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91)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91화(91/319)
* * *
웅과의 수련을 마치고 돌아오니 의외의 인물이 전각에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숙모님.”
“어머, 설화 왔구나.”
그녀를 반가이 맞이한 이는 남궁청산의 부인, 모용연화였다.
“이른 아침부터 수련을 하고 온 것이니? 천무제가 어제였는데 부지런하네.”
“눈이 떠져서요.”
“그렇구나.”
모용연화가 기특하다는 듯 설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작은 손이 주는 간지러운 감각은 남궁무천이나 청운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숙모께서 소호 구경을 가자고 하시는구나.”
모용연화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청운이 무릎을 굽혀 설화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난 좋다 하였는데, 어떠하냐?”
소호(巢湖)는 합비의 남쪽에 있는 중원 거대 호수 중 하나로, 호수의 모양이 새집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다.
호수의 크기가 매우 크고 물과 산이 어우러진 일대가 장관이라 많은 이들이 유흥을 즐기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었다.
모용연화도 허리를 숙여 설화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소호에 가면 따뜻한 온천도 있고, 가문에서 관리하는 누각도 있단다. 방해받지 않고 편히 쉴 수 있지. 천무제 준비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이 김에 하루 정도 푹 쉬고 오는 거야. 어때?”
“모두 가기로 했나요?”
“아쉽지만 우리 가족과 너희 가족만. 둘째 형님께선 몸이 안 좋아 쉬시겠다고 하시더구나.”
설화는 청운을 흘낏 보았다.
청운의 기운은 눈에 띄게 불안정했다. 초절정의 경지에 올랐지만, 천무제를 위해 기운을 충분히 다스리기도 전에 급히 수련동을 나온 탓이었다.
내색하지 않고 있지만, 청운은 이른 시일 내에 다시 폐관 수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좋아요.”
그 전에,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지.
모용연화가 환하게 웃으며 일어났다.
“그럼 필요한 것만 챙겨서 바로 출발할까요? 준비는 다 해놨으니 아주버님과 설화는 편하게 생각하시고….”
“어디 가시려고?”
불청객 같은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려왔다. 세 사람이 돌아본 곳엔 섭무광이 휘적휘적 걸어오고 있었다.
“아, 비풍대주님.”
청운도 자세를 세우고 그를 맞았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십니까?”
“꼬맹이 데리러.”
섭무광이 설화의 머리 위에서 손가락을 콕, 찍어 가리켰다.
설화가 고개를 꺾어 그 손가락을 올려다보았다.
“가주께서 찾으신다, 꼬맹아.”
“왜요?”
“정확히는 무학당주께서 찾고 있지. 네 파훼검을 직접 보셔야겠단다.”
예상했던 이유였다.
남궁무강은 천무제 때부터 파훼검에 집착했다. 남궁무천의 명으로 그 자리에선 물러났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부를 것이라 예상했다.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설화가 모용연화를 돌아보았다.
“숙모님.”
“그래. 기다릴게.”
“아니에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요. 가문에서 관리하는 곳이면 아버지도 길을 아실 테니 저희는 할아버지께 다녀와서 출발할게요. 먼저 가세요.”
청운도 설화의 말을 거들었다.
“설화는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화린이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먼저 가십시오.”
“그럼…. 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조심히 오렴, 설화야. 소호에서 보자꾸나.”
설화의 머리를 또다시 쓰다듬어 준 뒤 모용연화는 제 전각으로 돌아갔다.
“자, 그럼 우리도 가볼까.”
“네. 가요. 다녀올게요, 아버지.”
“그래. 기다리고 있으마.”
* * *
남궁무천과 무학당주 남궁무강은 가주만이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연무장에서 설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주전 아래, 지하에 위치한 연무장엔 수련동과 같이 기운의 운용을 돕는 진법이 설치되어 있었고, 소리와 충격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진법 역시 설치되어 있었다.
가주의 연무장답게 벽면엔 화려한 용 형상이 조각되어 있고, 천장엔 마찬가지로 용 조각이 있었으나 전부 황금이었다.
연무장 바닥 역시 최고의 질을 자랑하는 청강석이 깔려 있었다.
수련동 만큼은 아니지만 기운의 운용을 돕는 진법 역시 상급이었다.
‘이전 생에도 놀랐지만, 다시 봐도 놀랍네.’
이전 생에는 이 연무장을 보고 남궁이 정말 돈이 넘쳐난다는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이런 연무장을 갖춘 것이 든든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정말 남궁인이 다 된 모양이었다.
“어서 오거라.”
설화가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기척을 느끼고 있던 남궁무천이 그녀를 맞이했다.
무강 역시 이미 연무장의 문 쪽을 보고 있었다.
“가주님과 무학당주님을 뵙습니다.”
“이리 올라오거라.”
섭무광과 설화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섭무광은 한쪽으로 가서 섰고, 설화는 연무장의 중심으로 가서 섰다.
“수련동에서 내게 보여준 것처럼만 하면 된다.”
남궁무천은 그 말을 남기고 섭무광의 곁으로 가서 뒷짐을 진 채 섰다.
설화는 졸지에 남궁무강과 마주했다.
남궁무강이 설화를 내려다보며 실실, 웃음을 흘렸다.
남궁무천과의 약속대로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인지, 코도 멀쩡하고 예의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
“네 실력은 어제 똑똑히 보았다. 싸리 빗자루만 한 게 제법이더구나?”
“그래도 제가 싸리 빗자루보다는 크지 않나요?”
“하하하! 내가 쓰던 빗자루는 너보다 한 척(尺_약 30cm)은 컸거든!”
그랬을 것 같긴 하다.
덩치가 이렇게 큰데 그 작은 빗자루를 들고 쓸었을 걸 생각하면….
“빗자루질을 직접 하세요?”
남궁무강이 뜨끔 했는지 웃음이 뚝, 멈췄다.
그가 흠흠, 목을 풀었다.
“내 집에 쥐새끼처럼 누가 드나드는 걸 싫어해서 말이다. 청소는 내 손으로 직접….”
“뭔 소리요? 하도 주정 부리니 시비들이 다 도망친 거면서.”
“그 입 닥치지 못하겠느냐? 섭무광아!”
섭무광이 입을 비죽이며 어깨를 으쓱였다.
짧게 식식대던 무강은 다시 목을 풀고 설화에게 말했다.
“어쨌든 파훼검인지 뭔지. 그것 좀 보자.”
“네. 알겠어요.”
무강이 씨익, 웃으며 기수식을 취했다. 대연검법의 일 초식이었다.
“공력은 쓰지 않으마. 어디 한 번 최선을 다해 파훼해 보거라.”
설화 역시 파훼검법의 자세를 잡았다. 이전 생엔 남궁의 무공보다 더 많이 쓰던 검법이었다.
“엇차!”
설화가 준비되자 남궁무강이 검법을 펼쳤다.
천무제의 비무 때 대연검법의 파훼검은 나오지 않았다.
비무에 대연검법을 쓴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궁무강은 대연검법의 파훼검을 본 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