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89)_2
고작 검 한 번 망설였다고! 개 패듯이 패다니!
“실전이었다면 저도 검을 망설이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요!”
아직도 맞은 곳이 욱신거려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남궁웅의 목소리에 억울함이 가득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예…!”
“난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비무라서 그랬을 뿐이라고? 실전에선 안 그럴 거라고?
웃기는 소리.
“검은 정직해. 비무든 실전이든 휘두르는 동작 하나, 찌르는 동작 하나, 심지어 호흡 한 번조차도 연습한 대로 나오게 되어 있어. 우리가 죽어라 수련하는 이유가 뭘까?”
“어… 강해지려고…?”
“수련은.”
설화가 남궁웅의 어깨를 쿡. 찍었다.
“몸에 각인시키는 과정이야. 네 본능에 새겨넣는 과정. 두려움에 머리가 멈추고 판단력이 흐려졌을 때. 다리는 자연스레 보법을 밟고 폐는 흘러가듯 호흡하며, 검은 멈추지 않고 적을 벨 수 있도록.”
아무리 단순한 동작이라도 수천수만 번을 반복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그 동작을 머리가 아닌 몸에 새겨넣기 위해서다.
절체절명의,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망설이는 것에 익숙해지지 마. 그 한 번의 망설임이 너를 죽음으로 몰아갈 거야.”
남궁웅이 입을 꾹, 다물었다.
남궁웅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가문의 사람이 아닌 적과 싸워본 적 없었다.
‘적당히 상대하는’ 비무 외에는 누구와도 검을 나누어 본 적 없었다. 그 상대 역시 대부분은 형, 소룡이었다.
‘형님께선 내게 지면 화를 내시니까.’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이 형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항상 ‘적당히’ 검을 휘둘러왔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상대의 빈틈을 봐줘 가며 비무를 해왔다. 그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누님의 말씀이 옳아.’
조금 전 설화와의 비무에서도, 딱히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그녀의 빈틈이 보인 순간 검을 머뭇거렸다.
비무에서도 이런데, 과연 실전에선 다를까?
‘아니.’
검은 정직하다. 그 말이 옳다.
‘알아들은 모양이네.’
한층 진지해진 남궁웅의 표정으로 보며 설화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어려서 알아듣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영리한 아이였다. 지금 당장은 그것으로 되었다.
“조금 전에 네가 한 공격을 잊지 마.”
남궁웅이 시선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조금은 혼란스러운 눈빛이었다.
“그건… 제가 비겁했던 공격이었습니다. 누님께서 검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검을 잡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공격이었어요.”
망설이지 않아야 하는 건 알겠지만, 그렇게 비겁한 공격은 무인으로서….
“그게 어때서?”
“…네?”
“상대의 검을 손을 잡든, 땅에 내리꽂든, 부러트리든. 어떻게 이기든 무슨 상관이야? 중요한 건 이겼다는 거지.”
남궁웅이 동그란 눈을 깜박였다.
설화가 그런 웅의 반응을 보며 픽, 웃음을 흘렸다.
“어차피 과정은 아무도 몰라. 승패의 결과만 남을 뿐이지. 일단 이기고 나서 정정당당하게 이겼다고 우기면 되잖아?”
남궁웅의 순진한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더니 작은 입이 떡, 하니 벌어졌다.
“…예?”
그 놀란 반응을 보며 설화는 잠시 고민했다.
‘이런 말을 해줘도 되려나.’
남궁웅은 누구보다 남궁에 어울리는 아이인데, 혹여 잘못 물들이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전 생을 생각하면 조금쯤은 물들어도 될 것 같았다. 남궁웅의 발목을 잡는 것은 그의 올곧음이었으니.
‘그래. 조금은 괜찮겠지.’
설화가 싱긋 웃으며 남궁웅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잊지 마. 실전에선 사는 게 이기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