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92)_2
“남궁의 무사야.”
남궁의 황룡대를 상징하는 패였다.
령은 다급히 쓰러진 이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자는…! 화린 아가씨의 호위입니다!”
“령.”
설화는 화린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령에게 말했다.
“이 무사를 안전한 곳에 옮기고 가서 아버지를 불러와. 난 놈들의 뒤를 쫓는다.”
“안 됩니다, 아가씨! 그러다 아가씨께서 위험해지시기라도 하면…! 차라리 제가 쫓겠습니다!”
“어떤 놈들인지 몰라도 남궁의 무사를 쓰러트리고 화린이를 데려갔어. 목적이 남궁의 아가씨라는 거야. 놈들을 쫓다가 발각되었을 때, 넌 죽겠지만, 난 살 수 있을 거라는 거고.”
무엇보다 흑도 놈들이라면 화오루에 있을 적에 안면을 튼 놈들일지도 모른다.
‘혹여 아는 놈들이라면 잘 얘기해서 좋게 끝낼 수도 있겠지.’
그것이 아니더라도 ‘남궁’을 노린 것이라면 화린이를 살리는 대신 같은 가치를 가진 자신과 맞교환할 수도 있으니.
“무엇보다 내가 너보다 몸집도 작고 강하잖아.”
그리고 은신은 자신 있다.
설화의 말에 령은 더 이상 그녀를 말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
설화는 거추장스러운 장포를 벗어 령에게 넘겨주고 조금 전 산 철탄 주머니를 꺼내 허리춤에 찼다.
설화가 철탄 하나를 령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가는 길에 이걸 떨어트려 놓을게. 내가 걱정되면 서둘러.”
“…네. 아가씨.”
설화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망설이지 않고 화린이 끌려간 방향 쪽으로 내달렸다.
“부디…! 무사하십시오…!”
멀어지는 설화를 떨리는 시선으로 응시하던 령 역시 서둘러 쓰러진 황룡 대원을 챙겨 움직였다.
대낮에 벌어진 남궁 아가씨의 납치가 알려지면 곤란하니 최대한 신속하고 은밀하게 움직여야 했다.
황룡대원을 품에 안고 내달리는 령의 이마에서 식은 땀줄기가 흘러내렸다.
“거 참, 조심조심 다루라니까!”
“아니, 글쎄 이 애새끼가 내 손을 물었다니까? 그리고 살짝 밀치기만 한 거야! 살짝!”
“살짝 밀치는데 애가 기절하냐? 애 몸에 상처 하나라도 있으면 채주께서 가만 안 둔다고 하신 거 잊었냐고!”
실랑이하는 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다.
놈들의 흔적을 쫓던 설화는 바위 뒤편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다.
‘절정 고수가 둘. 나머지도 어중이떠중이는 아니다. 대체 뭐 하는 놈들이지?’
남궁의 내당 무사를 쓰러트리고 남궁의 아이를 납치했으니 범상치 않은 놈들일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아무리 전투에 익숙한 설화라 해도 저 정도 고수들 사이에서 정신을 잃은 화린을 빼내기란 쉽지 않았다.
대여섯 명의 복면인 중 한 남자의 어깨에 화린이 기절한 채 업혀 있었다.
놈들이 화린을 데리고 간 곳은 소호로 이어지는 강줄기. 인적이 드문 언덕 뒤편에 놈들의 배가 정박해 있었다.
‘장강 수로채…?’
대충 가려 놓았지만, 배 후미에 꽂혀있는 검은색 깃발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흑도 놈들이라야 장강 수로채가 전부였다.
‘저놈들이 왜 남궁을 노리는 거지?’
장강 수로채는 중원 전역을 통하는 거대한 물줄기를 중심으로 세력을 이룬 거대한 사파 세력이다.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놈들이긴 하지만, 대놓고 남궁을 도발할 놈들은 아닐 터인데.
전쟁이라도 벌일 생각인 건가?
‘하지만 남궁과 전쟁을 벌인다 해도 수로채가 얻는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남궁과 척질 일을 벌일 놈들이 아닌데, 대체 왜….
그때였다.
“다녀오셨습니까, 형님들!”
배의 갑판에서 한 남자가 나타나 아래의 남자들을 향해 손을 휘적였다.
“금방 다리 내려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해맑은 목소리, 천진한 미소.
설화의 눈썹이 삐딱하게 휘어졌다.
‘쟤는 왜 저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