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98)
돌연.
ㅡ지이잉!
눈앞에서.
ㅡ츠팟!
아주 강렬한 섬광이 터져 나왔다.
“억! 씨발!”
위급한 순간, 나는 즉시 마력투구로 머리를 보호하고 활로를 찾았다. 피하거나 도망쳐야 한다. 빠른 판단. 정확하게 판단하고 움직이려고 했지만.
무언가가 튀어나오는 일은 없었다.
ㅡ고오오!
다만 눈앞에서 아주 밝고 찬란한 게이트가 나타났을 뿐이었다.
“미친…!”
세상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 그렇게 나타난 게이트가 마치 확장되는 것처럼… 아니. 마치 그물이 펼쳐지는 것처럼 쭈욱 늘어나 우리를 포함한 일대를 덮쳐버리더니.
ㅡ파앙!
기묘한 감각이 전신을 강타함과 동시에.
ㅡ투욱.
“어…?”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어어?!”
그리고 보이는 것은 울창한 정글.
온갖 기묘하고 괴기스러운, 그런 이형의 식물인지 동물인지 모를 것들이 자라난 정체불명의 공간.
ㅡ띠링.
[메인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메인 퀘스트 – #$%] [이차원에서 탈출하십시오.]이차원?
“아니, 씨발!”
이거 던전에 떨어진 거 아냐?
순간 키티에 대한 것을 의심했지만 키티는 이렇게 막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적어도 나랑 둘이서 있을 때만 그러니 키티는 아니야.
그렇다면 뭐지?
게다가 실로 오랜만에 보는 메인퀘스트 창이다. 이차원에서 탈출을 하라니, 일단 이곳이 지구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던전 같은 무언가.
ㅡ두근.
불안감이 엄습해오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퀘스트. 퀘스트다. 아직 이 퀘스트가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탈출할 방도가 있으니 이런 퀘스트가 나온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크윽…! 난데스까? 코노 눈뽕은… 나니이이잇?!”
“무, 무슨! 이곳은 대체 어디인가!”
엎어져 있던 친구들이 정신을 차리고 하나둘씩 일어났고 당연하게도 눈을 뜨자마자 크게 놀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 어어어어어?! 야, 야! 뭔데! 여기 어딘데! 방금 우리 빛이 무슨!”
마지막으로 일어선 문민이 거의 패닉 상태를 일으키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이 새끼.
빠르게 상황을 살핀다. 주변의 배경은 정글. 그것도 이차원의 정글이다. 이런 미친 곳에 이딴 바보 같은 녀석들이랑 떨어지다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물론 뭐 이 새끼들이 바보 같은 놈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구인 것은 아니다. 전부 피지컬 쩌는 초인들에 전문 교육을 받고 있는 생도란 말이다.
“야, 야! 아까 그거! 그거 더, 던전이야! 던전! 던전 게이트라고!”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어.
“야, 문민. 일단 목소리 좀 낮춰라. 너희들도.”
“우리 던전 속으로 빨려 들어온 거라고! 그러니까 빨리 입구를 찾아야…!”
“조용히 해!”
ㅡ화악!
바로 문민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고양이처럼 들어 올렸다. 이 새끼 생각보다 가볍다. 그리고 마구 흔들어줬다.
ㅡ흔들흔들!
“어어억!”
“진정 좀 하라니까!”
“했어! 했으니까…!”
“좋아.”
그럼 문민은 일단 놔주고.
“노우, 노오오오우! 디스 이즈 던전! 던전입니다! 준비도 없이 던전에 갑자기 왔습니까? 평등한 죽음 제공됩니다!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아!”
“빌어먹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큰일이다! 준비되지 않는 자는 살아서 나갈 수 없어! 던전이란 그런 곳이니까!”
이 새끼들도 정신 나갔구만. 일단 브라이언이랑 켄도 정신 차리게 해줘야겠다. 이 새끼들 패닉을 넘어서 절망하고 있는 상태니까.
“야. 브라이언. 켄. 정신 차려라.”
“나닛?”
녀석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뭔진 몰라도 상황부터 정리하자고. 진짜 던전이면… 어떻게든 나가야지. 안 그래? 계속 몸만 비틀고 있으면 끝장이야 임마. 알겠냐?”
“오, 오우… 맞는 말입니다. 정신 차리겠습니다.”
“켄. 너도 임마. 기껏 일본 탈출했으면 살아야 될 거 아냐? 정신 차려라.”
“아, 알겠다.”
좋아. 이 정도면 됐겠지. 잔잔하게 말해주니 다들 더 이상 소리 지르는 일 없이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후우, 정신이 들었다. 비명맨. 순간 너무 혼란스러워서 추태를 보이고 말았군.”
“그럴 수 있지.”
“아주 냉정하군… 나는 그렇게나 놀랐는데 말이야. 아무튼 여기서 탈출해야 한다. 아카데미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던전 입장시에는 지휘권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고 했지. 제대로 된 명령체계가 없으면 전멸하고 말 테니까.”
그건 맞는 말이다.
지휘관은 필수 사항이지.
“비명맨. 네가 임시 분대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군. 우리 중 가장 정신력이 강한 것 같으니까 말이야.”
“내가?”
바로 브라이언과 문민을 봤다.
“동의합니다. 비명맨이 분대장 하십시오. 결코 나는 그것을 원한다. 노 프라블럼.”
“어, 어어… 김근철 니가 하는게 낫겠다.”
그럼 내가 해야지.
“그래. 지금부터 내가 임시 분대장이니까 그렇게만 알고 있어라.”
좋다. 다들 패닉상태에서 벗어났다. 이 정도면 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지. 거기에 지휘체계까지 확립되었으니 살아서 돌아갈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셈이다.
괜찮다.
나도 상당히 불안하지만, 그동안 학교에서 먹어온 짬이 있다. 또 실전 경험도 여러 번이나 쌓은 상태다. 반드시 멀쩡하게 탈출하겠어.
“그럼 이제 다들 정신 차린 것 같은데. 브라이언? 전화 걸어봐.”
“예스.”
바로 브라이언이 폰을 꺼냈다.
“권외입니다. 위치가 잡히지도 않습니다.”
“그럼 뭐 지구 어딘가로 텔레포트 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던전 비슷한 곳에 들어온 게 맞는 것 같아.”
하지만 퀘스트 창은 던전이 아니라 이차원이라고 했다.
여긴 던전이 아니야.
“자, 잠깐. 여기 던전 아닌 것 같아.”
문민이 말했다.
“던전이라면… 우리가 들어온 곳에 출입용 게이트가 있어야 돼. 던전은 말 그대로 이차원의 일부랑 이어진 공간이니까. 하지만… 근처에 출입용 게이트가 없어. 게다가 우리들은 게이트를 통해 입장한 게 아니라 무슨 폭탄 터지는 것처럼 번쩍하더니 갑자기 오게 된 거야.”
아주 좋은 분석이다. 이제 막 정신을 차렸지만 사리 분별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어. 문민 말이 정확해. 이 새끼 상황판단 제대로 했는데?”
“그, 그건 중요하니까.”
“그럼 그것부터 시작하자. 이게 던전이 아니라면 뭐겠냐?”
내가 그리 말하자 턱을 쓸고 있던 브라이언이 말했다.
“코레와… 일종의 공간이동이 아닐까 하고 추측됩니다.”
“공간이동이라?”
“보십시오. 이 주변. 딱 이 주변에 있는 땅과 식물만 정상입니다.”
우리를 중심으로 하여 반경 5미터 정도. 그 땅은 평범했다. 그 너머로 가면 이계의 식물 투성이다.
“이건 아까 우리가 더 코리안 마운틴에 들어왔을 때 밟고 있던 땅입니다. 하지만 저 바깥… 의심 할 여지 없이 이계입니다. 그 말이 뭐겠습니까? 우리는… 밟고 있던 대지와 함께 통째로 이곳에 전송되었다 이겁니다. 던전에 들어갈 때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호오, 설득력이 높군. 냉철한 분석이다, 브라이언. 비명맨. 개인적으로 브라이언의 말에 찬성한다.”
대충 그런 거라고 봐도 되겠지.
“어.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다. 그러니까 이건 던전이라기보다는, 그거. 새로운 현상일 확률이 높을 것 같애.”
“오우, 새로운 현상 말입니꽈?”
“어. 괴수 게이트 출현. 또는 던전 출현. 지구에 게이트가 나타나면 보통 이런 거 말고는 없지. 근데 거기서… 뭐 새로운 컨텐츠가 추가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으로 우린 이계 같은 곳에 온 걸지도 몰라.”
괴수가 지구에 오듯.
우리가 괴수의 세상으로 간 것이다.
“새로운 컨텐츠…!”
“말하자면 이계 전송 같은 컨텐츠지. 우린 그 이상한 현상에 휘말려서 이곳에 오게 된 거다.”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 우선은 그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정도면 훌륭하게 마무리 지은 것 같구만.
그래. 배운 대로만 하면 살 수 있다. 이 새끼들도 다 정신 차렸고. 토론을 할 정도로 멀쩡한 상태지 않은가.
“이런 미친! 왜 우리가 이딴 일에 휘말린 건데!”
“야, 문민. 말할 때는 조용하게 말하자.”
“아니 그래도! 이런 게 어딨어!”
“이 새꺄. 어딨든 말든 이미 일어났으면 살아남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잖아. 그리고 자꾸 소리치면 괴수새끼들 이목 끌릴 텐데, 좀 조용히 해라.”
“괴수…?”
“그래. 이곳은 이계라고 의심되는 공간이니까. 당연히 괴수 같은 놈들이 있지 않겠냐?”
“허억!”
그 말에.
“아…!”
브라이언과 켄이 심각하게 반응했다. 아무리 초인 생도라지만 경계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까 다들 무기 뽑고. 현시간 부로는 주변 경계하면서 정보를 모으도록 하자고. 다들 알겠냐?”
“예, 예스… 알겠습니다.”
브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였고.
“후우, 그래. 괴수가 나온다는 것이로군. 좋다. 뭐가 됐든 처치하면 그만이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곳에서 실력 발휘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어떤가?”
켄이 안경을 고쳐 썼다.
“흐흐흐, 좋지. 야. 그래. 바로 그런 태도라고 임마! 대범하게 굴어야 사는 거지! 벌벌 떨면 죽기밖에 더 하겠냐!”
그럼 탐색을 시작해보자.
나가는 길은 분명 있을 거다.
* * *
그렇게 우리들은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면서 나무 같은 것에 표식을 남기며 전진을 시작했다.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정말이지 기괴하기 짝이 없는 식물들 뿐이다.
말미잘과 게가 합쳐진 듯한 꽃… 이라고 묘사하는 게 정확할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게 존나 많다.
“으음?”
그때 브라이언이 쪼그려 앉았다.
“브라이언? 뭐 있냐? 켄. 넌 앞에 좀 봐주라. 문민은 뒤에 보고.”
“알겠다.”
“어… 그럴게.”
브라이언이 작은 식물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브라이언?”
“근철. 와타시. 이계 동식물에 대해서 공부한 적 있습니다.”
“어, 그러냐? 1학년 그거 안 배우는데?”
“개인적인 호기심데스. 관력서적을 구매해 취미 삼아 공부했는데, 여기. 이 식물 보입니까?”
식물은 꼬불꼬불한 털 같은 잎사귀로 뒤덮여 있었고, 중앙에는 원통 같은 몸체가 있었으며, 몸체 안에는 촉수 같은 게 들어차서 꼬물거리고 있었다.
대체 뭐가 뭔지 원.
“어. 뭔지 알겠냐?”
“예스. 이 이계 식물의 학명은 남부마스 모르조라… F 랭크 괴수인 안타조라가 넘어올 때, 몸에 붙이고 오는 일이 많은 식물입니다.”
“안타조라?”
안타조라는 아주 친숙한 괴수다. 두 발로 서서 움직이는 말미잘 같은 녀석이고, 학교 훈련장에 있는 홀로그램으로도 만나볼 수 있는 정겨운 녀석이지.
학기 초에는 안타조라 홀로그램을 상대로 많이 연습을 했었다.
“그럼 여기가 설마.”
“예스.”
“안타조라 같은 괴수의 고향 행성 같은 곳이란 거냐?”
“와타시의 예상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테러블 데인져러스! 그렇다는 것은 같은 분류군에 속하는 C 랭크 괴수인 쿼퍼렐조라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칙쇼!”
“아닛…!”
C 랭크 괴수!
“뭐, 뭐라고?! C 랭크 괴수! 그거면 우리끼리 못 잡을 텐데!”
“쿼퍼렐조라라면 최소 함포나 전차의 주포가 필요하다…!”
그 말에 문민과 켄이 극도로 혼란스러워하면서 두려움을 내비쳤다. 물론 배운 바에 의하면 C 랭크 괴수를 죽일 땐 그런 무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야! 정신 차려! 너희들 칼에 마력 두를 수 있잖아! 그거면 디멘션 실드도 썰어버릴 수 있다고!”
우리는 초인 각성자다.
디멘션 실드를 두른 괴수들에겐 통상병기의 위력이 반감된다. 실드를 두르고 있기 때문에 요구하는 화력 수치가 아주 커지지.
하지만 우리 초인 각성자들은, 그런 괴수들이 지니고 있는 실드를 아주 효과적으로 베어낼 수가 있다. 함포급 화력이 필요한 적이라고 해도 실력만 있다면 적은 양의 마나 만으로도 썰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신만 차리면 된다!
게다가 나는 그 특수한 차원에서 신종 괴수들을 처치했던 경험도 있다.
“그건 그렇지만…!”
“거기에 무조건 조우한다는 보장도 없지 않냐? 야, 이 새끼들아. 지레 겁먹으면 그 순간 죽는 거라고. 정신만 똑바로 차려. 집에 간다는 것만 생각해.”
“마, 맞는 말이에요우… 근철…”
겁먹으면 전투력이 반감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행이 공포에 빠지는 사태만큼은 막아야 해.
“야, 야… 김근철. 우리 정말 집에 갈 수 있는 건가? 통로나 출입구도 없는데…”
“찾아야지.”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들어왔으면 나갈 길도 있을 거 아냐. 아니, 문민 이 쉐끼 진짜. 쫄?”
“누, 누가 쫄았다고…”
“흐흐흐, 지랄. 이 새끼 개쫄았구만. 아니, 문민 이거 최약체 맞다니까?”
“누가 최약체야!”
이 새끼는 겁 안 먹게 하려면 자존심을 살살 긁어줘야 할 것 같다. 이게 또 류씨랑 느낌이 비슷하긴 하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