 인재라 할 수 있지.”
웅성거리는 시선이 설화를 향했다. 가주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으니, 이 모든 말은 사실일 터.
천무지체. 무공의 기재.
‘남궁에서 괴물이 나왔구나…!’
‘잃어버린 아이가 천무지체였다니!’
‘허어…. 이 무슨 기연이란 말인가.’
“뭐 하나만 물어보자.”
웅성거리는 사이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화는 시선을 돌려 남궁무강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엔 흥미로운 미소가 가득했다.
남궁무강 역시 무인이다. 설화의 검을 보며,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천무지체라는 것도 아주 흥미롭고.
하여 더욱 궁금해졌다.
“파훼검은 왜 만든 것이냐?”
그 물음에 가문인들의 시선이 일순 설화를 향해 집중되었다.
‘그러게. 파훼검은 왜 만들었지?’
이제 아이가 파훼검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설화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남궁의 검법을 보완하기 위해서요.”
“보완? 지금, 남궁의 검법에 허점이 있다는 것이냐? 남궁의 시조이신 천무(天武)께서 창안하신 무공이?”
하늘의 무인. 남궁의 시조는 무림 역사상 최초로 문파가 아닌 세가에서 배출한 당대 천하 제일인.
검으로는 그 누구도 상대가 되지 않았고, 그의 검을 보면 하늘을 우러러보는 기분이 든다 하여 천무라 불렸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는 알고 하는 거겠지?”
“천무께선 남궁의 검법을 정립하시면서 동시에 무학당을 세우셨어요. 무학당의 의의는 무학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함에 있죠. 이 두 가지를 함께 세우신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머무르지 마라.
안주하지 마라.
전대(前代)를 뛰어넘어라.
시대는 변화하고, 시대가 변화할수록 무학은 발전해야 한다.
그는 당대 천하 제일인이었지만,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