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27)
〈 128화 〉 레 오나의 일요일 # 5
* * *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건물 안에 게이트가 나타나다니! 이게 대체 무슨 지랄이야!”
근데 레오나 너도 경악하는 거냐?
“레오나. 일단 진정해. 우리부터 정신 챙겨야지.”
“맞다! 그래야죠! 근데 김근철이! 보세요! 건물 안에 게이트가 나타났다니까요!”
그게 특이한 일인가?
아무튼 칼을 뽑으려고 하니.
“아니! 레오나! 나 무기 안 가져왔다!”
“아이코! 사실 저도 안 가져왔네요!”
“이런 미친!”
이래서 원래 칼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 하필 오늘 아무도 안 들고 왔네! 지금 바로 저기에 게이트가 나타났는데 비무장이라니…!
“아! 아! 고객 여러분들은 이쪽으로!”
바로 그때 저쪽에서 중무장한 보안요원이 확성기로 소리쳤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것인지 이런 상황에서도 바로 고객들을 대피시키려고 하고 있다.
“현수! 제임스! 응우옌! 질서 통제해! 패닉상태에 빠진 고객에 대한 강도 높은 구타와 극단적인 폭언을 허용하겠다! 그리고 질서 안 지키는 새끼들 있으면 아굴창 갈겨버려! 그 새끼들 때문에 다른 손님들 다 죽는다! 빨리 움직여!”
“무브부브!”
“무브부브!”
ㅡ두두두두!
뭔가 이상한 말을 들은 것 같지만 총을 든 중세 기사처럼 중무장한 백화점 보안요원들은 고객들을 특정 방향으로 통제하는 한편, 방패를 앞세운 채 게이트 앞쪽으로 두두두 뛰어가며 몸빵을 실시했다.
“세상에!”
저 초인조차 아닌 일반인 요원들이 자신의 목숨을 도외시한 채 고객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리는 중이다! 굉장한 직업 정신! 맨몸으로 게이트 앞에 서는 건 진짜 보통 일이 아닐 텐데!
나는 큰 충격을 느끼면서 레오나를 보았다.
“레오나! 우리도 뭔가를 해야 돼!”
“당근빳다죠! 이 상황에서 초인인 우리들이 어떻게 내빼겠나요!”
“근데 무기가 없어!”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맨손 전투술을 익혔어야 했나? 아니! 아니다! 류씨가 보여줬던 마력검! 그리고 내가 구상했던 마나아머!
그것만 구현할 수 있었어도 바로 무장할 수 있었을 텐데…!
오늘 무기를 안 챙겨온 게 천추의 한이다! 이거 로망이라고 폄하할 때가 아니야! 다음에 시간나면 이런 사태를 대비해서 무조건 마나소드랑 마나아머 수련을 하도록 하겠다!
덤으로 맨손 전투술도!
“어쩔 수 없다! 무기 없이 맞설 수밖에!”
“무기가 없긴 왜 없어요!”
“뭐라고?”
“바로 위층이 무기 매장이더만! 빨리! 층 폐쇄되기 전에 올라가죠!”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위층이 무기 매장이었구나!
확실히 거기로 간다면 사방에 널린 게 무기다. 그것만 있으면 나도 F 랭크 괴수들을 썰 수 있으니,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레오나 말대로 이 위급상황에서 내뺄 수는 없지.
함께 시민들을 지키도록 하자.
“저기! 비상구로 올라가요!”
“알았어!”
그렇게 레오나랑 비상구로 달려가니.
“고객님들! 이쪽이 아닙니다! 통제 불응시 고강도의 구타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폭언을 당할 수 있으니 당장 저쪽으로 가세요!”
비상구 쪽에 있던 보안요원 하나가 소리쳤으나, 일반인 요원이 초인을 어떻게 구타하겠나!
“거기 요원님! 우리 아카데미 생도입니다! 초인이에요! 위층에 무기 찾으러 가는 거니까 비상구 좀 열어주십시오!”
“아이고! 생도님들이셨구나! 저희 좀 살려주세요!”
재빠르게 반응한 요원이 비상구 문을 열었다.
근데 보통 비상구로 대피하지 않나? 이쪽엔 지키는 요원 둘 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현장 인원은 다 저쪽에 몰려있는 상태다.
아마 대피용 긴급 통로가 따로 있는 듯.
“살려줄 테니까 문 좀 더 빨리 열어주세요! 위층이 무기 매장이니까!”
“네! 위층 비상구 열라고 연락할게요!”
“빨리해주세요!”
레오나까지 소리치니 잠금장치가 척척 채워져 있던 비상구의 문이 더 빠르게 열린다. 아무래도 비상시 비상구는 폐쇄인가 보다.
뭐 하자는 거야.
“가죠!”
“그래!”
아무튼 비상구로 들어간 뒤에 재빠르게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셨군요!”
들어가자마자 비상구를 지키고 있던 요원들이 반겨준다. 문을 잠그지 말라고 일러둔 후에 땅을 박차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퀘아아아악!”
“크르르륵!”
온갖 기이하게 생긴 괴수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근데 중요한 건 그 괴수들이 전부 다 내장을 흩뿌리면서 썰려 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ㅡ촤자작!
놀랍게도 이 층은 무기 매장이었던 만큼, 쇼핑을 즐기고 있던 현역 영웅과 헌터들이 있었던 것이다!
“싹 다 조져버려!”
“이 개새끼들이 다 어디서 나왔지!”
“무슨 건물 안에 게이트가!”
즉석에서 연합한 것인지 초인들이 팀을 이룬 채 괴수들을 도륙하는 중이다. 거기에 저쪽에선 총성도 들려온다. 요원과 초인들이 합세해서 싸우고 있으니, 이 층은 걱정이 없구나!
“김근철이 빨리요! 무기 파밍부터 하세요!”
“근데 파밍 막 해도 되나!”
“당연히 안되지! 손님 여러분들! 제가 여기 주인입니다! 사실 거 있으면 빨리 사가세요!”
놀랍게도 상인 역시 초인이었다! 싸우다 말고 잽싸게 달려온 그가 카운터에 선 채 소리친다!
“에잇! 아무거나 고르죠!”
“그래!”
바로 레오나랑 아무 칼이나 골라서 카운터로 뛰어갔다. 비상사태인 만큼 레오나가 내꺼까지 결제하겠다면서 카드를 쑥 내민 순간.
“손님! 현금 할인 10퍼센트!”
이 인간이 이 시국에 현금 타령이야!
“카드나 빨리 긁어욧!”
“에잉, 알겠습니다…”
ㅡ삐빅.
그렇게 카드를 긁은 즉시 칼을 잡아 들고 레오나와 함께 비상구로 뛰어갔다. 어차피 이 층은 영웅들이 알아서 처치할 테니까.
“근데 여기도 이런 거 보니까 아무래도 모든 층이 지랄 났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어떻게 이러지!”
지금 백화점 내부는 완전히 지옥이라고 할 수 있는 상태다. 건물 안에서 게이트가 발생했으니, 안에 있는 민간인들은 전부 독 안에 든 쥐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밑층으로 다시 내려간 순간.
ㅡ투두두두두!
ㅡ투두두두두두!
말 그대로 치열한 전장이 펼쳐졌다.
대체 보안요원이 몇 명이냐? 중무장한 요원들이 방패로 방어선을 형성했고, 그 요원들 뒤에 선 소총 사수들이 F 랭크 괴수들을 향해 발포를 하는 중이다.
고객들은 이미 다 어디로 대피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아닛! 저기 사람이! 팀장님! 저기 고객이…!”
“우리 아카데미 생도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네!”
근데 진짜 현대 한국이랑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묘하게 진정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김근철이.”
ㅡ처억.
레오나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저쪽과 저쪽. 새로운 게이트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아주 진지한 목소리.
“저기서 괴수가 쏟아져 나온다면 요원만으로는 버틸 수 없겠죠. 각자 하나씩 맡고, 모두를 구하는 거예요. 알겠나요?”
목소리만큼이나 진지한 얼굴로 레오나가 말한다. 물론. 그 말에 들려줄 대답은 단 하나뿐.
“나만 믿어라. 저쪽은 내가 마크할게.”
“좋은 대답이네요.”
미소 지은 레오나가 몸을 돌렸다.
“일단 여유 되면 지원하러 갈게요, 그럼!”
“잘 싸워라!”
“싹 다 조져버리고 오세요!”
“그래!”
ㅡ콰앙!
레오나가 진각을 밟으면서 게이트를 향해 돌진함과 동시에, 나도 방향을 틀어 저쪽에 있는 게이트로 몸을 날렸다.
침착해라.
이곳은 괴수동물원보다 넓고, 안에 같이 싸워주는 사람들이 있는 상태다. 그리고 도심지에 있는 백화점인 만큼 몇 분만 버티면 구조대가 오겠지.
“크아아아아아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함성을 내질렀고.
ㅡ츠츳!
나는 이제 막 게이트에서 나오려고 하는 무언가를 향해.
“웨폰인챈트으으으!”
있는 힘껏 칼을 내질렀다!
ㅡ카앙!
카앙이라고? 의문을 느낀 순간, 안쪽에서 무언가 기이한 것이 걸어 나오면서 킬킬거렸다.
“키히히힛.”
“이 새끼!”
그것은 몹시 기이한 형태의 괴인이었다!
마치 파워레인저에 나올 것 같은 잡몹 같은 생김새. 놈은 회색 가죽을 지닌 인간 같은 놈이었는데, 알몸이었고, 팔다리가 인간에 비해 길고 가늘었으며, 눈이 하나뿐인 싸이클롭스였다. 심지어 얼굴에 코는 없고 입술 없는 입이 뚫려 있을 뿐이다.
귀는 마치 코끼리의 그것처럼 팔랑 거렸는데… 이 새끼 중요한 건 칼을 들고 있다는 거였다!
ㅡ키이이잉!
그 칼로 내 검을 막고 있는 상태!
“뒈져!”
바로 유리에게 배운 대로 있는 힘껏 놈의 발등을 짓밟아준 순간.
ㅡ쿠웅!
“콰아아아악!”
놈의 발이 터짐과 동시에 놈이 입을 쩍 벌리면서 비명을 내뱉었다. 나는 바로 칼을 들이밀어 끝장을 내려고 했지만, 이 새끼 끈질기게도 내 칼을 열심히 방어하고 있다…!
힘 싸움을 하느라 팔이 떨려온다.
“마나 실드!”
ㅡ츠팟!
즉흥적으로 마나 실드를 생성한다. 직사각형은 아니다. 마치 메갈로돈의 이빨 같은 삼각형의 형태. 눈앞에 떠오른 그것을 왼손으로 잡고, 바로 놈의 안면, 구체적으로 커다란 외눈깔을 향해 내리찍는다!
ㅡ콰직!
“카하아아아아악!”
그제서야 놈이 뒷걸음질을 쳤다.
봐주지 않는다. 괴인 새끼들을 가만 냅뒀다간 인간들이 죽을 뿐이다. 일종의 사명감을 느끼면서, 나는 자유로워진 검을 내 쪽으로 당긴 뒤에 그대로.
ㅡ푸욱!
놈의 모가지에 찔러넣었다.
“끄윽…!”
그렇게 내 칼을 막으면서 자신감 있게 등장한 괴인이 무릎을 꿇었다. 이겼다. 흥분으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승리의 쾌감을 곱씹기에는 할일이 너무 많다.
ㅡ콰직!
바로 거꾸로 잡은 검을 내리찍어 놈의 목을 떨어뜨렸다.
“다음 새끼 나와라!”
게이트에서는 다음 괴인이 나오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