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354)
EP.398 그레고르 잠자 # 2
코드네임 그레고르 잠자.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을 따온 이 불길한 신종 괴인은 제 2차 디멘션 워 이후 난립한 수많은 사이비 종교단체 중 가장 악질적이라고 판명된 새천년구세승천교의 싸이코 박사들이 만들어낸 마약에서 탄생한 불우한 괴물이다.
이 이계의 소체로 만들어진 마약은 심각한 환각 증세와 보험처리 없는 특급 부작용. 그리고 극도의 의존성을 강하게 보장하는 대신 사용자에게 마력의 편린을 느끼게 해준다.
온갖 의존성에 더불어 마력까지 느끼게 해주니 일반인들이 크게 갈망했고,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비 종교에 투신해 마약을 공급받게 되었다.
절망적인 전쟁을 겪은 인간들이 마약에 빠지는 것은 실로 당연한 일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부작용이 보장된 마약을 손에 넣고 섭취하고자 흉악 범죄를 저질렀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마약을 손에 넣었다.
그렇게 그들 중 일부가 괴인으로 변신했다.
“그, 그레고리 잠자 이 지랄! 김근철이 당신 지금 드립 칠 때인가욧! 곤충형 괴인이 나타났다고 그레고리 잠자 이러고 있어! 문학적인 개그 웃겨 죽겠네요, 진짜! 누가 교양을 그딴 식으로 발산해!”
“드립이 아니야!”
“네?”
저들은 실제로 그렇게 불렸다!
비틀린 유머!
터무니없는 블랙 조크!
사람들이 코드네임 그레고르 잠자로 변신했단 말이다! 본디 인간이었던 자들이 저딴 괴물딱지로 변해버렸다고!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다.
변신한 잠자씨들은 다른 이들도 잠자씨가 되길 갈망했다. 그것이 번식 욕구인지 단순한 물귀신 심보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잠자씨들은 체내에서 특이한 액체를 만들어낼 줄 알았으며.
모기 같은 주둥이로 그 액체를 인간에게 주입해 피해자를 동료로 만들었다.
마치 좀비 바이러스…!
잠자씨가 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려고 한다! 끔찍한 테러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괴인이 가장 먼저 예배당을 집어삼키고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재밌는 것은 그 지랄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마약과 사이비 종교에 열광했다는 점이었다. 모든 곤충이 그러하듯 잠자씨에서 다시 진화하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뭐 애초에 잠자씨의 존재 자체가 거짓이라고 믿은 자들도 많았고.
아무튼 영웅들은 단 한 명도 그런 걸 믿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지켜주고 음식을 주는 영웅의 말보단 자원을 착취해가는 교주의 말을 듣는 걸 선호했고, 결국 교단 내에서 더 높은 계급이 되기 위해 영웅들을 공격했다.
내가 생존자 새끼들을 믿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김근철이? 인명 구조. 빌런 척살. 지금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상념을 가르는 냉철한 레오나의 목소리.
다수의 괴인들이 도로에 선 채 뭔가를 하고 있었고, 게이트에서 기어 나온 그레고르 잠자씨들이 바닥을 기다가 비틀비틀 일어나 사방으로 퍼져나갈 준비를 실시한다.
잠자씨들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가면 큰일이다. 감염도 감염이지만 저들은 자폭도 할 수 있다. 폭발력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 그것도 감염의 위험이 있다.
무엇을 막아야 하지?
“인명 구조.”
“그래요. 바로 그거죠. 근데 우리들. 머릿수가 너무 딸리네요.”
그 말대로다.
머릿수가 딸린다. 빌런을 잡으면 괴인이 날뛸 거고, 반대로 하면 딱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올 거다.
우리 둘이서 막을 수 있나?
“불신자다!”
“불신자는 전부 제거 대상이다! 타겟인지 확인해!”
“네!”
가면을 쓴 빌런들이 우릴 보곤 소리친다.
그러고 보니 저 새끼들 콜로서스를 언급했지. 게이트도 그렇고. 칼레이도 아스타테나 그 파편과 관련 있는 놈들인가?
새천년구세승천교, 줄여서 승천교.
그 새끼들이 그거랑 관련이 있는 놈들이었다고?
“레오나!”
“네!”
“어차피 일 터졌으면 금방 지원이 올 거다. 그러니까 빌런보단 저것들.”
ㅡ끄드득!
이제 막 사방으로 튀어 나가려는 괴인들.
“저것들부터 잡자. 저거 심상치가 않아, 빌런이랑은 달리 딱 보니까 거리로 나가려고 하는 중이야. 민간인을 노리는 거지.”
“그렇군요. 하지만 떨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세요. 무조건 페어로 움직이도록 할게요.”
“그러기엔 저 새끼들 너무 퍼져나가서 못막-”
“그럼 죽어요.”
ㅡ사악.
차가운 말투.
그것이 기억 속 어딘가에서 떠오르려고 했지만 이내 사라졌다.
“저 빌런들이 뭘 가지고 있는지 몰라요. 혼자가 되면 제거당하겠죠. 반드시 서로의 사각을 신경 쓰면서 움직이도록 하세요. 알겠나요?”
그랬다간 잠자씨를 놓칠 수도 있겠지만.
“…그래.”
죽을 수야 없지.
“그럼 움직여욧!”
“가자!”
ㅡ파앗!
나는 레오나와 함께 잠자씨를 향해 뛰었다. 그에 반응한 빌런들이 각자의 무기를 쳐들면서 기관단총을 발사했지만.
“하압!”
레오나의 상대는 아니다!
ㅡ투타다다다다!
레오나의 손바닥에서 생성된 역장이 탄환을 막아낸다!
필시 좋은 장비일 터!
“이야! 레오나 그거 뭐야!”
“화장품!”
“미친 화장품!”
그렇게 역장에 의지한 채 돌진해 거리를 좁혔다.
“크아아아아!”
빌런이 괴성을 내지르며 탄창을 갈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이제는 눈에 익어버린 레오나의 검이 하늘을 찌르듯 뻗어나갔고.
ㅡ파앙!
그대로 빌런의 팔이 날아갔다.
“이 새끼!”
즉시 후속타를 넣으려고 한 순간.
“이 불신자가!”
가장 첫 번째로 나온 빌런이 양손에서 뇌전의 구체를 생성해 우리 쪽으로 쏘아낸바, 끝장내지 못하고 피할 수밖에 없었다.
ㅡ콰앙!
“잘 피했다, 레오나!”
“개껌이죠!”
“근데 그건?”
보니까 레오나가 기관단총을 든 상태였다. 그걸 또 탈취를 했나보다. 아무튼 총이 있다면 상황이 좋다.
“자, 여기! 권총도 뺏었어요!”
“전부! 모조리 다 쏴버려!”
“넷!”
ㅡ투다다다다!
ㅡ탕탕!
그렇게 나와 레오나는 함께 회피기동을 하면서 도망치는 잠자씨들의 머리를 맞추거나 빌런들에게 제압사격을 가했다.
“퀘헥!”
“그득!”
피격된 잠자씨들이 쓰러진다. 빌런들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윽고 활동을 개시했다. 그런데 그 순간.
ㅡ퍼어어어엉!
쓰러진 잠자씨가 폭발했다.
당연하다.
저들은 자폭할 수 있으니까.
“김근철이?! 저거 폭발하는데요?!”
깜짝 놀란 레오나가 소리쳤다.
걱정할 건 없다. 마력으로 보호되는 영웅한텐 딱히 영향이 없으니까. 체액을 뒤집어써도 불쾌하기만 할 뿐 해는 없지.
“원거리에서 공격하자!”
“좋아요!”
딱히 그걸 말할 필요는 없다. 지금 시점의 정보는 잘 모르니까. 내가 아는 것과 다를 수도 있으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불신자를 제거하라! 너! 너와 넌 충인들을 탈출시켜라!”
빌런 리더가 뇌전의 구체를 만들어내면서 명령을 실시한다. 빌런들이 산개했고, 일부가 잠자씨들을 지원하러 간다.
“이 씹새끼들! 대체 목적이 뭐냐!”
그렇게 도망치는 잠자씨들을 총으로 쏘면서 추격을 하려고 했지만, 애초에 숫자에서 밀린다. 여러 명을 상대로 탱딜서폿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데 잘 될 리가!
그래도 잠자씨들이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가게 둘 수는 없다!
“레오나! 피해!”
“네!”
ㅡ콰앙!
날아온 뇌전의 구체를 가볍게 피해줌과 동시에!
“괴인들 추격하자!”
“가죠!”
ㅡ파앗!
강하게 땅을 박차 사방으로 도망치는 잠자씨들을 추격한다. 뒤늦게 빌런들이 달려오지만 저들은 우리보다 약하다. 리더가 좀 치는 것 같은데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냐!
“꺄아아아아아악!”
비명소리!
“민간인이 당한 건가!”
“빨리요!”
“그래!”
속도를 높여 모퉁이를 돈 순간, 나는 그 끔찍한 광경을 다시 보게 되었다.
“끄으윽!”
“그드득.”
여자를 사로잡은 잠자씨가 그 목덜미에 모기 같은 주둥이를 꽂아 넣고 체액을 주입하고 있는 중이다.
“기다려, 레오나! 내가 처치할게!”
“앗, 네!”
달려 나가는 레오나는 저지하고 내가 나선다.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 체액이 더 빠르게 주입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ㅡ파앗!
아주 빠르게.
마치 화살이 쏘아지는 것처럼.
녀석의 모기 주둥이와 목 부근을 한 번에 찔러서 제거한다.
“죽어라!”
ㅡ쐐액!
김근철 쓰러스트가 작렬한다. 칼끝이 잠자씨의 주둥이를 절단하고, 이어서 그 뒤에 있는 목 부근을 강타한다.
ㅡ파앙!
그로서 잠자씨가 폭발했지만, 일어난 풍압으로 인해 사람을 덮치진 못하고 체액이 전부 뒤로 날아갔다.
“좋아!”
잘 처리했다!
하지만 여자의 목덜미 쪽에는 반토막 난 주둥이가 박혀 있는 상태다.
“김근철이! 지혈을!”
즉시 레오나가 왔지만.
“하아… 하아… 크윽…”
크게 의미는 없을 거다.
이 사람. 이제 사람 구실을 못할 거다. 말하자면 흉기로 급소를 찔린 상태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불우한 교통사고를 당해 날아갔다고 해야 할까.
그런 거랑 똑같다.
사고로 인생이 끝난 것이다.
그레고르 잠자씨가 목덜미에 주둥이를 처박고 그 사악한 체액을 주입했는데 살아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마 살아난다고 해도 마약 중독자처럼 지내다가… 결국 잠자씨가 되겠지. 그렇게 되면 제거 대상이다.
ㅡ꽈악.
그래도 난 지혈했다.
혹시 모르니까.
과거 시점인 만큼, 내가 알던 것과 다를 수 있으니까. 그리 기절한 여자의 목덜미를 꽉 누르고 있으니 레오나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김근철이. 잘 들어요.”
“그래. 듣고 있어.”
“지금 이러는 순간에도 괴인들이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어요. 저희가 처치한 건 일부일 뿐이죠.”
“맞아.”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뭐가?”
레오나가 주변을 경계하며 말을 이었다.
“왜 이렇게… 뭐가 없죠?”
“없다니?”
“이미 지원이 올 시간인데.”
“뭣!”
설마!
ㅡ처억!
나는 바로 하늘을 향해 권총을 쳐들고 격발했다.
ㅡ탕!
날아가던 총탄이 어딘가에서 막혀 바스라진다!
“역장!”
하늘에 결계가 쳐져 있다!
“타겟이다! 타겟을 제거해!”
“충인들을 하수도로 내려보내라!”
빌런들의 함성소리가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