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9)_2
볼을 긁적이며 고민하던 일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공이 안 된다면 외공이라도 단련할 생각이었다.
방 밖으로 나가자, 방문 앞에서 일장(一丈_약 3m) 정도 되는 거리에 시비 하나가 서 있었다.
시비는 일화의 시선을 눈치채고 곧장 문 곁으로 다가왔다.
“필요한 것이 있으신가요?”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연무장이 있을까?”
“천객원 내부에 귀빈을 위한 개인 연무장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그곳으로 모실까요?”
혼자 수련하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단순한 외공 수련이지만, 굳이 수련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개인 연무장 말고. 다른 곳은?”
“천객원의 귀빈께선 외당의 어느 연무장이나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가까운 연무장으로 모시겠습니다.”
외당의 연무장에선 외당 무사들의 훈련이 한창일 터였다.
본래 가문의 무공은 외부인에게 쉬이 보여 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천객원의 귀빈만은 예외였다.
천객원의 귀빈은 보통 황족이거나 타 세가나 문파의 고위 장로직 이상인 이들.
그들에게 가문의 훈련을 일부 공개하는 것은 귀빈을 존중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물론 남궁의 말단 무사인 외당 무사들은 가문의 비급이 아닌 기본 검법을 익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보는 눈이 많은 연무장을 굳이 찾는 귀빈이 없기도 했고.
하지만, 지금의 일화에겐 훈련생들 사이에 묻혀 수련하는 편이 나으니, 가히 최적의 장소였다.
“괜찮아. 혼자 갈게.”
시비를 물린 일화는 홀로 천객원을 빠져나왔다.
예상대로 그녀의 뒤를 따라붙는 기척이 느껴졌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척 외당을 돌아다니던 일화는 적당한 때에 연무장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돌렸다.
천객원의 출입패를 보여 주니 문지기는 놀란 눈으로 그녀와 출입패를 번갈아 보다가 허둥거리며 그녀에게 길을 터 주었다.
해는 어느새 중천을 넘어가고 있었다.
* * *
“연무장을 찾으셨다고?”
외당주 남궁염은 천객원 시비의 보고를 받고는 눈썹을 휘었다.
“개인 연무장이 아닌 검대의 연무장으로 가셨단 말이냐?”
“네. 객원 내의 개인 연무장을 알려 드렸으나, 사양하셨습니다.”
“흠….”
보통의 경우엔 자신이 수련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천객원을 열 정도의 귀빈이라면 그 무공의 수위가 아득할 터.
직접 마주했을 땐 그리 깊은 내력을 가진 것 같진 않아 보였지만, 본디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경지다.
천객원의 귀빈이니 자신보다 높은 경지라 알아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도 하고.
하나, 그런 이들은 무공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고 수련에 방해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일 텐데?
‘굳이 사람이 많은 연무장을 찾았단 말이지.’
“귀빈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없더냐?”
“옷차림이 평범하고 어린아이의 모습이시기에 이상히 여기는 이들은 없었습니다.”
“그건 다행이구나.”
천객원을 열었다는 소식에 귀빈의 정체를 묻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고 있다.
남궁의 이, 삼 공자들은 물론이고 장로회나 당주들 역시 끈질기게 사람을 보내왔다.
물론 아무런 답변도 해 주지 않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겠지. 천객원의 귀빈이 시비 하나 없이 외당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걸.’
자연스레 귀빈에게로 생각을 뻗던 남궁염은 귀빈의 야무지던 표정이 떠오르자 후후, 웃음을 흘렸다.
귀빈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한 것은 남궁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궁금하다 하여 정체를 캐내는 바보는 아니었다.
“그….”
시비가 돌연 우물쭈물하며 머뭇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