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358)
EP.402 그레고르 잠자 # 6
“아, 시발. 뭐 입지?”
이른 아침.
친구들이 곧 올 시간이지만 우유리는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모처럼 레오나와 휴전을 한 상태다. 그런데 여기서 여우 같은 옷을 입는다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뭐, 돈까스 먹으러 가는데 옷에 힘줄 필요는 없나.”
밥 먹고 나서 딱히 할 만한 것도 없는 날이다. 저번처럼 어디 행사에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설마하니 쇼핑 같은 걸 하러 갈 수도 있겠지만, 그거 한다고 쳐도 오후엔 수련을 하게 되겠지.
사격장이든 훈련장이든.
역시 편하게 움직이려면 평소 같은 차림이 제일이다. 우유리는 그렇게 마음을 먹고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ㅡ왜애애애애애애앵!
갑자기 밖에서 비상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어, 시발?!”
게이트가 출현했다는 소리다.
“아오, 이 씨발! 하필이면!”
우유리는 짜증을 부리면서 전투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래도 마침 잘됐다. 집이라서 대비를 하고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러면서 빠르게 친구들과 연락했는데.
“이런!”
레오나와 김근철이. 둘과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시후와는 연락이 닿았다.
-응! 나도 들었어! 바로 그쪽으로 갈게!
“빨리 와라!”
검과 총으로 무장한 우유리는 바로 바깥으로 나갔다. 이어서 안에서 수련 중이던 수련생들은 물론이고 삼촌까지 무장을 하고 나왔다.
“이게 무슨 일이야!”
“검술 수련하고 있었는데!”
“다 쓸어버려!”
도장은 일종의 요새 역할도 수행할 수가 있다. 안에 단련된 원생들과 무기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변에 영웅 길드 소속의 민간 경비업체는 물론이고 지하 대피소까지 있으니, 비상벨이 울리자마자 민간인들이 달려오기 시작한다.
“유리야! 어쩌게!”
“어, 삼촌! 잠시만요! 친구 오기로 했는데요! 그거 좀 보고 움직이게요!”
검술 사범인 삼촌이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고 수련생들이 움직이는 가운데 우유리는 옥상으로 올라가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아니, 시발? 저거 뭐야?”
도시의 저편에 뭔가 이상한 것이 보인다. 그것은 마치 반투명한 뚜껑 같은 것이었다. 커다란 뚜껑이 도시의 일부분을 덮고 있다.
그런 게 하나가 아니다.
“역장? 결계? 안에 있던 사람들이 갇힌 건가?”
그럼 설마?
시간상 애들이 올 시간이다.
저기에 휘말렸을 가능성도 있다.
ㅡ두두두두두!
헬기가 움직이고 군부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유리는 이시후를 기다리면서 계속 레오나 및 김근철이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쯧.”
뭔가 안 좋은 일에 처한 게 분명하다. 하지만 둘이라면 괜찮겠지. 아무튼 곧 어딘가에서 나타난 괴수들이 포효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오!”
“그르르륵!”
일단 정리하려던 찰나.
“유리야!”
“어, 이시후 이 새끼! 왔냐!”
“응!”
이시후가 자신을 불렀다.
“합류했으니 됐다. 야. 근방 괴수들 처리하면서 레오나랑 김근철이 좀 찾아보자.”
“그래야겠어. 사실 나도 지금 연락이 안돼. 게다가 저 이상한 결계들까지…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 같아.”
“그러게 말이다. 세상이 어찌 되려고. 올해 초만 해도 이런 일 거의 없었는데.”
요즘 이런 큰 게이트 습격 자주 일어난다.
“그럼 움직이자!”
“그래!”
우유리와 이시후는 같이 움직이면서 전장으로 향했고, 괴수들을 베면서 싸웠다. 둘 다 서로를 인정하는 실력자였기에 사각을 커버하면서 전투를 이어 나간다.
“어?! 저 결계가 검은색으로…!”
“이거 심상치 않은데!”
역장이 검정 색으로 변한다.
중간중간 군인이나 다른 영웅들이 결계를 깨부수려고 힘을 썼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것 같다.
“이게 뭔데 씨발!”
ㅡ콰앙!
우유리 역시 힘을 썼지만 영 부서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시후도 마찬가지. 점점 더 레오나와 김근철이가 걱정되는 가운데.
ㅡ끼아아아아아아악!
어딘가에서 익숙한 포효성이 들려왔다.
“이거 김근철이 이 새끼 목소리잖아!”
“맞아!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는 건 근철이 말곤 없어!”
괴수의 포효성에 가까운 소리였지만 친구이기에 혼동하는 일 없이 정확하게 캐치할 수 있었다.
“가보자!”
친구의 부름!
*
*
*
사자후를 터트리고 바로 결계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까 괴수들이 뭉텅이 빠져나온 상태라서 그런가. 일단 바로 앞에는 괴수가 없다.
하지만 사방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지.
“김근철. 지금부터 빠르게 일점 돌파를 실시할 거다.”
미스터 함씨가 내게 등을 보인 채 말했다. 말 그대로 맷돼지 같은 체구… 말하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질 지경이야.
“어디로 가는 겁니까?”
“저쪽.”
ㅡ처억.
팔을 내밀면서 방향을 찝어준다.
거길 보고 있으니 어떤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함웅철씨.
역시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결계에 대한 건 듣도 보도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와서는 정확하게 위치를 찝고 돌파를 하자고 하다니?
이거에 대해서 물어볼 생각은 없지만, 역시 특작부는 뭔가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그럼 출발한다!”
“가죠!”
“가요!”
ㅡ쿠웅!
강렬한 진각을 밟으며 양팔을 교차해 정면을 가드한 함웅철씨가 그대로.
ㅡ콰앙!
다시 한 발을 강하게 내딛어 콘크리트 바닥을 깨부수면서 포탄처럼 쏘아져 나간다!
“오오!”
과연! 저 맷돼지 같은 체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박력과 파워다! 그렇게 돌진한 함웅철씨에게 닿은 괴수들이 폭발했다.
“저것이 특작부 요원의 힘인가요!”
“엄청난데!”
내가 저런 사람에게 깝친 건가? 괜스레 그런 생각이 들지만 솔직히 그때 그 자리에서 어떻게 안 깝치겠나?
아무튼 레오나랑 나란히 달리면서 함웅철씨를 따라갔다.
“그라라락!”
“그극!”
“그드드득!”
처음엔 시원했다. 하급괴수들을 다 갈아버리면서 이동했으니까. 하지만 점점 더 속도가 느려지더니, 곧 달리는 속도로 바뀌었고 가드를 푼 함웅철씨가 주먹을 휘둘러대면서 정면의 괴수를 부수며 나아가기 시작한다.
“김근철! 양옆을 부탁한다!”
“네!”
정면은 함웅철씨.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은 나와 레오나.
“크아아아압!”
“하아압!”
검을 휘둘러대면서 양옆으로 새는 괴수들을 절단내며 계속 달린다. 그러고 있으니 간혹가다 잠자씨가 한 마리씩 보이기 시작한다.
“함웅철씨! 저거 신종 괴수 같아요!”
“신종 괴수?”
아는 건가 싶어서 물었지만, 그 반응을 읽을 수는 없었다. 저 잠자씨에 대해서 아는 건가? 아니면 모르는 건가? 잘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함웅철씨 덕분에 아주 수월하게 진격할 수 있었다.
“그보다 엄청나네요! 이렇게 강하셨다니! 함웅철씨 정말 짱입니다! 짱!”
“우리 요원들은 어지간한 영웅들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좋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말이야.”
“지금 장비 안 끼고 있는데요?”
“이 양복이 바로 장비다. 하이퍼 슈트라고 하지. 그리고 사이보그 수술도 받았다. 임플란트도 몇 개 박아놨고.”
“그런?!”
너무 퓨처하다!
“저기! 빌런이다!”
“보호막 전개해, 레오나!”
“네!”
ㅡ촤학!
바로 보호막의 강도를 높이니 총탄이 날아와 보호막을 두들기기 시작한다.
ㅡ타다다당!
보니까 좌우 건물 안쪽에서 총탄이 날아온 상태. 그것을 본 함씨가 급제동을 걸더니 무슨 귀신처럼 건물 쪽을 향해 몸을 날리고 점프했다.
ㅡ쏙!
그리고 무슨 골대에 공이 들어가는 것처럼 창문안으로 쏙 들어간다.
ㅡ콰앙!
“크아아아아아악!”
빌런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 순간, 창문 안에서 수류탄이 쏘아지듯 날아갔다. 그 수류탄은 반대편 건물 안으로 들어간 순간 폭발했다.
ㅡ콰앙!
순식간에 빌런 둘을 해치운 것이다.
이후 함씨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와서 지시를 내렸다.
“저쪽이다.”
“엄청나군요!”
“훈련을 받으면 다 할 수 있지.”
아무튼.
함씨의 지시에 따라 쭉쭉 이동하니.
ㅡ고오오.
저편에 파편 비슷한 것이 나타났다.
“저건?”
“이 결계를 구성하는 무언가지.”
“무언가라.”
레오나가 내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살살 끄덕인다. 아무리 봐도 파편 그 자체였으니까. 내게 좀 있다 설명해주길 요구하고 있는 거다.
“크합!”
함씨가 함성을 내질렀고, 주먹에 에너지를 모았다. 그리고는 땅을 박차면서 날아가 파편을 향해 아주 시원한 진심 펀치를 날렸다.
ㅡ콰아아아앙!
파편이 부서진다. 그와 함께 하늘을 덮고 있던 검은 역장이 소멸했다. 함씨는 그걸 부순 즉시 품에서 무전기를 꺼내 뭔가 신호를 보냈다.
역시 이 사람들.
파편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다.
“지원을 불렀다. 곧 오겠지.”
“이쪽에 있던 민간인들을 구조할 수 있는 겁니까?”
“괴수와 빌런들을 전부 처리하면 구조할 수 있을 거다. 김근철.”
“그렇군요.”
“저기 오는군.”
함씨가 하늘을 가리켰다.
ㅡ번쩍.
수송기가 보인다.
근데 뭔가 번쩍한 것 같은데?
ㅡ쐐애애액!
그리곤 뭔가 떨어지더니.
ㅡ푸슈우웃!
지상에 부딪히기 전에 로켓을 분출하여 낙하 속도를 줄인 뒤에 안전하게 착지하여 현장에 강림했다.
그것의 정체는.
“파워슈트 보병대!”
평소에 보는 것 이상으로 떡장갑을 착용한 붉은 색 파워슈트 보병이었다! 그것도 지상 강습형 모델인지 아주 간지 나는 엔진이 탑재된! 게다가 발도 존나 크다!
“세상에! 이거 신모델인가 보네요!”
레오나가 감탄하는 와중, 파워슈트 보병대가 진형을 짜더니 다가오는 괴수들을 향해 미니건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ㅡ부르르르르!
“쿠콱!”
“콰가가각!”
순식간에 갈려 나가는 괴수들.
“대괴수탄으로 무장한 파워슈트 강습 보병대다. 이대로 지역을 청소하면 된다. 김근철 너는 이 보병들을 호위해. 이게 쓸만하긴 해도 고랭크 괴수가 나타나면 무력해지니까.”
“아, 예.”
그리 말한 함씨가 떠나려고 했다.
“근데 어디 가세요?”
“할 일이 남아서. 신경 쓰지 마라.”
ㅡ파앗!
그리 말한 함씨가 힘차게 뛰어가더니 골목을 틀어 사라졌다.
“정말… 한국 특작부 요원은 대단하네요. 김근철이.”
“나 진짜 저렇게 잘 싸우는 거 처음 봤어.”
“대단하긴 했죠. 아무튼 보병들 호위를 하면 되겠어요.”
그거면 된다.
ㅡ아아아아악!
곧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무래도 요원씨는 빌런들을 사냥하러 간 것 같네요.”
“나도 좀 돕고 싶은데 말이야.”
이 사태가 끝나고 난 뒤에.
나는 레오나에게 몇 가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함씨가 나타난 만큼 특작부와도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할 수도 있겠지.
그것이 좀 걱정되긴 하지만.
지금은 이 일에 집중해야 한다.
“아, 저기다! 야! 김근철이! 레오나!”
“근철아아앗!”
“어?”
고개를 돌리니 저쪽 옥상에서 유리랑 시후가 보였다!
이 녀석들!
“우리 찾으러 왔구나!”
“그래, 이 새끼야!”
“이렇게 반가울 수가! 어서 오세욧!”
ㅡ처억!
유리랑 시후가 바로 건물에서 내려오기 시작한다.
학생회 멤버 다 모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