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69)
ㅡ첨벙!
시야가 돌아간다.
나는 마치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처럼 바다에 처박히고 말았다. 우유리 이 파격적인 녀석 같으니라고.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바다에 던져?
“푸하!”
바로 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면서 숨을 내뱉었다. 초인으로서 물은 두렵지 않다. 이 원한 반드시 갚으리라!
“나왔냐!”
숨을 내쉬고 있으니 저 멀리서 유리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용서할 수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유리에게 바닷물을 먹일 것이다.
“우유리 이 새끼! 각오해! 널 부숴버리겠다!”
그리 당당히 해변 선전포고를 한 순간.
“어어? 김근철이 이 새끼가 감히 하극상을 일으켜? 뒤졌다!”
ㅡ훌렁!
갑자기 유리가 자기 상체를 가리고 있던 가디건을 훌렁 벗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허억…!”
솔직히 숨이 넘어갈 뻔했다!
저렇게 대담할 수가 있나? 유리는 자신이 비키니 차림이라는 것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 것처럼 가디건을 벗어버렸다.
대체… 가리는 면적은 속옷이랑 크게 다를 게 없는데 왜 수영복을 입으면 저렇게 대담해지는 거냐? 이해할 수가 없다.
“거기 가만히 있어!”
아무튼 비키니 차림이 된 유리가 전의를 불태우면서 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흉부. 흉부가 흔들린다. 남자인 줄 알았던 시후의 그것과는 달리, 유리는 처음부터 여자였기 때문에 파괴력이 더욱 대단하다.
그리 잠깐 시야를 뺏긴 사이.
ㅡ콰앙!
유리가 해변을 짓밟으면서 포탄처럼 몸을 쏘아냈다!
ㅡ쐐애애액!
비키니 유리가 날아오고 있어!
“으아아아아악! 꺼져! 저리 꺼져!”
ㅡ촤학!
나는 있는 힘껏 물을 뿌려 유리의 비행을 저지하려고 했다. 촤학! 내가 쏘아낸 강렬한 물줄기가 유리의 얼굴을 강타한다. 그것으로 유리가 바다로 추락했지만.
ㅡ첨벙첨벙!
곧 수영 모드로 전환해서 나를 향해 돌진해온다!
“미친! 상어다!”
너무 강력한 수영이라서 주변 물이 다 튀고 있었다. 그것을 보니 어째서인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면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지금 유리한테 잡히면 난 어떻게 되는 거냐?
ㅡ파앗!
눈빛을 보니 내게 험한 짓을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으아아아아악! 살려줘! 엄마아아아앜!”
공포에 질린 나는 계집애처럼 비명을 내지르면서 수영을 실시해 해변가로 도망쳤다. 그런 나를 유리가 미친 듯이 쫓아오고 있는 중이다…!
“김근철이 이 새끼! 거기 안 서!”
근데 피지컬이 존나 딸린다!
유리가 어뢰처럼 날아오더니 나를 잡아버렸다!
ㅡ꽈악!
“잡았다!”
“으악!”
나를 뒤에서 덮쳐버린 유리가 내 목을 끌어안고는 나를 가라앉히기 위해 다리로 내 허리까지 휘감아버렸다…!
“어? 이 새끼가 감히 스승님한테 물이나 뿌리고 말이야. 누가 그러래! 어!”
힘이 너무 강해서 저항할 수가 없다. 나는 유리에게 붙들린 채로 가라앉았다.
“그르르륵!”
이것이.
죽음인가?
죽음이라는 것은 의외로 포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사로운 감촉. 나는 거기에 파묻힌 채 무덤으로 들어간다… 가 아니라!
“푸하!”
죽을 뻔했네!
수면 위로 머리를 올리자마자 숨을 터트렸다!
“야! 남산! 남산이냐고! 이게 진짜로 누르고 있어!”
“어어? 큰소리치지?”
“악!”
ㅡ뽀르르륵!
다시금 유리가 나를 강하게 끌어안은 채로 날 가라앉힌다. 미친…! 미친 듯한 스킨십이다! 말 그대로 수중 레슬링이 아닌가!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즐거웠겠지만 이건 너무 위험해!
“살려줘! 살려주세요!”
“얌마! 빠져나가 보라고! 영웅이 지상에서만 싸우는 줄 아냐? 물에서도 대응해야지!”
“놀러 와서 훈련하지 마앜…!”
이러다 진짜 죽겠네!
“레오나아아앗!”
그래서 레오나를 부른 순간.
“에잇!”
레오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유리! 당장 놓지 못하겠어요! 거기서 떨어지세요! 김근철이를 죽일 생각인가욧!”
“야!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죽이긴 뭘 죽여!”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구요…!”
난 개구리였냐?
“우유리 당신 상대는 바로 저랍니다! 끝장을 내드리죠! 이 해변 레슬링으로!”
“뭐라고!”
ㅡ콰앙!
큰 충격이 느껴졌고, 나는 해변가로 튕겨져나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레오나와 유리가 있는 곳을 본 순간, 절로 입이 떡 벌어졌다.
“세상에!”
ㅡ첨벙!
ㅡ콰아아아앙!
이게 대체 뭐냐?
저 바다에서 강력한 물기둥이 치솟고 있었다. 그렇다. 레오나랑 유리가 저기서 격투에 가까운 레슬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에잇! 안 봐줄 테니 전력으로 덤비시죠!”
“크학…! 어, 그래! 야! 여기서 이긴 사람이 더 강한 걸로 하면 되냐!”
“물론이죠!”
비키니만 입은 레오나와 유리의 수중 레슬링은 실로 격렬했다.
ㅡ콰앙!
두 여자 모두 전사의 혼을 불태우면서 서로를 잡고 물에 내던지는 것은 물론, 아예 집어 던지거나 물속으로 처박으면서 물줄기와 물보라를 만들어낸다.
“미친.”
초인들이 바다에서 놀면 저렇게 되는 거구나.
ㅡ촤락!
뿐만이 아니라 미역이나 해초니 하는 것들도 사방팔방으로 튀어 나간다. 그 모습이 가히 심해의 침략이라, 나는 증기선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둘은 그만큼이나 격렬하게 대련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저히 두 눈을 뗄 수가 없어…!
저러다 비키니가 벗겨지는 게 아닌가 몰라!
“근철아앗!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거야!”
“뭐? 아닛!”
순간.
ㅡ부웅!
내 몸이 떠올랐다.
“이, 이시후 이 새끼!”
시후가 날 집어 던진 것이다!
“크학!”
뭐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나는 바다에 처박혔다.
“근철아. 너무 대놓고 보고 있는 거 아냐?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뭐, 뭐 내가 대놓고 봤다고 그래! 그냥 수준 높은 대련이라서 구경 좀 한 건데! 아무튼 이시후 이 새끼 뒤졌다!”
당하고만 살 수는 없지. 나는 바로 몸을 추스르고 물에서 빠져나와 시후를 향해 돌진했다.
“하! 근철이 넌 아직 나한테 안돼!”
“해봐야 할지! 죽어라아아앗!”
“꺄앗?!”
ㅡ파앗!
시후에게 붙은 즉시 씨름을 하는 것처럼 녀석의 바지밴드를 붙잡았다.
이대로 던져주마!
“아니, 아니아니! 근철아아앗?! 지금 바지르으을?! 뭐하는 거야앗!”
“야 임마! 여자 같은 소리 내지 말라고! 넌 지금 내가 박살 내야 할 친구인 남자 이시후잖아!”
“그래도오옷!”
문답무용.
즉시 있는 힘껏 마력을 터트려서 시후를 바다로 던져버렸다.
ㅡ첨벙!
나이스 샷!
“푸하…! 근철이 너어어엇!”
머리를 뺀 시후가 날 노려보며 소리친다.
“흐흐흐.”
걱정 마라, 시후야.
나는 너를 제대로 동성 친구로 대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랑 있을 때는… 마음 편하게 있어라. 그것이 친구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극한의 배려다.
그 출렁이던 지방덩어리가… 크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극복하자! 나는 시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로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해줄 것이다!
“와라, 이시후!”
“죽었어!”
시후가 매서운 기세로 달려왔다.
이거 한바탕 해변 레슬링을 조지겠군?
그래. 아까 작은 소동이 있긴 했지만, 바다에 몸을 던지고 놀고 있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좋아진 상태다. 이게 바로 바다 아니겠는가?
* * *
“으윽.”
결국 시후랑 격렬하게 살을 맞대면서 레슬링을 하게 된바, 바다에 몇 번이고 처박히게 되면서 바닷물을 잔뜩 마셔버렸다.
“진짜, 근철아. 이건 벌이야, 벌. 내가 여자란 걸 아는데도 막 그래? 바, 바지밴드를 왜 자꾸…”
“야, 야. 그래서 벗겨졌어? 괜찮아, 임마. 친구끼리 놀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어?”
“걱정마라.”
멋진 한마디.
“시후 너는 임마. 끝까지 내 동성 친구니까.”
“뭐…?”
“그러니까 내 앞에선… 그 뭐냐. 노심초사 같은 거 하지 말라고. 난 다 이해하니까. 적어도 내 앞에서는 편하게 있어도 돼.”
“이 무슨…!”
감동한 것인지 시후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ㅡ첨벙!
그쯤 되니 실컷 지랄을 치던 레오나와 유리가 상륙해왔다.
“오! 왔네! 다 싸웠냐! 누가 이겼어!”
오늘의 승자는 누구?
“제가 이겼네요!”
“내가 이겼거든!”
“우유리 당신 물속에 17번 처박혔거든요!”
“에에? 넌 물속에 10분 넘게 있었는데?”
진짜 한치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둘 다 전사의 혼을 지닌 여자들답게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서로 지들이 이겼다고 우기고 있다.
“흠, 그럼 이거 다른 걸로 승부를 내도록 하죠. 게잡이 어때요?”
“좋지!”
“아, 그래서 누가 이겼냐고! 비겼어?”
“뭐, 비긴 걸로.”
“아니. 내가 이겼는데?”
레오나가 적당히 타협하려고 하는 틈을 타 유리가 얍삽하게 대답했다.
“그럼 유리가 이겼네.”
“아아아아악! 김근철이! 뭘 그냥 이겼네 하고 넘어가는 건가요! 대결을 잘 보고! 승패를 가렸어야죳!”
“아니… 그걸 어떻게 다 보고 있어…”
솔직히 계속 보고 있으면 좀 그렇잖아.
“왜. 비키니 벗겨질까 봐 못 보겠어?”
순간 유리가 느물느물 웃으면서 그리 말했다!
“아니! 뭔 소리야!”
“이 새끼 맞네.”
“우, 우유리 당신!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레오나! 김근철 이 새끼 좀 어떻게 해봐! 우리 비키니를 노리고 있다고!”
“꺄아아아아아악!”
좀 살려줘!
“뭘 또 비명을 지르고 있어! 아, 근데 바다에서 몸 쓰니까 개배고픈데. 슬슬 밥 먹으러 가자.”
굶어 죽기 일보 직전이다.
“어. 그래야지. 짐이나 들어.”
“넹. 아, 그전에 이거. 가디건.”
바로 짐에서 가디건을 꺼내 레오나와 유리에게 내밀었다.
“아. 고마워요.”
“어.”
레오나와 유리가 가디건을 받아 들고 위에 걸친다. 근데 역시 바다라고 하반신에는 뭘 안 걸치네.
“응? 김근철이? 뭐죠?”
“음? 아니. 암것도. 근데 뭐 먹냐?”
“글쎄요. 일단 가면서 보도록 하죠.”
그렇게 바로 파라솔을 정리하고 시후의 것을 제외한 모든 짐을 들었다.
아까 은퇴영웅이 지 이름 대고 밥 먹으라고 했는데 그럴 생각은 없다. 뭐 이쁘다고 받아먹나? 내 돈으로 먹어야지.
근데 뭘 먹을지 좀 고민이다. 아, 바다에 온 만큼 그 뭐냐. 매운탕이 좀 땡기는데. 그거나 먹자고 해볼까?
“아니, 근철아. 들어주는 김에 내 것도 좀 들어줘.”
“이게 뭔 헛소리야? 닌 남자잖아 임마!”
“에잇! 그냥 내 것도 좀 들어! 들라고!”
돌연 시후가 자기 짐을 내 가슴팍 위에 올려버렸다!
“어니이이잇!”
안 떨어지게 중심을 잡으면서 양팔의 안쪽으로 눌러 잡았다!
“야!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안 가져가! 이거 괴롭힘이야!”
“레오나랑 유리만 챙겨주고 있어! 나 삐진다!”
“사내새끼가 삐지긴 무슨…!”
“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