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78)
“야.”
“왜!”
“내가 우습나? 내가 우스워? 너 이 건방진 새끼. 지금 뭘 믿고 이렇게 지랄하는 거지?”
“그냥 개소리하는 거 못 들어줄 것 같아서 지랄했는데. 불만 있냐? 이 씨팔새끼야? 못 배워 처먹은 새끼. 니 애미가 그렇게 가르쳤나 보다.”
“하, 하하하. 이 새끼가 진짜.”
어이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인 녀석이 말을 이었다.
“나한테 욕해서 좋을게 하나도 없을 텐데. 오케이. 알았어. 검사관인 나한테 욕설. 폭언. 인격모독. 수사 비협조. 너 가중처벌. 오케이. 감옥에서 그냥 죽어봐.”
“응. 니 애미.”
“개같은 새끼.”
“감옥가면 니 낳은 죄로 거기 갇혀있는 느검마 찾아가면 되냐? 가서 씨팔 어떻게 해야 아들새끼가 저런 싸이코가 되냐고 물어볼게 이 씨팔럼아.”
“이 새끼 안 되겠네. 야! 녹화 중단! 카메라 꺼!”
순간 놈이 벽에다 대고 그리 소리쳤다.
“병신이냐? 이 새끼 이거 유리벽 보고 지 혼자서 처말하네. 흐흐흐.”
“하하, 참나. 야. 카메라 안 돌아가. 정신 차려.”
“무슨 카메라? 니 엄마 찍는 카메라 존나 잘 돌아가고 있구만! 왜 자꾸 모른척을 해! 니 엄마가 찍히고 있다고!!!”
“찌, 찍혀? 하, 하하… 요놈봐라? 와나 이 골 때리는 새끼가 진짜! 후우!”
ㅡ콰앙!
되는대로 개소리를 지껄이니 녀석이 책상을 치면서 짜증을 부렸다.
아, 진작 이럴걸. 괜히 정상적으로 응대해주다가 흰머리 날 뻔했네. 미쳐버리는 줄 알았는데 드디어 정신이 좀 든다.
“아무튼 너 다시 질문할 건데. 질문 거부시 명령 불복종에 국가반역죄 혐의랑 마약 밀매 혐의 추가한다.”
“마약 밀매는 또 왜 나와?”
“어? 그것만 지적하네? 명령 불복종이랑 국가반역죄는 인정한 거네? 오케이. 자백 확보.”
놈이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니 애미 자백도 확보. 그런 거 안 했다니까 자꾸 지랄이여.”
“이 골때리는 새끼 끝까지 지랄이네? 좋아. 그럼 다시 질문. 왜 빌런을 막아야 하지?”
아까 그 질문의 연속이다.
“빌런들이 나쁜 짓하면 민간인들이 피해 보니까. 영웅으로서 막았습니다. 오케이?”
“크크크, 야. 진짜 그렇게 뻔하게 대답할 거야? 그런 식으로 좋게 대답하면 누가 좋게 봐줄 줄 알고? 어. 진술서 내가 쓸게. 빌런들의 증거 인멸을 돕기 위해 바주카포를 쏴서 현장을 교란했다. 이렇게 쓴다? 알겠지?”
“니가 쓸 거면 왜 물어봐? 병신이냐? 그냥 쓰면 되지.”
“글쎄? 다음 질문. 왜 빌런들의 증거를 인멸해줬지?”
“인멸 안 했는데요.”
그리 대답하자.
“그래. 좋아. 그렇게 대답해. 내가 물어보면 너는 대답하고. 개소리 헛소리 일절 하지 말고 담백하게 사실만 말한다. 알겠나?”
갑자기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인다.
“당신 어머니가 당신을 낳자마자 고아원에 버렸습니다. 개소리 헛소리 일절 안 하고 담백하게 사실만 말했습니다. 됐죠?”
“하, 이 씨발 새끼가 진짜… 존나 피곤하네. 그럼 다음 질문. 빌런 심문하면서 들었던 내용. 토시 하나 틀리지 말고 다 말해봐.”
“어, 그러니까.”
그렇게 나는 장단을 맞춰주기 위해 적당히 욕설을 섞으면서 대답을 해줬다.
진짜 이러고 있으니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구라 안치고 진짜 범죄자가 된 기분이다. 이 씨발 진짜. 착한 영웅형님들 다 어디 갔는데? 어디서 이런 좆같은 새끼가 나타났어?
진짜 여기 바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다 좋은 영웅들만 만났었다. 근데 여긴 뭐가 마가 낀 건지, 아니면 땅이 좆같은 건지는 잘 몰라도 싹 다 지랄이네.
결심했다.
나중에 존나 강해지면 이 씹새끼 조진다. 나는 마음속 데스노트에 녀석의 죄목을 상세하게 적으면서 놈의 터무니없는 질문에 죄다 대답했다.
* * *
얼마나 지났을까.
갈증 때문에 목구멍이 말라비틀어질 무렵.
ㅡ콰앙!
취조실의 문이 박살났다.
뭐 시발 이제 진짜로 나 두들겨 패려고 어깨 형님들이 들어오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한순간, 내 눈에 붉은 머리칼이 포착되었다!
“아이고! 교관님!”
이제 살았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김근철이.”
무표정한 교관님이 이렇게 천사처럼 보일 줄이야! 나는 바로 책상을 박차고 돌진해 교관님의 다리를 끌어안으면서 엉엉 울었다!
“흐윽! 아니! 교관님! 좀 들어보세요! 저희가 그 민간인들을 위해 막 괴인이랑 빌런도 때려잡았는데, 글쎄 저기 저 씹새끼가 저 두들겨 패고 개소리 지껄이고 막 위협을-”
“조용.”
“넹.”
조용히 해야지.
“앉아라.”
“네.”
바로 자리로 가서 앉았다.
“후우.”
그래도 살았다.
아니, 씨발. 솔직히 아까 군인들한테 빌런들 인계해주고 위에서 내려온다는 영웅 아저씨를 기다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존나 화기애애했다.
그때만 해도 존나 즐거웠단 말이다.
하지만 그 즐거웠던 분위기는 남산에서 좆같은 영웅새끼들이 내려오자마자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그 이후로 계속 여기 처박혀서 지랄만 하고 있었단 말이다!
이 씹새끼들!
“맞다! 교관님! 다른 애들은요!”
“레오나는 외국인이라 따로 대기 중이지만, 이시후와 우유리는 내가 빼냈다.”
“역시!”
ㅡ콰앙!
“으헉!”
순간 이소라 교관님이 앞에 있던 테이블을 발로 차서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이소라 선배님.”
“뭐.”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방금까지만 해도 호랑이처럼 날 취조하던 씹새끼가, 교관님을 보면서 그리 말했다.
ㅡ덜덜.
그의 어깨가 추운 날 거적데기만 걸치고 밖에 나온 성냥팔이 소녀처럼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래, 봐라. 이 씹새끼야. 어디서 시발 아카데미 생도를 겁박해?
닌 이제 교관님한테 뒤졌다!
“야! 야이 씨팔럼아! 아까처럼 굴어봐, 이 좆병신새끼! 왜! 교관님 오니까 겁나냐!”
그동안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이소라 교관님은 엄청난 끗발을 지닌 은퇴영웅이었다. 그 명성이 아주 자자하지. 이딴 새끼는 그냥 한주먹거리에 불과한 것이다.
근데 있어 봐. 선배님? 교관님이 이 새끼들 선배였나?
“김근철이? 교관 앞에서 비속어를 쓰면 되겠나? 조용.”
“넹.”
대답하면서 슥 봤는데, 놈은 지금 살짝 위축된 듯한 모습으로 교관님의 시선을 피하고만 있을 뿐이었다.
겁먹었네.
“애 입술이 말라비틀어졌군. 물도 안 주면서 너희들 식으로 취조를 한 건가? 그것도 아카데미 생도를 상대로?”
“규정입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규정이지.”
“선배님.”
순간.
이소라 교관님이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ㅡ콰앙!
말 그대로 콰앙 소리가 나도록 녀석의 안면을 강타했다!
“으아아아악!”
아니 어떻게 사람 얼굴에 저런 펀치를!
근데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제대로 된 폭행의 규정을 다시 알려주겠다. 선배로서 말이야.”
“크학…! 선배님! 잠시만!”
교관님은 눈앞에 있는 새끼가 마치 샌드백이라도 된 것마냥 맨주먹으로 존나게 패기 시작한 것이다!
ㅡ콰앙!
ㅡ쿠웅!
복부와 옆구리에 바디 블로우가 직격하고, 턱에는 어퍼컷이. 옆통수에는 훅이 처박힌다.
“크학…! 푸후!”
날 취조하던 녀석이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살 이곳저곳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피멍이 시퍼렇게 부풀어 오른다. 단 몇 초만에 사람이 푸르딩딩한 나비족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 새끼 정체를 숨긴 외계인이었나!
“쿨럭!”
결국 놈이 피를 토하면서 무릎을 꿇었을 때가 되어서야 일방적인 폭행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그런 사나운 폭력을 행한 이소라 교관님은… 진짜 일말의 흐트러짐 하나 없이.
평소 그대로 말할 뿐이었다.
“그럼 이야기를 들어보지.”
무서워!
우리 교관님이 무서운 사람이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시 보니 정말 너무 멋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
“크흑! 교관님! 너무 멋있어요! 감사합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
“뭐, 뭐?”
“살면서 교관님처럼 멋진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교관님이야말로 제 우상이에요! 롤모델입니다! 저 새끼 줘패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교관님!”
“이, 이 자식… 아무래도 취조를 덜 당했나 보군. 헛소리하지 말고 앉아 있어라.”
“넹!”
진짜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이다!
이렇게 시원할 수가.
암. 사람이 이래야지.
“근데 교관님. 가능하다면 저도 그 폭행에 동참하고 싶은데요.”
“뭐라고?”
“크학… 저, 저게 진짜… 으윽.”
“저 새끼 말하는 것 좀 보세요, 교관님. 제가 좀 거들어 드리겠습니다.”
저 새끼 널브러진 꼴 보니까 나도 패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다.
“일단 이 의자로 존나게-”
“그만 까불고 구석탱이로 가서 좀 앉아 있어라. 한 번만 더 헛소리하면 혼날 줄 알아라.”
“네.”
이제 진짜 닥쳐야지.
“아무튼. 이야기를 돌려서. 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딴 취조를 한 것이지?”
“후우… 후우…”
“말해.”
“세뇌… 대상자가 적 이능술사들에게 세뇌를 당했는지, 아니면 암시를 당했는지… 그게 아니라면 뭔가의 매개체가 되었는지… 기억과 정보가 혼란이 되었는지… 가치관이 변모했는지… 인격이 뒤바뀌었는지… 몸을 빼앗겼는지… 겉과 속이 뒤집어졌다든지… 뇌가 교체되었다든지… 이계의 대상을 숭배하게 되었는지… 그것을 알아보려고…”
뭐라고?
이게 뭔 씹소리야.
“내, 내가 세뇌를 당해? 교관님?”
이소라 교관님은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 검사를 지금 이딴 식으로 하나?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텐데?”
“현장에서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 아직 검사가 더 필요합니다. 대상이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런 식의 취조는 더 사용할 수 없을 거고, 전문 시설로 가서 면담치료와 상담을…”
“닥쳐라. 그런 건 학교에서도 할 수 있으니까.”
내가 시발 지금 무슨 소리를 듣는 건지 모르겠다.
“김근철이? 믿지 마라. 이딴 방식은 아군이나 영웅 생도에게 쓸법한 게 아니야. 아무래도 이 새끼가 외국물을 먹다 보니 편하게 가려고 그런 것 같은데, 국내에서 죄 없는 생도에게 하는 건 안 될 일이지.”
“그, 그렇습니까?”
아니. 잠깐.
국내에서?
외국에선 저렇게 수사하나?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새끼가 나한테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아니 잠깐! 순간 그냥 그럽갑다 하고 넘어갈 뻔했는데, 결론은 국내에서! 그것도 초인생도한테 써선 안 될 방법으로 절 고통스럽게 하면서 취조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것도 자기 편하자고! 불법수사를 했어!”
힘차게 소리치니 이소라 교관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식적으로 조사하면 그렇게 되겠지.”
“정식으로 고소하겠습니다!”
“뭐, 뭐? 그 말 저번에도 들어본 것 같은데…?”
류씨!
“제가 올바른 영웅으로서 이딴 폭거를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런 건 사회 지도층이자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영웅의 방식이 아닙니다! 길거리 깡패새끼들이나 할 짓이에요!”
이딴 건 영웅이 아냐!
고쳐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공론화하고 조직의 폐단을 개선한 뒤에 정식으로 보상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고소장 작성할 겁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어, 어어… 김근철이? 일단 진정을 좀.”
“고 소 할 겁 니 다 ! ! ! ! ! ! !”
“진정해라! 이렇게 강짜를 놓다니!”
나는 피고소인을 노려봤다!
“하, 하하…”
전신이 피와 멍으로 시뻘겋고 시퍼렇게 된 태극 씹새끼가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까 얘기했을 때도 느낀 거지만…”
“뭐?”
“참 강단 있는 후배님이네. 똘끼도 충만한 것 같고. 선배님. 그렇지 않습니까? 저런 녀석이 딱 특작부에 어울리는 인재인데. 거기, 후배 김근철이? 나중에 졸업하면 특작부로-”
“이 씹새끼가 어디서 친한 척이야!”
“어?”
“나 니 고소한다니까!”
어는 뭐야 어야, 이 미친새끼!
“개같은 새끼가! 니 그러라고 국가에서 월급 받냐? 이런 씨팔럼에 새끼! 너 같은 새끼한테 내 소비세가 들어가, 이 좆버러지 새끼야! 니 씨팔아 그딴 식으로 굴면 그게 바로 니 애미 애비 싹다 욕 먹이는 거야, 알아?! 미친싸이코 새끼!”
“아.”
고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