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94)_2
– 내가 하려던 말인데. 그건.
– 내가 너보다 강해. 잊었어?
– 내가 너보다 애 돌보기에 소질 있어. 못 봤어?
– 그게 무슨 상관이야?
– 나 혼자 도망쳤다가 형님들이 너를 강에 던져버리기라도 하면 어떡해?
– 던져버리면 그대로 도망치면 그만….
– 너 말고. 화린이. 화린이가 혼자 남게 되면 어떡해. 네가 아무리 강하다지만 너 혼자서는 무리야.
이번에는 설화의 손이 멈췄다.
유강이 떠났을 때 어린 화린을 잘 달랠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
– 화린이는 가족보다 내가 더 든든한가 보더라. 그치?
– ….
– 이것 봐. 동생들 두고 내가 불안해서 어딜 가겠어?
유강이 씨익, 웃으며 굳어있는 설화의 어깨를 툭툭, 치고 다른 곳으로 갔다.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분명 떠나라고 말했건만. 머릿속에선 유강이 없는 상황을 상정하지 않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
‘…빈말이나 하다니.’
스스로의 이중성에 실소가 나왔다.
이건 마치, 자신이 유강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이전 생의 기억 때문이겠지.’
설화는 갑판의 반대편에서 수적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유강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한 남자의 등이 그의 뒤로 겹쳐 보였다.
제 사형제들의 시신을 등에 짊어지고 묵묵히 산을 오르던 남자의 등이.
* * *
수로채에 도착한 것은 이틀 뒤 오시초(午時初_11시~12시)였다.
저 멀리서 점차 가까워지는 수로채를 바라보는 설화의 표정이 낮게 가라앉았다.
‘귀영채(鬼影寨).’
하필이면 귀영채라니.
귀영채에는 혈교의 여섯 혈주 중 육(六) 혈주와 관련 있는 이가 있다.
육 혈주의 개라고 불리던 흑살귀(黑殺鬼) 맹등호(孟騰虎)라는 자였다.
여섯 혈주들의 정체에 대해선 아는 바가 많이 없지만, 그중 육 혈주는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다.
육 혈주는 여섯 혈주 중 그나마 세간에 알려진 자였으니.
‘장강 18 수로채의 총채주.’
혈교가 진출하는 것과 동시에 장강 수로채 전체를 혈교의 세력으로 공표하였기에 모를 수 없었다.
그런 육 혈주가 제 수족처럼 부리던 이가 바로 귀영채의 현 채주. 맹등호였다.
문제는.
‘지금의 수로채는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어.’
이미 육 혈주가 수로채의 총채주 자리를 꿰찬 것인지, 맹등호가 육 혈주의 수족으로 부려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지금 당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하나.
‘이 시기에 수로채가 남궁을 노린 건 역시 나 때문이었어.’
이전 생과 달라진 것은 자신이 남궁으로 돌아왔다는 것뿐인 상황에, 육 혈주와 연관된 수로채에서 남궁의 아이를 납치하였다.
어째서 자신이 아닌 화린을 납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들이 노리는 건 나다.’
그것 하나는 명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