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401)
EP.445 켄즈 데이 # 8
“야, 야. 일단 곧 수업 시작이니까 니 여동생 문제는 알아서 잘 해봐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이 새끼 안절부절 못하는 거 보니까 일단 안심을 좀 시켜야겠는데.
“이야. 얼마나 좋냐. 외국에 와서, 어? 유일한 가족이랑 같이 이야기하면서 해결방안 모색하고 그러는 게.”
“그, 그런가?! 그런 건가!”
“그래 임마.”
혼란에 빠진 켄에게 적당한 개소리를 주절거리면서 안심시켰다.
팩트를 싹 다 지우고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자면 남매가 함께 힘을 합쳐서 위기를 타파하려고 고민 중인 상황이다.
아름다운 휴먼 드라마 냄새가 물씬 풍겨서 마치 굉장히 좋은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거 생각보다 좋은 일 아니냐?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소원해졌던 여동생이랑 다시 친해질 수도 있지 않겠어?”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안 그래도 좋은 일을 했던 내가 더 터무니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좋은 일을 한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켄을 납치에서 구한 것도 모자라 남매 사이까지 더 좋게 만들다니. 이런 걸 전문용어로 만능 부회장 김근철이가 캐리했다라고 말하지 않나?
잘 모르는데 분명 그런 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거군! 알겠다, 비명맨! 역시 이 고민을 네게 털어놓고 상담받기를 잘한 것 같다! 사실 나도 여동생과 소원해져서 마음이 좋지 않던 참이었다! 참으로 잘된 일이야!”
“흐흐흐, 정말 잘된 일이지! 내게 고마워해라!”
“정말 너무 고맙다, 비명맨!”
이딴 말에 고개 끄덕이는 걸 보니까 켄 이 새끼 역시 좀 브라이언 친구 같달까.
애가 좀 삐리하긴 해.
“그럼 여동생과의 일은 잘 해결해보도록 하고. 교실로 들어가자.”
“알겠다!”
그렇게 켄이랑 이야기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왔다.
곧 교관님이 들어오셨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알다시피 오늘부터는 합반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 이번에 할 것은 아주 실전적인 훈련인데, 영웅용 전문 장비를 가동한 채로 모의 작전을 실행해보도록 할 것이다. 김근철이? 애들 인솔해서 따라와라.”
“네!”
이미 다 공지된 사항이다.
“가자!”
나는 바로 애들을 수업 장소로 인솔했다. 도착하고 보니 법사반 애들이 모여 있다. 여기서부터는 저번에 만들었던 분대를 찾아가면 된다.
그렇게 마오박하를 찾으려고 하니.
“아니, 이거 안도민 아니야?”
저번에 나한테 개지랄을 했던 안도민이 눈에 들어왔다.
“어, 어어…”
“도민이 요즘 조용하단 말이 많아? 어?”
“조용히… 하고 있지. 마음 고쳐먹고.”
“흐흐흐, 아주 좋아. 계속 그렇게 안정적으로 지내라고. 다른 애들한테 안 띠껍게 구니까 얼마나 좋냐.”
어깨에 팔을 감으면서 친근하게 말해주니 도민이도 내 진심을 알았는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반의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던 폭군 안도민은 이제 없다.
좋은 일 머신 김근철이의 지도로 조금 소심하지만 착실한 아이로 재탄생해버렸지. 이번에 아야네를 참교육해서 그런가. 유독 도민이 생각이 많이 난다.
“너 친구들도 요즘 조용히 지내더라고. 근데 희한하게 요즘 너랑 노는 모습이 잘 안 보이네.”
“으, 으응… 다른 친구가 생겨서…”
“그래. 친구 많이 사귀고. 열심히 해라.”
할아버지 안부를 물으려고 했지만 그건 너무한 것 같아서 스킵하기로 했다. 아무튼. 마오박하를 찾아보도록 하자.
“야! 마오훈! 그리고 하율이!”
“여기 있다. 나는.”
“여기야… 다 준비해뒀어, 근철아.”
“그래.”
역시 하율이가 에이스라니까.
“것보다. 야. 마오훈. 너 저번에 공부한다니까 왜 안 나왔어.”
“빼앗기기 싫었다. 내 시간을.”
“넌 시발 이번에 성적 안 나오면 지옥의 보충수업에 강제로 넣어버릴 줄 알아라.”
“행패다! 무슨 권리로 그러지!”
이 새끼 어설픈 도치법은 여전하구만.
“어. 분대장 겸 부회장 권한.”
“커헉!”
내가 뒤떨어지는 애 공부 시키겠다는데 불만이 있어?
이건 교관님들도 반길 일이다.
“그러니까 수업 참여 열심히 해라. 알지? 내가 카와르 교관님한테 한마디만 하면… 콱. 보충수업 들어가는 거?”
“…알려줘라. 내가 할 것을.”
“그건 어차피 좀 있다 다 같이 할 거다.”
나랑 하율이는 이미 예습을 철저하게 해서 수업을 완벽하게 따라갈 수 있을 터다. 그러니 오늘은 마오훈을 관리하면서 수업을 받으면 될 거다.
“안녕안녕, 친구들! 그럼 오늘은 장비를 사용한 현대전 훈련을 하도록 할게요!”
곧 카와르 교관님이 앞에 나서면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오늘 수업은 문제없이 따라갈 수 있겠고. 뭐 학교 끝나면 애들이랑 대련하면서 실력을 더 키워보도록 하자.
*
*
*
그런 안정적인 일상이 흘러가던 어느 날이었다.
“비명맨!”
“뭐야?”
학교도 끝났겠다, 애들이랑 저녁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켄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것이 아닌가.
“쟨 뭐냐?”
“아, 설마 그 일 아닐까요?”
“호오.”
유리랑 레오나가 뭐라고 하는 사이 켄이 다가왔다.
“야. 뭔 일이여?”
“다름이 아니라, 비명맨! 지금 아야네가 찾아왔다고 한다!”
“뭐어?”
“지금 비명맨 너를 만나자고 생떼를…!”
아야네가 드디어 내게 접촉?
“얘들아! 비상이다! 얘네 그 아야네가 드디어 내게 접선을 요청했어!”
바로 친구들에게 알렸다!
“뭐라고?! 이런 시발! 이 날이 올 줄 알았지! 야! 레오나! 이시후! 몽둥이 챙겨!”
뭐라고?
갑자기 몽둥이를?
“빨리! 빨리 가져올게요!”
흥분한 레오나가 땅을 박찼고.
“으, 으응! 근데 몽둥이는 왜?”
시후가 어리둥절해하면서 레오나를 뒤따른다.
“그 쉐끼 그거 다리몽댕이를 부러뜨러야 할 거 아냐!”
아니 유리야?
“비명맨?!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몽둥이라니?!”
“아니 그게 일단 접촉하게 되면 뭔 일 터질지 모르니까 준비하기로 했는데… 아, 모르겠다! 일단 몽둥이부터 챙기자!”
“어, 어엇!”
“그보다! 어디로 가면 돼! 폰으로 위치 보내!”
“아, 알겠다!”
당황한 켄을 냅두고 애들을 따라갔다.
“야 시발! 이 날을 위해 빠따를 준비해 뒀지! 하나씩 챙겨!”
“좋네요!”
“그립감이 좋은걸.”
빠따를 잡은 애들이 형형하게 눈을 빛내면서 뭔가 무서운 모의 같은 것을 하기 시작했다.
“야. 일단 비상사태가 터진 건 아니니까. 처음엔 온건하게 가보자고.”
“허어? 김근철이 이 새끼. 지금 그 여자 편드는 거냐?”
네?
“그러게요? 수상하네요? 김근철이 왜 그러죠?”
아니 이게 무슨!
“너희들 왜 그래!”
얘들 눈빛이 이상하다!
“걔가 멀쩡해야 내 앵락을 좋은 칼로 바꿀 수 있다고! 다짜고짜 패면 안 되잖아!”
“그건 그렇지만… 이 새끼 수상하단 말이지.”
“그래요. 그 여자도 수상하구요.”
유리랑 레오나가 심상치 않은 눈빛을 하면서 그리 말했다. 아니 뭐 아야네가 심상치 않은 년이긴 한데 갑자기 이러기냐?
“됐고. 일단 출발하자.”
그렇게 우리들은.
ㅡ우루루!
아야네가 대기하고 있다는 곳으로 우루루 뛰어갔다. 위치는 적당한 근린공원이다. 여기로 불러낸 걸 보면 협상 물품을 가져온 게 맞는 건가?
“야, 저기다!”
유리가 가리킨 곳을 보니 아야네가 멀뚱멀뚱 서 있었다. 복장은 그때 봤던 양복 비슷한 차림이다. 흰 블라우스에 양복치마. 그리고 니삭스를 신은 모습.
“오키타 아야네!”
그 이름을 크게 부르니.
“아…! 드디어!”
아야네가 이쪽을 쳐다보면서 뭔가 기대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에? 나니?”
내 뒤에 선 어깨형님, 아니. 어깨누님들을 보자마자 당황한 눈치가 되어선 주변을 슥슥 둘러보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이게 무슨? 결투는 그때 끝났을 텐데요? 어째서?”
아 시발 모르겠다!
일단 이렇게 되었으니 위압적인 분위기를 좀 조성해도 괜찮을 거다! 나는 즉시 인상을 찌푸리면서 아야네의 앞에 섰다!
“오키타 아야네!!!!”
그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히익?!”
동시에 레오나랑 유리가 아야네의 양옆을 점하며 포위하기 시작했다.
“호오, 이 년이 그 납치범이란 말이지?”
“흐음… 그런 거군요.”
“야. 김근철이. 처리해.”
“처, 처리?! 이게 무슨 소리죠?!”
그야말로 궁극의 삥뜯기 포메이션.
이 맥시멈 트라이앵글 삥뜯기 진에 걸리면 그 어떤 강력한 비행청소년이라고 해도 가진 돈과 함께 가오까지 다 털리고 질질 짜면서 살려달라고 빌게 된다.
“왜, 왜? 저한테 왜 그러시는…?”
아야네의 두 눈에 공포가 서린다.
“오키타 아야네!!! 내가 널 부르고 있다!!!”
“히이이익!”
다시금 소리치자 겁에 질린 아야네가 자세를 낮추고는 가드를 올렸다.
아니, 근데 이거 너무 쫀 거 아니냐? 그때 류성정밀에서 봤을 때만 해도 약간 여걸 느낌이 나는 여장부같은 인상이었고, 납치 현상에서 마주했을 때도 당당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결투에 패하고 앵락을 뺐기고 가문에 버림받고 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인 거냐?
물론 상관없다!
이 녀석은 내 앞에서 친구를 납치하려고 한 녀석!
타협 따윈 해주지 않아!
“어째서 날 불러낸 것이냐! 그동안 연락도 없다가!”
“그, 그거언…!”
잠깐 쫄아 있던 아야네가 이내 결심한 듯 헛기침을 하면서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곤 날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돌려주시지요.”
뭘?
“제 앵락. 돌려주세요.”
앵락을 돌려달라는 말.
“이미 켄한테 연락받았을 텐데? 선불로 대가를 주지 않는다면 앵락은 넘겨주지 않아.”
“다, 당장은 대가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앵락을 돌려주신다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필요 없어! 앵락을 받는 건 내 손에 보상이 들어온 뒤다! 내가 널 어떻게 믿고 그걸 넘겨준단 말이냐!”
이미 쇼부 다 친 일이고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다.
사실 이게 바로 초인적인 사고방식이다. 사실 이런 건 원래 신고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난 이미 결투로 쇼부를 봤고, 쇼부를 본 사실을 어디 가서 떠벌리거나 해서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건 영웅답지 못한 일이지 않은가.
그러니 앵락을 받고 싶다면 과거의 일을 들먹이지 말고 내게 선불을 줘야 해.
“믿어주시길! 이래 봬도 전 네오다이묘 가문의-”
“가문 따위를 들먹이지 마라!”
ㅡ처억!
나는 아야네를 가리켰다.
“네엣?!”
“설령 네가 어떤 가문 소속이라고 해도, 나는 널 신뢰할 수 없으니까!”
“그게 무슨…!”
호통을 치자 아야네의 표정이 굳어진다.
“이것은 아야네 네놈에 대한 신뢰 문제다! 네오다이묘? 친구의 여동생? 그런 건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나와 거래하는 건 그런 가문이 아니라 오직 아야네 너 뿐이니까! 그러니 다른 곳의 명예를 빌려와 내 신뢰를 만들려고 하지 마라!”
“…!”
“내게 앵락을 먼저 돌려받고 싶다면 그만한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너에겐 그런 게 없다는 소리다. 알겠냐?”
내 말에 아야네는 입만 뻐끔거렸을 뿐, 뭐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기선제압.
말 그대로 개꼰대 초인 같은 마인드로 날 위장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판을 짠다.
“시, 신뢰… 라고 하셨지요. 근철씨.”
“근철씨이?”
“근철씨이이?!”
뭐? 아니 잠깐만.
“히익!”
갑자기 유리랑 레오나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진정해!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대체 뭔데?
이 자리에서 정상인 건 시후밖에 없다.
“이분들은 대체… 아, 아무튼! 그렇다면 그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저는 앵락을 돌려받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네!”
그래도 마지막에 자신감을 찾은 건가.
그게 기특해서 나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면… 당장 앵락에 걸맞는 검을 가져와라!”
“네에에에엣?!”
직설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말했다.
“어서 구해와! 난 타협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그, 그러니까 그게 안 된다고…!”
“대가가 없으면 앵락도 없다!”
“크, 흐윽!”
바로 그 순간.
“칙쇼오오오오오! 어째서 내게 이러어어언!”
눈물을 터트린 아야네가 날 밀치면서 저 멀리 도망쳤다.
“와아아아! 쫓아냈어요!”
“저 새끼 도망치는 것 좀 봐!”
동시에 레오나랑 유리가 환호성을 터트렸다.
“우리의 승리다!”
일단 우리의 1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