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97)_2
설화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살짝, 말아 쥐었다.
“…내가 왜? 왜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약한 것을 인질로 삼는 것은 적을 압박하기에 가장 쉬운 방법이다.
진소약은 명확하게 맹등호의 아들이다. 거기다 자신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인질이 제 발로 다가오는 좋은 기회인데, 내가 이 기회를 원하지 않는다고?’
웃기는 소리.
이전 생의 모든 경험과 생존 본능이 말하고 있는걸.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을 거라고.
“난….”
“너.”
“….”
“지금 되게 울고 싶은 표정이야. 알아?”
가슴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머릿속이 혼탁해지면서 생각이 멈춘 기분이었다.
‘내가… 울고 싶어해…?’
설화는 주먹 쥔 손을 제 가슴에 얹었다.
어느샌가 가슴이 쿵, 쿵, 뛰고 있었다. 마치 머리에서 내린 판단을 가슴에서 맹렬하게 거부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거부….’
왜지?
분명, 이렇게 명확한 방법이 있는데 어째서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일까.
‘…동정…하고 있나…?’
진소약을…?
혼란스러웠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의 동요에 숨마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천천히 숨을 가다듬는 설화의 귓가에 유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조금만 더 지켜보자. 다행히 우리가 화린이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이니까.
설화가 유강을 바라보았다.
유강이 괜찮다는 듯 싱긋, 미소 지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 괜찮을 거야.”
* * *
다음날.
소약은 아침 일찍 설화 일행을 찾아왔다.
강에 나가 물고기를 잡자는 말에 세 사람은 흔쾌히 소약의 뒤를 따랐다.
어제는 수로채의 구조와 울타리 쪽을 중심으로 둘러보았으니, 오늘은 물가의 지형과 수로채의 배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차에 마침 좋은 기회였다.
“여기에 이렇게 밥을 넣어서 던져두면 물고기가 잡혀있을 거야.”
“우와-”
“형이 던져 줄까? 멀리멀리?”
설화는 커다란 배의 그림자 아래에 앉아 그물을 던지기 위해 강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세 사람을 구경했다.
설화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여유를 부려도 되는 건가.’
모르겠다.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하는데.
‘남궁에선 우리를 찾고 있겠지.’
사색이 되어 있을 남궁청운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미 한 번 딸을 잃어본 그를 또다시 딸을 잃었다는 괴로움에 시달리게 하는 것 같아 미안했다.
‘나는 착한 딸은 될 수 없나 보다.’
낮게 한숨을 내쉬는 설화의 시선은 신나서 떠들고 있는 진소약에게로 향했다.
‘맹등호의 아들. 진소약.’
어젯밤, 진소약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제야 잊고 있던 지난 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스쳐 지나가듯 들어 기억에 깊이 남지 않았던 맹등호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절맥증 때문에 고생을 했었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