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49)
EP.49 견학 # 3
“하여간 사내새끼 목청이 참… 야. 다시 시작한다.”
“근데 진짜 오지지 않냐? 이거 듣고 괴수 새끼들 싹 다 나한테 어그로 끌렸다니까?”
“사람새끼도 그 소리 들으면 어그로 끌리겠다, 이 새끼야!”
기가 막힌다는 듯이 소리치는 우유리.
“그 소리 듣고 어그로가 안 끌리면 청각이 없는 거 아니냐?”
“흐흐흐, 우유리 임마 이거 사람 칭찬할 줄 아네?”
“아니 씁. 하… 됐다. 이 새끼 진짜 보면 볼수록 성격 웃기다니까. 빨리 똑바로 서기나 해.”
“예.”
아무튼 다시 훈련 시작이다. 바로 자세를 잡고 우유리의 공격을 기다렸다. 빡세게 훈련 시작해 보자.
“이번엔 진짜로 때릴 테니까 쫄지 마라.”
“뭣?!”
이 미친년이 진짜로 공격을 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즉시 가드를 올리면서 자세를 낮춘 순간!
“풉.”
위에서 웬 웃음소리가.
뭐야?
“구라야 이 새끼야. 훈련 중에 갑자기 진짜로 때리겠냐?”
“아니, 이 십색.”
“진짜로 때린다는 말에 쫀거 보면 훈련한 의미가 없구만 뭘. 야. 대련이든 실전이든 진짜로 공격이 날아올 텐데 그러면 쓸모가 있겠냐?”
“아… 그건 맞는 말이네.”
방금은 좀 깜짝 놀랐지만 납득은 되었다. 그래. 안 때리는 걸 아니까 안 쫄았던 거다. 진짜로 때린다는 말에 바로 움찔하는 내가 있었다.
이건 고쳐야겠군.
“웃기는 새끼 이거. 아무튼 다시 해. 안 쪼는 훈련. 이것도 실전에서 써먹으려고 하는 거니까. 진짜 때린다는 소리에 비명부터 지르는 놈이 뭔 칼질을 한다고. 똑바로 안 해?”
우유리가 내게 잔소리를 하면서 칼을 빙빙 돌렸다.
“아 씨. 처음이라 그러잖아. 다시 해. 다시.”
“일단 뭐. 팔이랑 다리에 보호구 차고. 거기 맞는 훈련 좀 할까?”
“그것도 괜찮겠네. 안 아프지?”
“대련용 장비인데 아프긴 뭘.”
ㅡ기이익.
바로 훈련장 키오스크를 조작해 보호구를 착용했다. 일단은 어깨와 팔. 그리고 다리에 장착했다.
“바로 얼굴부터 하기엔 내 고막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고. 보호구 찬 곳만 때릴 테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라. 소리 지르면 혼난다?”
“넹.”
그렇게.
ㅡ파앙!
ㅡ파앙!
처맞는 훈련을 실시했다.
“홋! 헙! 응홋! 오엌!”
“이상한 소리 내지 말라고!!!”
아니 그게 조절이 되냐!!!
*
*
*
“아니, 우유리 그거 자비가 없다니까? 막 존나 때려, 진짜. 비명 지른다고 소리치고 막. 완전 일진이야, 일진.”
머리도 노란게 일진 맞다.
“근철아… 그렇게 꽥꽥 소리 지르면 어떤 스승이라도 때리고 싶어질 거야.”
“처음인데 그럴 수도 있지. 이야. 이거 맞으면서 훈련하는 게 좀 빡세긴 하더라고?”
그래도 하다 보면 깡이 길러질 것 같기는 하다. 우유리는 검술도장 집 딸내미지 않은가. 당연히 나 같은 놈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ㅡ탁탁탁!
뭐 그렇게 시후랑 런닝을 뛰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밤에는 같이 헬스하자고 약속을 했으니까.
땀이 날 때까지 가볍게 뛰어준 뒤에 헬스기구 앞으로 가서 섰다.
“근데 근철아. 내일 견학이잖아?”
“어. 아마 농장 둘러보러 가겠지? 같이 다니자.”
“응.”
“아, 맞다. 가는데 1시간 좀 넘게 걸린다고 했던 거 같은데. 아직 시간 좀 있으니까 헬스 끝나고 매점 가실?”
“매점은 왜?”
“버스에서 뭐 좀 씹으면서 가야지. 아니면 못 버텨.”
수련회든 수학여행이든.모든 여정은 버스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전부리가 없으면 입이 심심하단 말이지.
“씹을거리 좀 챙겨가지고.”
“흐흐흫, 그거 괜찮네. 과자 같은 거 먹으면서 가면 좋을 것 같아.”
“그럼 빨리 가슴 조지고 가자.”
“응? 뭐? 뭐엇?!”
“가슴 조지자고. 사정없이 팍팍 난폭하게 조져버릴 거다.”
“사, 사정없어 팍팍 난폭하게?!”
ㅡ화악!
순간 시후가 깜짝 놀란 듯이 소리쳤다.
이 새끼 뭐야?
한 번씩 이렇게 놀라던데 도저히 그 타이밍을 예측할 수가 없었다.
“이 새끼 뭐 때문에 놀란겨?”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얼굴마저 시뻘게진 시후가 몸을 돌렸다. 이 녀석… 가슴 운동을 싫어했던가? 그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시후 임마 이거 뭐냐? 자꾸 그러니까 당황스럽잖아.”
“그, 그게 그러니까…! 음! 아! 저번에 운동 거른 게 생각나서! 가슴 두 배로 조져야겠네! 하하!”
뭐여 그런거여?
“그럼 빨리 조지자고. 가슴은 최대한 난폭하게 조져 줘야돼.”
“으, 응… 그렇지. 최, 최대한 난폭하게 조져줘야지.”
“가자!”
그렇게 시후와 헬스를 실시했다. 방금 말한대로 난폭하게 가슴을 조졌다.
이거 열심히 하다 보면 또 근력이 올라가겠지. 그게 목표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오늘은 진짜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이제 돌아가면 또 마나 명상을 할 텐데, 정말 하루하루가 충실하기 그지없다.
아, 근데 공부도 해야 하는데… 씁.
“하아. 근철아. 다 했지?”
“어.”
“그럼 매점 가자.”
“그래.”
헬스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바로 매점으로 향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헬스하고 나면 땀이 나서 불쾌하다. 그렇다고 헬스장에서 샤워를 하고 나가면 집 들어가서 또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영 내키지가 않는단 말이지.
그래서 맨날 집에 가서 샤워를 하는 편이다.
“근철아. 뭐 살까? 처음이라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
“또 처음이냐? 그냥 음료수랑 과자 아무거나 골라라. 어차피 한 시간 반 정도 거리니까 많이는 필요 없어.”
인적없는 무인 매점에 들어와 과자를 고른다. 근데 참. 견학 가기 전에 과자 쇼핑이라니. 이제 완전히 고딩 생활에 익숙해졌다.
“앗! 근철아! 이 통 안에 든 과자는 뭐야?”
“그거 프링글스. 오케이. 버스 타면 무조건 프링글스지.”
손에 뭐 묻지도 않고 통에 들어있어서 편하다. 그리 시후랑 함께 살 걸 다 사고 밖으로 나왔다.
나오고 보니 바깥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이만 들어가자.”
“응.”
그럼 이제 기숙사로 돌아가 볼까.
“근데 근철아.”
“어, 왜.”
“뭐라고 해야 하지. 나 계속 그 급성 게이트가 신경 쓰여.”
“아, 그거.”
당연히 나도 신경 쓰고 있다.
메인 퀘스트라고 했으니까.
“뭐랄까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갑자기 나타난 게이트라니… 어쩌면 뭔가 큰 사건이 벌어질 징조처럼 느껴지거든.”
“새끼. 촉이 좋구만?”
“응?”
“나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어. 오히려 지금까지는 너무 평화로웠던 거지. 그렇잖아? 디멘션 워 이후로 모든 국가가 큰 피해 없이 게이트 사태에 전부 대처하고 있다고.”
대형 재난 같은 건 가끔 일어나지만, 국가 그 자체가 흔들릴만한 위협은 없었다. A 랭크 괴수들도 어떻게든 토벌이 되는 상태니까.
“옛날에 세계대전도 그랬지. 갑자기 터졌다고. 어쩌면 이번에 진짜 큰일이 날지도 몰라.”
지금 나는 불길한 미래를 상상하며 말하는듯한 말투를 꾸몄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 좆망할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힘을 키워야겠지.”
“근철아. 나중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가 힘을 합쳐서 사람들을 지켜야 해.”
“물론이다.”
“근철이랑 내가 힘을 합치면 두려울 게 없어. 일단 내가 사람을 구출하면, 근철이가 비명으로 어그로를 끌어. 그러면 완벽해.”
“내가 뭐 비명맨이냐? 흐흐흐.”
그렇게 시후랑 노가리를 까면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내일은 견학이다.
*
*
*
“하아.”
방으로 돌아온 이시후가 봉지를 내려놓고 옷을 벗었다.
“근철이 이 녀석 진짜…!”
아까부터 가슴이 뛰고 얼굴에 열이 올라서 참기가 힘들었다.
“가, 가슴을 사정없이 난폭하게 조지겠다니…!”
다시금 열이 오르면서 가슴이 간질간질해진다. 역시 같은 동성 친구니까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이겠지. 남장을 하고 있다지만, 그 남장 연기가 너무 완벽한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해진다.
“가슴을 사정없이 난폭하게 조지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건데!”
시뻘게진 이시후가 가슴을 강하게 압박하던 붕대를 풀었다. 동시에 출렁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안에 숨겨져 있던 것이 튀어나왔다.
가슴이 사정없이 조져지면 어떻게 될까.
괜스레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아악!”
부끄러움이 차오른 이시후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아으으윽!”
ㅡ쾅쾅!
애꿎은 침대를 차댈 뿐.
*
*
*
“자, 자. 다들 번호순대로 버스에 입장해라. 자리 바꾸기는 용납하지 않는다. 유사시 보다 쉽게 대처하기 위함이니 지정된 자리에 앉도록.”
이소라 교관의 말에 작은 야유가 흘러나온다. 이건 친구랑 앉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무시하는 처사란 말입니다…!
“입입입.”
아무튼 교관에게 깝칠 수는 없다. 우리는 번호대로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가서 내 자리를 찾으니.
“뭐야 이거. 류씨 아니여?”
류씨가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오늘 내 짝은 류씨였군.
“하…! 하필이면 탈레반 자식이 걸렸군! 꺼져라!”
“꺼지긴 뭘 꺼져. 교관님한테 처 맞을라고. 어차.”
“제길!”
옆에 앉자 류씨가 고개를 홱 돌렸다.
그래. 오늘은 조용히 있자. 대놓고 옆자리에 있는 사람에겐 깝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얘가 순간 빡 돌아서 호통만 쳐도 데미지를 입게 될 테니까.
“아오, 그래. 오늘은 조용히 있는다.”
그리 말을 하고 나서 가방을 열었다. 일단 음료수와 프링글스를 세팅하도록 하자.
“…”
류씨는 아예 나와 상관하고 싶지 않다는 듯 창밖을 보고 있었다.
“그럼 인원 점검을 시작하겠다. 거기. 자리를 바꿨군. 돌아가라.”
“아, 교관님.”
“어서.”
이소라 교관이 인원 점검을 실시했고, 자리를 바꿔 앉은 아이들을 다시 원래 자리로 돌려보냈다.
“문제없군. 그럼 출발하지.”
“예.”
그렇게 버스가 출발했다.
ㅡ부우웅.
이거 두근두근 거리는구만?
꼭 수련회 같은 거 가는 기분이다. 즐거운 추억들이 방울방울 생각나는군. 수련회든 수학여행이든 친구들이랑 방 잡고 놀러 가는 거랑 다름없는데 즐거울 수밖에 없다.
“좋아.”
그럼 취식을 시작해 볼까.
ㅡ뽀옥.
바로 프링글스의 뚜껑을 따고 껍데기를 벗겼다. 안쪽에 들어 있는 것은… 가공된 감자칩. 탐스럽기 짝이 없구나. 나의 보물이여.
“아.”
바로 입구에 주둥이를 대고 고개를 젖혀 칩 다섯 개를 한꺼번에 입에 밀어 넣었다.
ㅡ와그삭.
“어이 십. 개맛있네.”
입안에서 뭉개지는 감자칩의 감촉. 그래. 이게 바로 감자칩이지. 맛있어서 울 것 같다.
ㅡ와그삭와그삭.
계속해서 프링글스를 먹어 치운다.
그러고 있으니.
“…그건 뭐지.”
“뭐?”
옆에서 류씨가 중얼거렸다.
“닥쳐라.”
“뭐? 닥쳐? 아니 류씨.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닥치라고 했다. 이 소란스러운 녀석 같으니라고.”
짜증스런 얼굴로 말하는 류씨.
“뭘 그렇게 소란스럽게 먹는 것이지? 식사 예절조차도 탈레반인 것인가? 네놈은?”
“탈레반 놈들한테 소리 내면서 먹는 문화가 있었나?”
“그딴 건 알고 싶지도 않다!”
이 새끼 이거 설마?
“지랄.”
“지랄? 이 자식이 감히 또 모욕을!”
“지랄 말고. 니 이거 먹고 싶지?”
ㅡ흔들흔들.
바로 잡고 있던 통을 흔들었다.
“먹고 싶냐고.”
“하…! 염병 떨지 마라!”
이 새끼 눈빛 보니까 백퍼 먹고 싶은 상태다.
“누가 그딴 다이너마이트 같은 걸 먹고 싶다고! 과연 탈레반 녀석답게 간식조차도 폭탄스러운 것을 고르는군!”
“닌 진짜 세상 모든 게 다 폭탄으로 보이지?”
상류층의 PTSD인 거냐?
“지랄 말고 먹어라 마. 꺼내줄게.”
“하…!”
이 새끼 콜라랑 돈갑내기 먹었던 거 보면 군것질거리 좋아하는 것 같긴 하다. 분명 프링글스도 좋아할 터다. 부잣집 도련님 주제에 입맛이 참 싸구려라니까.
“어허. 그러지 말고 좀 무봐라. 츄라이.”
그래서 프링글스를 꺼내서 건네준 순간.
“에잇! 닥쳐라!”
ㅡ홰액!
녀석이 내 손을 치는 것이 아닌가!
“아니이이잇?!”
그것으로 프링글스가 하늘을 날았다! 소중하고 맛있는 가공감자칩이 입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바닥에 떨어지게 되었어!
“그, 그러길래 닥치라고 했다! 나는!”
“야, 야! 너 이 새끼! 존나 너무한 거 아니냐!!”
“뭐랏!”
“야! 그래! 혼자 먹기 좀 그래서 줄라 했더니 미안하다! 시팔럼! 나 혼자 다 처먹을게! 어떻게 음식을 부수냐!”
“자, 잠깐!”
마음 상했다 시발!
감자칩을 부수다니!
류천휘 이 새끼 절교!
ㅡ터억.
바로 프링글스 통을 의자 앞에 있는 컵홀더에 끼웠다.
그 순간.
“쳇!”
류씨가 쳇 소리를 내면서 내 통을 낚아채 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목을 젖히더니 내 남은 감자칩을 죄다 처먹어 버렸다!
ㅡ와그삭와그삭!
“더럽게 맛없군! 됐나!”
“이, 이 새끼…!”
내껄 다 처먹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