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90)_2
남궁청해는 똑똑하다. 그리고 유능하다.
무공은 청운에 비해 뒤처질지 모르지만, 진법에 강하고 가문의 일에 능숙하다.
그가 살아서 청운의 곁을 보좌한다면, 남궁은 안팎으로 더없이 단단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궁청해는 되도록 당당하게 패배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맞붙고, 패배하고, 인정하고 그리하여 굴복해야 한다.
만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할 패배를 맞는다면 그는 분명 일선에서 물러나 조용히 책이나 읽으려 할 사람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하나만 더 말해줘 볼까.’
‘그것’을 알게 되면 남궁청해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하니까.
“그리고… 숙모님께서 숨기시는 게 또 있어요.”
“…무엇을?”
남궁청해는 전혀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바로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
“그건 숙부님께서 알아내 보세요. 그건 제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서요.”
“…?”
“밤이 늦었네요.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설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청해를 향해 포권을 취했다.
꾸벅 인사한 후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청해는 아이가 떠난 후에도 그 자리에 박혀 멍하니 문만 바라보았다.
‘열셋…이라 하였던가.’
제 아들 소룡이와 동갑.
소룡이보다 몇 달 먼저 태어나긴 했지만, 고작 몇 달인데, 이렇게나 다를 수 있는 것인가.
살아온 배경이 달랐던 것이 이리도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인가?
‘아니다. 저 아이가 유독 영리한 것이겠지.’
설화는 나이만 열셋일 뿐, 열셋 같지 않은 아이였다.
대화 내내 아이의 생각을 읽어보려 하였으나 그럴 때마다 아이는 번번이 충격적인 말을 꺼내 자신을 흩트려 놓았다.
마치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말라는 것 같이.
그 심계가 너무 깊어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도저히 열셋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 * *
똑. 똑.
조심스레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남궁청해가 시선을 들었다.
“누구냐.”
– 아버지 저 웅입니다.
문 너머에서 둘째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해는 그제야 이미 동이 터 아침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피곤한 눈을 문지르며, 청해는 밤새 흐트러진 모습을 정돈한 뒤에 답했다.
“들어오거라.”
스르륵, 문이 열리고 남궁웅이 들어왔다.
“!”
방에 들어서는 그를 본 남궁청해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옷은 찢어지고 머리는 산발에 땀 범벅.
남궁웅의 모습이 심상찮았기 때문이다.
남궁청해가 한달음에 남궁웅에게 다가갔다.
“이게 대체 무슨 꼴이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야?”
아이의 몸을 이리저리 돌려 확인하는 그에게 남궁웅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친 곳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수련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이리된 것입니다.”
“정말이더냐?”
“예.”
남궁청해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른 아침부터 엉망으로 나타났기에 어디서 얻어맞기라도 한 줄 알았건만, 다행히 그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대체 어찌 수련을 하면 이리되느냐? 위험한 수련을 한 건 아니고?”
“아닙니다. 그보다 아버지,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