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319)
EP.363 좋은 청년 # 12
그렇게 나는 레오나랑 같이 빠따를 쥐고 분위기를 잡으면서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훔친 거 다 꺼내! 자동차 위치도!”
“네, 네!”
빠따를 들이밀면서 말하자 마자 벌떡 일어난 약탈자들이 자신들이 훔친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중 한 녀석이 자기들 차 위치를 알려줬고, 보니까 웬 썩은 다마스가… 아니, 이걸 굴려?
“미친. 잘도 쌓아놨네.”
안에 보니까 아주 그냥 가관이다. 배낭이 무슨 쌀가마니마냥 차곡차곡 잘 쌓여 있다.
아무래도 이 새끼들 이거 이 지역을 쭉 돌면서 야무지게도 파밍을 한 모양인데, 우리한테 안 걸렸으면 슥 빠져나가서 돈 좀 만졌을 거다.
“야. 늬들 몇 살이냐?”
“여, 열여덟…”
뭐?
“열아홉…”
“열일곱인데요.”
이 새끼들 전부 십 대였어?
나이를 전부 다 듣고 나니 확실히 앳된 얼굴이 보이는 것 같긴 하다. 당초 받은 인상은 이십 대 이상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애새끼 얼굴이다.
그래. 십 대였단 말이지.
“이 새끼들. 아직 스무 살도 안 처먹은 것들이 약탈이나 하고 말이야. 안 되겠다.”
자라나는 새싹들이 타락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어.
ㅡ휘릭.
빠따를 던져 공중에서 빙글 돌린 뒤 잡아챘다.
“형한테 빠따 좀 맞자.”
18살이나 19살이면 공식적으로는 나보다 한두 살 많은 거지만, 솔직히 말해서 초인 가오가 있지 이딴 새끼들에게 동생 취급을 받을 수는 없다.
“엎드려!!!”
“허억!”
솔직히 좀 더 패려고 했는데 그래도 애새끼들이 아닌가. 레오나 말대로 빠따질 몇 대 쳐주고 보내주면 되겠지.
차랑 약탈품도 다 압수할 거니 그 정도면 될 것이다.
“레오나. 같이 얘들 빠따 좀 치자. 얘기 들어보니까 이놈들 다 애새끼야.”
“애새끼… 근데 김근철이보다 한두 살 많지 않나요?”
“그럼 애지.”
“인정합니다.”
레오나의 윙크와 엄지척.
“당장 엎드려! 이 형이 너희 빠따질 좀 해야겠으니까! 빠따 맞고 정신 좀 차리자!”
“무, 무슨…!”
빠따를 쳐주겠다고 하니 겁에 질린 애새끼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엎드리라니까!”
“씨, 씨발! 교사한테도 맞아본 적 없는데, 누굴 빠따질 하겠다고!”
“우리 상현이 교사한테도 안 맞아봤어? 그럼 형한테 맞고 정신 좀 차리자.”
“꺼져! 야, 도망쳐!”
“으아아아악!”
상현이가 외치자 애들이 땅을 박차고 일어나며 도망을 치려고 했다. 진짜 이 새끼들 어지간히도 맞기 싫은가보다.
“야! 이 형이 좋게 끝내준다고 할 때 들으라고! 올바른 마음을 주입해줄 테니까 이리 와! 빠따만 맞으면 집 보내줄게!”
물론 초인 상대로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있나.
“켁!”
“커헉!”
도망치던 녀석들의 뒤통수를 한 대씩 후려준 뒤에 넘어뜨려서 질질 끌고 왔다.
“아아아악! 싫어어!”
“씨바알!”
“어어? 욕을 해? 이 형이 너희들 생각해서 사랑의 매 좀 때려주겠다는데 욕을? 안 되겠다. 넌 열대 더 맞자.”
“닥치라고!”
“끄아아아아악!”
아주 그냥 맞기 싫다고 발광을 하고 자빠졌다. 그럴 시간에 맞았으면 진작 끝났을 텐데.
“자, 그럼. 레오나. 한 놈당 서른 대씩만 때려주자고!”
“좋아요! 그럼 의욕을 내 볼까요! 욕할 때마다 두 대씩 추가!”
“으아아아아아아악!”
“안돼애애애애애!”
본격적으로 몸을 붙들고 때리려고 하니 비명이 터져 나온다. 아무튼 레오나랑 집행을 해보도록 하자. 이런 놈들은 고통이란 걸 알아야 갱생이 된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때리기도 전에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온 그 순간.
“거기! 무슨 일이야!”
“으음?”
저쪽에서 웬 영웅이… 보니까 현역 선배 영웅이다. 칼을 뽑아 든 채 이쪽으로 마구 뛰어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 비명소리를 듣고 온 모양이다.
“아, 선배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바로 레오나랑 함께 인사를 박아주니 선배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받아줬다.
“생도들이구나? 대민 지원 나왔니?”
“네.”
“근데 저 사람들은?”
“아. 그게. 저거. 약탈을 하고 있어서요. 제가 선도 중이었습니다.”
“약탈?!”
깜짝 놀란 선배가 표정을 일그러뜨리더니 녀석들을 봤다.
“저 개새끼들이 재난 지역에서 약탈을…! 야이 새끼야! 엎드려! 지금 씨발 피난민이 몇 명인데 거기 사람을 재산을 뺏으려고 해!”
역시 영웅다운 모습!
“크윽…!”
“엎드리라고, 이 새끼야!”
“커헉!”
선배님의 발길질이 처박힌다.
근데 상현이 저거 근성이 좀 있는지 엎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더 처맞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지만.
그런데.
“어어? 잠깐.”
“끄악…!”
선배가 돌연 상현이의 머리끄댕이를 잡아 올리면서 얼굴을 확인하며 말했다.
“이 새끼 이거… 마약 중독자잖아?”
뭐라고?
“아니, 그래요?”
“어. 잠깐만. 가만히 있어 봐.”
ㅡ쉭쉭.
바로 선배가 무전을 때렸다.
“마약에 중독된 약탈자 무리 발견. 신속히 지원 바람.”
“아, 안돼!”
“닥쳐!”
“크학!”
아니, 이 십 대 청소년들 이거 마약 중독자였어?
ㅡ애애애애앵!
주변에 있었던 건지 바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보니까 경찰차다. 아니, 경찰 지프라고 해야 하나. 투박하고 각지고 단단하고 수납력이 높은 차.
하차한 경찰들이 뛰어와 소리쳤다.
“충성! 어딥니까!”
“저것들이에요.”
“네!”
ㅡ촤락.
바로 경찰들이 청소년 약탈자들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체포를 실시했다.
“으아아아악! 안돼애애!”
“바로 도망치자니까!”
“씨발! 상현이 저 새끼 때문에!”
“안 닥쳐!”
바로 잡혀가는 녀석들.
이거 시발 빠따질 한 방도 못 때렸네.
“저런 새끼들은 잡아다가 한 이삼 년 동안 노역을 시켜야지. 감히 약탈을? 그것도 마약 중독자 새끼들이?”
선배가 경찰차를 바라보면서 그리 읊조린다. 아니, 뭐.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다. 얌전히 노역을 하는 수밖에.
“근데 마약이라니요? 어떻게 아신 겁니까?”
“눈을 보면 알 수 있지. 이건 약간 경험으로 아는 거야.”
“그런 거예요?”
“그래… 하아. 진짜. 애새끼들이 마약 따윌 하고 약탈이나 하다니. 큰일이다, 정말. 요즘 왜 이렇게 많은지 원.”
한숨을 쉰 선배가 근처 돌덩이 위에 앉았다.
“요즘 저런 일이 많나 보죠?”
“말도 마. 폭증하는 중이니까. 그런데 무슨 일이었지?”
“아, 그게요.”
간단하게 있었던 일을 설명해줬다.
“그래. 그랬단 말이지. 이건 그거네. 마약에 중독된 탓에 그런 일을 못 하게 된 거다.”
“아.”
“끈기도 사라지고 인내력이나 의욕도 사라지니까. 그래서 마약에 중독된 애들끼리 모여서 돈을 마련해보겠다고 여기에 기어들어온 걸 거다.”
그런 거였어?
“그렇게 번 돈을 또 마약 사는 데 사용하겠지. 이게 또 사회 문제야. 특히 청소년들이 요즘 마약을 많이 해.”
“그런가요?”
레오나가 대답했다.
“응. 비행 청소년이라고 해야 할까. 요즘 애들이 그런 생각이 심하거든. 본인이 각성하지 못한 것을 비관하면서 불만을 가지는 거지.”
아.
“그런 불만을 품고 있으니 자연히 불량해지게 되고, 청소년 갱단에 들어가거나 마약에 빠지게 돼. 뭐, 그래.”
선배님은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한 것을 이야기해줬다.
대충 정리해보자면 요즘 청소년들 중 일부는 본인이 각성을 하지 못한 탓에 크게 우울해하거나 비관하고 있으며, 삶을 그다지 의미 없게 느끼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초인도 아닌데 왜 사냐고.
초인들은 사람들을 지배하는데 자기들은 지배받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불평불만이 많다.
그러면서도 초인을 동경하고, 마력을 느끼게 해준다는 소문이 있는 마약에 쉽게 빠진다고 한다. 혹시 마력을 느끼다가 각성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해서.
“그럼 저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뭐, 시설에서 빡세게 굴리면서 마약의 독소를 빼내야지. 공장이나 물류센터 같은 마약이 단절 된 곳에서 이삼 년 일하다 보면 마약 중독증도 어느 정도 치료가 될 거다.”
그럼 다행이다.
빠따질 하고 보냈으면 큰일 날 뻔했어. 마약에 중독되었다면 선배님 말마따나 시설에 가서 노역을 하는 게 더 좋은 일이다. 마약 중독자라고 해도 인권은 있으니까. 강제노역을 시키면서 독소를 좀 빼줘야지.
대충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이거 참.”
“뭐, 세상에는 그런 사회 문제가 다수 있으니까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근철이.”
“그렇겠지… 크으, 뭔 애들이 마약을 하냐. 진짜 뒤지게 패놨어야 했는데.”
“그러게요. 여기서 맞고 시설 들어가면 효과가 더 좋았을 텐데. 아쉽게 됐어요.”
안 맞고 들어가는 것보다 맞고 들어가는 게 더 나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가요. 일해야죠, 일!”
“그래!”
뭐가 됐든 나는 나의 일을 하면 된다.
*
*
*
방과후.
하루 일과를 끝낸 뒤에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탐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주제는 바로 이 초인사회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세계관이다.
“흐음.”
인터넷에 검색을 하며 탐구를 실시한다.
초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삶은 어떻지?
-좆인 좆같은 새끼들 ㅋㅋ
-우리 아빠 씹웅들한테 처맞고 끌려감 ㅍㅌㅊ?
-난 반 찐따새끼 줘패고 돈 뺐었다는 이유만으로 처맞고 공장일 하다 옴
-법적으로 사기범은 감옥가면 그만인데 우리 아빠는 사기쳤다고 씹웅들한테 처맞고 장애인됨 초인 씹새끼들은 법을 지킬생각이 없음 그냥 미개한 군벌새끼들임
-난 초딩들한테 마약 팔았다고 좆인 씹새끼들이 염전에 처박아서 5년 버리고 왔다ㅎ
-나쁜놈 줘팼다고 좋아하는 새끼들인데 지들이 나쁜놈들인걸 모름 ㅋㅋ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게시판을 한번 봤다. 근데 여기는 악질적인 놈들이 사용하는 곳 같아서 걸렀고, 다른 곳을 확인했다.
-운 좋게 각성했다고 귀족행세하는 새끼들
-각성 떴냐?
-이새끼들은 그냥 법보다 주먹이 위인놈들임
-뉴스 보니까 기업 사장이 임금체불하고 고급차 샀다면서 기업지분을 그냥 뺐어버리더라. 임금체불이면 그거에 대해서만 처벌하는게 맞는데 초인 이 미개한 새끼들은 임금체불한 주제에 고급차 샀다는 포인트에 꽂혀서 개지랄을 해댐 법이랑 상식이란게 없어
-괴수 잡겠다고 창문 부숴놓고 보상도 안해줘 ㅋㅋ 씨팔련들
-그냥 상식적으로 법이 있으면 법대로 처벌하는게 맞는데 초인들은 그냥 주먹질이 기본임 사기? 강간? 강도? 이런짓하면 그냥 처맞고 노예처럼 일하다가 장애인된다고 보면 됨 개병신같은 새끼들
-법의 의미 자체를 없애고있지 혹시 알아? 저 초인독재자들이 갑자기 미쳐서 재미로 인간사냥 시작할지
여론이 딱히 좋지만은 않다.
“인터넷 글이 그렇지 뭐.”
현실이랑은 좀 동떨어진 의견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번에 청소년 마약탈범들을 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다.
ㅡ탁탁탁.
계속 검색을 하면서 글을 보고 있으니 확실히 불만이 좀 느껴진다. 무력감에 빠진 녀석들이 영웅을 증오하면서도 선망한다. 각성을 하지 못했다는 절대적인 박탈감과 억울함이 정신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많다.
각성을 하지 못해서 실의에 빠진 청소년들이 지역 비밀 갱단에 가입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한다. 초인들의 감시가 통하지 않는 음지에서 그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흐흐흐, 영웅이 마냥 좋은 건 아닌데 말이지.”
영웅들은 특수부대, 그러니까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는 군인보다도 더 위험한 곳에서 괴수들과 살을 맞대고 싸우는 존재들이다.
총도 안 통하는 괴수를 잡기 위해선 반드시 비인간적인 근접전을 치러야 하며, 자칫 잘못했다간 목숨을 잃게 된다.
비공식적으로, 다수의 영웅들이 PTSD를 앓는다. 아무리 강인한 초인이라도 반복되는 죽음의 위협 속에서는 당연히 정신력이 마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인들은 이런 걸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드러내지 않는 이유, 이런 통계가 비공식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영웅의 나약함이 바로 불명예스러운 일로 통하기 때문이다.
영웅들은 초법 계급으로서 군림하지만, 그만큼 명예를 수호할 것을 강요받는다. 명예 없는 초인은 그저 통제 불가능한 괴수, 제거 대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웅들은 알고 있다.
초인적인 힘을 지닌 우리들이 명예를 저버리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를.
힘을 지닌 초인은 뭐든지 할 수 있다. 맘에 안 드는 놈을 죽이는 건 간단한 일이다.
“이런.”
마약 거래는 근절할 수 없다.
아무리 초인들이 때려잡아도 마약을 처먹겠다는, 실의에 빠져 그거 말고는 답이 없는 인류의 집념은 결코 분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은 인간들이 영혼을 팔고 엄마아빠를 패 죽여서라도 마약을 먹길 갈망하기 때문이다. 특히 머리가 말랑말랑한 중고생들이 마약으로 마력을 쌓을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빠져 중독자가 되는 일이 많다.
그런 상황이니 국가를 무너뜨리고 싶어 하는 빌런이나 괴인들이 기를 쓰고 마약을 공급하려고 한다. 통령군주가 기를 쓰고 막아도 근절이 불가능하다.
ㅡ끼익.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감는다.
기억의 저편에서 뭔가가 떠오르려고 한다. 꿈과 상상의 경계선. 거기서 부상하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옛 기억들.
제 2차 디멘션 워가 개막하고 괴수들이 난리 치기 시작하자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 그들은 초인질서의 붕괴를 원했다. 총을 든 민간인들이 영웅들을 공격하고, 민간인을 구출하다 부상을 입은 초인들을 붙잡아 잔인하게 처형하면서 불만을 폭발시킨다.
어쩌면 생각보다 민간인들 중 초인질서를 좆같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이 아닐까.
그런 좆간 새끼들을 지킬 필요가 있느냐며 놈들을 산 채로 박살내기 시작하는 영웅들이 나타나는 것도 당연한 일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들과 검을 맞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