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6)
EP.16 학교생활 존나 스펙타클 하네 # 11
“낄낄낄.”
시후와 함께 급식실에 가는 길.
기대감이 폭발한다.
뷔페라니? 학교 점심이 뷔페라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아주 포근한 바람이 내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내가 이런 터무니없는 기쁨을 느껴도 되는 걸까?
마치 구름에게 안긴 듯한 기분이로구나.
나는 구름에 안긴 채로 햇빛과 함께 왈츠를 췄다. 노래하고 싶은 기분이다. 이 기쁨을 노래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대체 언제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이지.
근데 진짜 실화냐?
학교 급식이 뷔페식으로 나온다고?
“역시 영웅이 좋긴 해. 나라를 지킬 초인들인데 당연히 뷔페식으로 밥을 줘야지. 암. 그렇고 말고.”
“핳, 핫하하. 근철아. 조금 과도하게 좋아하는 것 같아서 너무 웃긴 것 같아.”
“이게 과도하다고? 넌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거냐?”
“큽…! 이, 이런 걸로 사람의 마음까지…!”
이시후가 웃음을 참으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진짜 웃음이 헤프다니까.
“뷔페 먹는다는데 사람으로서 그럼 당연히 좋지. 이야! 아레스 아카데미 만세다! 이사장님 사랑해요! 어쩐지 이사장님이 비정상적으로 예쁘긴 했어.”
“…응? 이사장님이 뭐?”
“그게 다 마음이 고와서 그랬던 게 분명해. 그 왜. 그런 말도 있잖아. 마음이 고우면 그게 다 얼굴에 드러난다고. 내가 봤을 때 이사장님이 딱 그런 케이스야.”
참 예쁜 누나다.
“…”
아무튼.
정말 미친 듯이 기뻤으나.
“절망했다.”
나는 급식실에 도착하자마자 절망하고 말았다.
“급식을 돈 내고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마음이!
“입장료 3만 원 실화냐!!!”
마음이 부서질 것만 같아!
“뭔 식권이 3만 원이나 해!!!”
놀랍게도 급식실 입장 비용이 3만 원이었다! 놀라울 정도로 정직한 거금! 통장에 딱히 돈이 없는 내가 먹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게 급식실 들어가는 데 돈을 내야 한다는 거냐!
“그, 근철아?”
“크흑!”
이건 먹을 수 없다.
지금 내 통장 상황은 그야말로 극악 그 자체다. 현재 내겐 부모도 형제도 없으며, 돈 나올 구석이라고는 국가에서 나오는 보조금이 전부였다.
그 보조금은 월 50만 원 남짓.
50만 원으로 한 달을 생활해야 하는데 3만 원짜리 한 끼 식사? 그런 걸 먹을 수 있을 것 같느냐! 사람을 우습게 보지 마라! 그걸 먹는 순간 난 며칠 동안 굶어야 해!
즉시 눈물을 씹어 삼키면서 시후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시후야. 밥은 너 혼자 먹어라. 난 너무 비싸서 못 들어가겠다.”
“비싼 건가? 그럼 근철이 너는 어쩌게?”
“어쩌긴. 매점 가야지.”
이카루스는 어리석게도 하늘에 닿으려 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지금의 나처럼.
하지만 이카루스의 아버지는, 그런 어리석은 아들의 시체를 주워 담으면서 후일을 기약했지… 그 마음을 곱씹으면서 돈갑내기 먹으러 가자. 시팔럼들. 내 주제에 구름에게 안기다니. 처음부터 그럴 자격은 없었던 것이다. 햇빛과 왈츠를 출 자격 따윈 내게 없었지. 그럼 난 대체 어디에서 노래해야 할까.
“매점에 갈 거야?”
“어.”
“그럼 같이 가자!”
“뭐? 정말이냐? 너 정말로 저 ‘급식실 뷔페’를 포기하겠다고?”
인간이냐?
저걸 참을 수 있다고?
인간이?
“별로 상관없는데?”
하긴 뭐.
정상적인 가정. 그것도 초인 자식을 둔 부모라면 용돈 정도는 빠빵하게 주겠지.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보라.
ㅡ우루루.
학생들이 아주 그냥 줄을 서서 급식실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저게 정상이다.
“그러냐? 그럼 같이 가자.”
“응!”
뭐가 그리 기쁜지 시후가 실실 웃으면서 내 옆에 따라붙었다. 그렇게 뭐, 나는 시후와 함께 매점으로 향했다.
“야, 그래서 말인데. 내가 그 류천휘 그 녀석을 어? 일단 교무실에 신고할 생각이거든?”
“흐응… 그래?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게 더 좋을 텐데.”
“친구 아냐 임마. 니가 친구지 걔가 친구냐?”
“앗, 응? 그, 그렇지? 내가 친구지… 흐흐흫.”
“어 그래 시발 니가 친구라고. 그니까 당연히 신고를… 아, 잠깐. 시후야. 화장실 좀 들렀다 가자.“
“응? 화장실?”
물 한번 빼고 매점 가야지.
그렇게 나는 시후와 함께 근처 1층 건물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래서 말인데. 신고를 할 타이밍이 딱… 음?”
뭐야?
“시후야?”
보니까 시후는 화장실 바깥에서 날 기다릴 생각인지 밖에 서 있는 상태였다.
안 따라 들어왔네.
“안 들어옴?”
“아, 아니! 난 괜찮아서!”
“그래?”
민감하게 반응할 일인가? 뭐 적당히 물을 빼고 나서 손을 씻고 다시 나왔다. 남자끼리 화장실 가는 거 싫어하나 보지.
“그럼 매점 가자.”
“응.”
매점까지 가는 길은 이미 다 외워둔 상태다. 아주 당당하게 시후를 끌고 매점까지 직행. 다행히 매점은 한산했다. 하긴. 저런 뷔페 냅두고 매점 올 일은 거의 없을 테니까. 부르주아 새끼들 부럽다 부러워.
“아하, 여기가 매점인가아.”
매점에 들어온 시후가 상기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뭐 이렇게 좋아 보여? 매점 처음 와?”
“응. 일단은 처음 오는데.”
“그래?”
“친구랑 매점 오는 것 자체가 처음이야. 그래서 뭔가 즐겁네. 아, 근철아. 이거 다 자판기로 뽑는 거야? 신기하네.”
이 녀석 친구가 없는 타입이었나?
그러고 보니 좀 중성적으로 생기기도 했고, 키도 작은 편이다. 여리여리한 게 딱 봐도 활동성이 없는 타입 같단 말이지. 근데 그런 것치곤 류천휘랑 싸울 때 와서 용감하게 잘 말리더만?
불의를 못 참는 성격…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잘 알아볼 걸 그랬다.
“어. 다 뽑아야지.”
“뭐가 맛있어? 처음이니까 근철이가 좀 골라줘.”
“야, 시발. 내가 골라줄게. 일단 저거. 돈갑내기랑 불벅. 그리고 피자한판이랑 피자홀릭. 전부 다 완벽하기 짝이 없는 메뉴다. 아무거나 골라. 그리고.”
ㅡ덜컹.
“피크닉까지 뽑으면 만사 오케이지. 자! 뽑아라! 시후야!”
“응!”
이시후는 뭔가 기대가 된다는 것처럼 지갑을 꺼내든 채 음식을 뽑기 시작했다. 즐거워하는 거 보니까 참 특이한 애지 싶다.
그렇게 돈갑내기를 뽑아서 렌지에 돌린 다음에 자리에 앉아서 시후와 함께 식사를 했다.
“앙.”
“맛있냐?”
“응. 아. 이거 맛있다. 돈갑내기라고 했지?”
“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라고. 진짜 개 맛있다, 진짜.”
한입 베어 물자마자 터지는 육즙이 가히 환상적이다. 그래. 급식 못 먹으면 이런 거라도 먹어야지. 나는 행복합니다.
“너무 맛있어, 진짜. 천상의 맛이야.”
“하하하, 근철이는 표현이 뭔가 엄청 풍부한 것 같아.”
“사람이 착해서 그래.”
착한 사람은 다 나처럼 말하고 그런가.
“야, 그보다 시후야.”
“응?”
“레오나 완전 엔젤 아니냐? 뭐 그렇게 애가 리더십 있고 착하지? 나 존나 감동했잖아.”
“흐응… 그래? 친절한 것 같긴 했어.”
“흐흐흐, 그렇다니까. 예쁜데 착하기까지 하면 완전체 아니냐?”
“그렇지. 그런데 근철이는 레오나 같은 여자애가 취향이야?”
“예쁘고 착한 여자 싫어하는 남자가 있겠냐?”
“…”
극한의 감동이다.
“와, 근데 진짜 디지는 줄 알았는 데 와서 바로 마사지 해주더라. 이거 완전 나이팅 게일이라니까. 알지? 나이팅 게일.”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그 정도는 다 알아.”
“그렇지. 다 알지. 그러니까 레오나의 아름다운 마음도 모두가 알아야-”
“아, 맞다. 근철아. 방과 후에 훈련 말인데. 어디서 할 거야?”
“훈련장 가서 할까?”
“그러자. 잘 알려줄게.”
“좋지!”
뭐 그런 식으로, 나는 시후와 매점에서 시간을 때웠다.
“다 먹었으면 아이스크림도 조져 줘야지.”
이거 잔고 생각하면서 먹어야 하는데 진짜 끊을 수가 없구나. 이게 시발 글러트니지 고딩이냐?
하여간 고삐리놈들 위장은 얕볼 수가 없다니까. 언제 한번 혼쭐을 내줘야겠어. 위장 너 이새끼 까불면 나한테 뒤져.
*
*
*
“학생 여러분.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멸망한 것은 알고 있지요? 하지만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대표적으로.”
ㅡ스윽.
이론 담당인 마이케스 교관이 칠판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중국. 중국은 현재 완전히 분열된 상태지요. 스스로를 대장군이라고 자처하는 고위 각성자들이 군벌을 이룬 채 특정 지역을 통치하고 있는 중이고, 주변 빈자리를 괴인들과 빌런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뭐?
대장군?
“여기선 전쟁이 끊이질 않습니다. 대장군. 괴인. 빌런. 각 세력들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싸우고 있는 중이거든요.”
흠.
“각 대장군들에게 종속된 중국 인민들은 그야말로 노예 같은 삶을 살고 있는데… 사실 괴인이나 빌런들에게 지배당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에요. 중국 지방의 괴인들은 대부분이 인민들을 가축으로 기르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장군에게 지배당하는 쪽이 더 낫다는 게 정설이지요.”
요약하자면 이렇다.
중국은 좆망했다.
근데 땅이 존나 커서 사람이 다 죽은 건 아니다. 스스로를 ‘대장군’이라고 자처하는 고위 각성자들이 군벌세력을 이룬 채 특정 지역을 통치 중이고, 멸망한 땅의 빈공간들을 괴인들이 차지했다고 한다.
이 괴인들은 이계에서 온 지성체들이다. 중국 지방에 둥지를 튼 녀석들이 많이 있다고. 아무튼 이들은 대장군 세력과 박 터지게 싸우고 있단다.
중국인들은 대부분이 노예가 되어 존나 힘들게 살고 있는 중이고.
“청나라가 멸망했을 때도 이렇게 군벌이 난립했는데 말이지요. 아무튼. 중국 대장군 중에서 제일 강한 세력을 지니고 있는 게 바로 ‘관우’라고 불리는 S급 각성자고.”
관우 이 지랄.
“가장 강력한 괴인 세력이 ‘큐발라이트’입니다. 빌런에 이르러서는 딱히 누가 제일 강하다고 특정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계 ‘올리가르히’들이 그나마 세력이 제일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마이케스 교관의 수업을 들으면서 계속 필기를 했다. 내가 봤을 때 이건 고리타분한 설정 이야기 따위가 아니다.
영웅들은 각 세력 간의 관계 같은 걸 잘 알아야 할 테니까. 말하자면 실전에서도 쓸만한 지식이라는 것이다. 파병된 특수부대. 국정원 해외 파견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국가 간 관계나 적성국의 전투력을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
제대로 공부해 두자.
“그리고 일본 쪽에는 네오다이묘들이 있지요? 조사 결과 중국 대장군들과 전투력 차이는-”
ㅡ딩동댕.
“아, 수업 끝났네요. 생도 여러분들? 너무 전투 쪽 수업만 열심히 받으면 곤란해요? 훌륭한 영웅이 되기 위해선 이론 수업도 필수랍니다. 그럼 다음에 봐요.”
인사를 남긴 마이케스 교관이 바깥으로 나갔다.
쉬는 시간이다.
“아오, 진짜. 외울 거 개많네. 시후야. 저런 거 다 외울 수 있겠냐?”
“보통은? 못 외우면 따로 공부해야지.”
“어딜 가든 다 공부를 해야 하는구만. 어렵다, 어려워.”
육체랑 마력 단련도 바쁜데 이론까지 해야 한다니.
“이거 육체랑 마력만 조져도 바쁜데 말이지. 인간적으로 할 게 너무 많아. 뭔 놈에 학교가 아주 그냥 악질이야, 악질. 시간이 모자란다고.”
“비명 지를 시간을 말하는 것인가? 비명맨.”
그때 들려오는 켄의 목소리.
“켄 이 새끼?”
“크하하하! 아침엔 정말로 죽여주더군! 보다가 웃겨 죽는 줄 알았다, 비명맨!”
“야. 진짜 지랄 좀 그만해 임마. 니는 안 그럴 거 같냐?”
“실제로 안 그랬다만?”
“말고 임마. 니도 쥐 한번 나봐라. 그러나 안 그러나.”
“뭐, 난다고 해도 비명맨처럼 비명을 지를 것 같진 않군?”
켄은 그리 말하면서 아주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안경까지 고쳐 쓴다.
“뻥치지 마. 니도 비명 꽥꽥 지를 거다.”
그리 켄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니.
“김근철이? 자기가 비명을 질렀다고 해서 남들도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죠?”
“너는 엔젤 레 오나!”
이번엔 레오나까지 왔다!
“엔젤 빼라고!”
엔젤을 빼라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어떻게 빼냐? 아주 그냥 머리 뒤에서 후광이 비춰지고 있구만.”
“후, 후광?”
“어. 후광. 그리고 등 뒤에 날개도 달렸네? 천사란 티를 그렇게 풀풀 내고 있는데 천사가 아니라고 하면 내 입장이 뭐가 되냐?”
“지, 진짜 헛소리를 따발총처럼 갈기시는군요?”
내 말에 레오나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반응했다.
“뭔 놈의 아가리가 이렇게… 아무튼. 소리 좀 그만 지르라구요. 근데 뭔 천사래. 흥. 천사 이지랄. 흥. 무슨 엔젤 이러고 있어. 기가 막혀서 진짜.”
ㅡ또각또각.
뭐가 마음에 안 든 것인지 말을 마친 레오나가 도도하게 흥 소리를 내면서 몸을 돌리고는 또각또각 걸어갔다.
“비명맨? 카이너스 아가씨한테 단단히 찍혔군?”
“뭘 찍혀. 도움받았는데. 찍힌 건 교관님한테 찍혔지. 진짜 좀 살려줘라. 앞으로 뭐 하기만 하면 날 지목할 것 같애.”
불안해서 미칠 것 같다.
“흣, 하하하! 실제로 그럴 것 같아!”
앉아 있던 시후가 동의를 표했다.
이게 진짜라니까?
앞으로 나만 존나게 부를걸?
“그치?”
“그럼 근철이 또 비명 지르는 거 아냐?”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무튼. 곤란해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 근철아.”
“그래야지.”
그거 말고 답이 있나.
뭐 그렇게 쉬는 시간이 끝이 났고, 다음엔 교관이 아니라 교수가 들어왔다. 교수들은 일반 수업을 한다는 모양이다. 그 일반 수업이라는 것은 놀랍게도 언수외탐이었다.
아니 근데 씨발 영웅은 언수외탐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었냐?
존나 어이없네.
초인이 언수외탐을 왜 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