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Chinese warlord from Joseon RAW novel - chapter 205
오늘 여기 모인 노동자들은 단지, 그들이 공장에 밀어 넣으면 자동적으로 일을 하고 물건을 만들어내는 부품이 아니라.
한 명의 살아있는 인간임을 외치고 있었다.
“대장! 항구에 수상한 놈들이 있답니다!”
홍콩의 다른 구역을 맡고 있던 샤즈광에게서 전갈이 왔다.
그 녀석이 직접 나를 호출할 정도면 가벼운 일이 아닐 텐데.
홍콩항에 도착하자 익숙한 바다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선창에서 하역일을 하던 옛날이 생각났다.
“저깁니다. 저놈들을 보십시오.”
커다란 상선에서 한창 물건을 내리는 중이었다.
시위가 일어나는 거와는 별개로 먹고 살아야 하니, 일하는 거야 뭐라 할 계제가 아니지만.
샤즈광이 수상하다 말한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소총을 들고 있군···. 뭐 하는 놈들이지?”
“무역 상단이 자기들 상품을 지키려고 자위대를 운용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요.”
“저놈들이 상단군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눈빛을 봐라. 살기가 등등하잖아.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찌들어있다.”
나는 보자마자 공산당원들임을 확신했다.
내 확신은 잠시 후 곧바로 증명이 되었다.
“당신들 뭐야? 누군데 함부로 상품에 손을 대?”
일단의 백인무리와 통역관이 허겁지겁 달려와 큰 소리를 내었다.
보아하니 상선의 주인인 듯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무기를 중국에 들여오는 이유가 뭐냐?”
“뭐긴 뭐야! 우리는 무역 상인이라고. 주문을 받았으니까 들여오는 거지!”
“이 무기를 주문한 사람이 누구든, 동기는 불순할 거다. 중국에 혼란을 야기하려는 서양 제국주의의 음모일 터. 무기는 압수하겠다.”
“압수라고? 어디서 벌건 대낮에 도둑질을 하려 드느냐!”
마구 삿대질을 해대던 백인은, 순간 낯빛이 창백해지며 양손을 들고 물러났다.
공산당원이 총을 겨누었던 것이다.
“돈 슛! 돈 슛!”
도망가는 백인들 뒤에서 공산당원들이 깔깔대며 웃었다.
하역작업이 다시 진행되었다.
“샤즈광. 저기 뭐가 들었을 거 같냐?”
“글쎄요.”
“도망가는 저 녀석 좀 잡아 와라.”
잠복하던 요원들에 의해, 노르웨이 상인 한 명이 내 앞에 끌려왔다.
상인은 묻기도 전에 고발하듯 술술 불었다.
나는 이마를 딱 쳤다.
“소총이 오천 자루에 수류탄이 삼천 개? 무슨 속셈이야, 공산당 새끼들. 무기를 입수해서 진짜 반란이라도 일으킬 셈인가?”
“어떻게 할까요, 대장?”
총싸움은 하고 싶지 않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이봐, 당신. 소총 오천 자루를 주문한 사람이 있다고 했지. 그게 누구냐?”
“···그건 말 못 해!”
“그래? 그러면 당신들 재산은 한순간에 날아가는 거지.”
“그, 그럴 수가···.”
“듣자 하니 상선이 제법 오래 정박해 있었다던데. 바로 하역 작업에 들어가지 않고 항구에 놔둔 것이면 계약자와 거래가 틀어졌던 건가?”
대답 없는 노르웨이 상인에게 나는 친절하게 말했다.
“우리는 착한 사람들이야. 보라고. 제복까지 입고 계도 활동 중이잖아. 당신네 상품을 강탈해가는 저 도둑놈들이 뭐 하는 놈들인지 알아? 자그마치 스탈린의 지령을 받아 세계혁명을 꿈꾸는 악당들이라고! 정의의 사도인 우리에게 모두 털어놓아라. 그리고 세계를 위협하는 사회주의의 음모를 분쇄하는 거야!”
사회주의와 스탈린을 들먹인 것이 효과를 보았다.
“정말이오? 당신들이 정말 정의의 사도요?”
“그렇다니까 그러네.”
“···무기들은 홍콩항에 정박해 있다가 푸젠성의 취안저우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소. 계약인은···, 쑨촨팡이라는 자요.”
쑨촨팡은 푸젠성의 전 독군으로 대군벌 시대의 한 축이었던 놈인데.
독군제가 폐지되고는 관직을 맡지 않고 은퇴했다 들었다.
그런데 은퇴는 개뿔.
뒤에서 호박씨를 까는 중이었구나.
“잘 말해주었어. 당신은 방금 홍콩을 구한 거야.”
노르웨이인의 등을 토닥여주고 나는 일어섰다.
그대로 샤즈광과 민병대를 이끌고 공산당원들이 무기를 옮기는 현장으로 향했다.
상당수의 장정 무리가 한꺼번에 나타나자.
공산당원들은 찌를듯한 눈빛을 보내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아! 주문했던 물건이 이제야 들어왔군. 짐을 옮기는 중이오?”
공산당원들이 서로를 바라보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너는 누구냐?”
“물건을 인수 받기로 한 사람이오. 대금 계산은 어느 분께 하면 되겠소?”
“대금?”
“그렇소. 물건을 받으려면 대금을 지급해야 하니까.”
공산당원들이 귓속말로 속삭였다.
어떤 말이 오갈지는 예상이 된다.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결제는 어떻게 할 거냐?”
“중국에서 가장 신용이 좋은 홍콩상하이은행 수표를 써드리지. 그거면 되지 않겠소?”
“무, 물론이다.”
“그럼 지금 바로 물건을 넘겨 받고, 대금을 드리겠소.”
“잠깐! 상의를 해봐야겠다.”
도둑놈들이 상의는 무슨.
진짜 물건을 받을 사람이 앞에 있는데, 수상하게 행동했다가는 바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갈걸.
신고를 받는다고 홍콩 경찰이 나타날 것 같진 않지만···.
하역은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낑낑거리며 짐을 내리는 젊은 공산당 청년이 보였다.
에고, 저렇게 무식하게 옮기다가는 허리가 다 망가지는데.
힘이 아니라 기술을 써야지!
“물건은 여기 있다. 그런데 정말 넘겨받기로 한 사람 맞느냐?”
조금 전까지 무기 탈취범이던 공산당원은, 어느새 의심 많고 깐깐한 무역 상인으로 변해있었다.
“당연하지.”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걸 내놓아 봐라.”
나는 노르웨이 상인에게서 넘겨받은 거래명세서를 보여주었다.
공산당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틀림없다는 눈빛을 보내왔다.
“된 거요?”
“되었다.”
“그럼 수고 많으셨소. 얘들아, 물건 옮겨라!”
조직원들이 공산당원에게서 무기를 넘겨 받았다.
갑작스레 벌어진 대규모 하역작업에 항구의 수레를 죄다 끌어와야 했다.
“수표는?”
“여기 있소.”
“음. 틀림없군.”
“그럼 잘 계시오. 다음에 또 거래합시다.”
뒤돌아 걷는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상품을 되찾은 노르웨이 상인이 내게 키스를 하려 달려들었다.
그 순간 얼굴을 가렸던 두건이 잠시 벗겨졌다.
잠깐만, 날 알아보진 않았겠지?
의심의 눈초리로 흘겨봤으나 노르웨이 상인은 천진난만하게 좋아할 뿐이었다.
샤즈광이 물었다.
“이제 어떡하지요? 놈들에게서 무기는 빼앗았으나, 저놈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다려 봐. 알아서 찾아올 테니.”
“어떻게 말입니까?”
“보면 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진지를 구축하여 멋모르고 나타난 놈들을 일시에 소탕하는 거다.”
공산당원들이 그리 쉽게 물건을 넘긴 것은, 언제든 다시 빼앗을 자신이 있어서일 것이다.
수표를 현금화한 후, 물건을 다시 찾으면 된다는 생각일 터.
그러나 두 마리 꿩을 잡으려다가는, 농장에 있는 닭도 다 털리게 될지니.
홍콩상하이은행은 내가 건넨 수표를 받아주지 않을 거다.
쑨촨팡의 이름으로 사인했거든.
우리는 홍콩항에서 얼마간 떨어진 삼합회의 구역에 자리를 잡았다.
어릴 적에 그곳 나와바리에서 다른 조직과 항쟁도 벌이곤 했었는데, 다 옛 추억이다.
태양이 중천에 솟았다가 서쪽으로 점차 기울어갈 무렵.
씩씩거리며 공산당원들이 나타났다.
“쑨촨팡! 이 악덕 자본주의의 주구야! 그렇게 남을 속여먹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느냐? 네놈의 악업을 붉은 혁명의 철퇴로 격살해주마!!!”
자고 있던 쑨촨팡, 불시에 끌려 나오다.
나는 가만히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며 민병대에게 대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전쟁터의 참호 속, 피 웅덩이에서 헤엄치던 경험에 비하면.
이건 애들 장난이다.
아무 경계심 없이 그저 분노의 감정에만 사로잡혀, 복병에 대한 의심도 않고 쑥 들어오는 공산당원들.
“지금이다! 쳐라!”
단번에 뒤엉키며 전투가 벌어졌다.
탕! 탕!
공산당원의 소총이 격발하였지만, 모두 빗나갔다.
총의 장점은 사거리다.
근거리에서 습격당했을 때는, 소총의 위력은 현저히 줄어든다.
괜히 총검술이 있는 게 아니다.
“으앗! 뭐야!”
“쑨촨팡! 쑨촨팡의 군대다!”
“도, 도망쳐!”
도망칠 수는 없다.
이놈들은 폭도를 넘어, 반란군으로 잡아 처넣어야 마땅하다.
상황은 빠르게 종료되었다.
나는 연락원을 찾았다.
“홍콩 시내는 어떠냐? 시위 정황은?”
“큰 무리 없이 진행 중입니다.”
“구호는 여전한가?”
“예. 특별히 사회주의와 관련된 문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꼬박 고생한 보람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위의 첫날에 불과하니.
못해도 일주일은 더 고생해야 할 거다.
비로소 광저우는 어찌 되었나 궁금해질 즈음.
광저우에 심어둔 요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원의 보고를 듣다 말고 나는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갔다.
장제스, 이 새끼야.
아직 시위 첫날이잖아.
그게 최선이었냐···?
보고는 민병대와 시위대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이미 수백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것.
무서운 점은, 아직 현재진행 중이라는 거였다.
***
“대장님! 전화가!”
“씨발, 안 보여? 지금 전화 받을 상황이야?”
“그게 아니라···, 발신인이 당장 전화를 받지 않으면 대장님을 죽여버리겠다고···.”
장제스는 입을 다물었다.
한신이로군, 쳇.
부끄러울 건 없다.
장제스는 떳떳했다.
한신과 협의한 대로 시위대와 충돌하지 않으려 애를 썼으며.
공공안전의 범위를 넓게 확장하여 얼마간의 소란은 눈감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광기에 찬 빨갱이 놈들이 도를 넘었다.
벌써 광저우의 이름난 부자 두 명이 살해를 당했다.
그중 한 명은 실을 뽑는 제사공업(製絲工業)으로 큰 돈을 모은 자였는데, 소문으로는 그자의 공장이 특히 노동자 처우가 극악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만인이 보는 앞에서 처형당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외국인을 향한 적의는 또 어떤가.
만약 장제스가 막지 않았더라면 외국인 거주지에 있는 목조건물 태반이 불에 타 사라졌을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렇지?”
“어···. 예?”
장제스는 새로 고용한 용병집단의 부관이 자기 말을 듣든 말든 중얼거렸다.
“이놈들은 말을 해도 들어 먹지를 않아.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자들은 어설프게 어루만져주어서는 안 돼. 모질게 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 놈들이니까.”
“마, 맞습니다.”
“하려면 확실하게! 어제까지 광저우는 사회주의자들의 낙원이었지만, 오늘부터는 지옥이 될 것이다···.”
“예. 그런데 전화는···.”
“끊어버려.”
한신에게는 미안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