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539)
EP.583 초신성 스타 # 2
푹 쉬었다.
미래에 갔다 오고 거대 파편도 토벌하고 초신성 스타가 되기도 하면서 쌓았던 피로를 풀었다.
딱 하루.
친구들도 안 만나고 집에 가만히 누워서 쉬다가 일어나 개인 수련을 하니 어느 정도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ㅡ고오오.
그런 김에 강해진 내 힘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무협식으로 따지면 운기조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 명상으로 새롭게 쌓은 힘을 관조하면서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걸로 컨디션을 100% 회복했다.
“김근철. 넌 더 강해졌다. 나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야.”
무익천사들?
덤벼.
너희들은 내 상대가 안 돼.
“좋아.”
그럼 컴퓨터 앞에 앉아보자.
ㅡ딸칵.
“흐흐흐.”
어딜 가도 반응이 좋다. 이것이 바로 대박 스타의 삶이라는 건가. 우리 이야기를 하는 곳이 굉장히 많다.
게다가 그저께 먹은 레드 정식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져서 유머 자료로 쓰이고 있을 정도였다. 다들 레오나가 시뻘건 한식을 좋아한다는 점에 큰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크아아아아아!]내가 무익천사를 일방적으로 참살하는 영상 역시 사방팔방에 퍼져 있는 상태다.
영상 속 김근철이가 휙휙 날라다니더니 그대로 무익천사의 모가지를 썰어버린다.
댓글은 그야말로 호평일색.
이쯤 되면 나한테 별명 같은 게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조만간 진짜 별명이 생길지도 모른다.
“멋진 별명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이딴 걸 고민하는 걸 보면 확실히 내 인지도가 높아지긴 높아졌나 보다.
SNS로 연락을 취해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일일이 다 답변하기 힘들 정도다. 따라서 대부분은 무시하게 되었다.
그래도 중요한 사람들한테는 해야 하는 법이다.
“보자.”
이제 곧 개학식이다.
내가 2학년이라니.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지… 이제 후배들도 받는 건가? 근데 교육과정이 달라서 다른 학년이랑 마주칠 일이 거의 없긴 했다.
애초에 한국 학교에서 선후배 관계라니 들어본 적도 없다. 뭐 내가 스타 초인인 만큼 아는 척하는 애들이 많이 생기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만날 일은 딱히 없을 것이다.
이사장님이 준다는 상이나 기대하도록 하자.
ㅡ촤르륵.
그리 SNS와 휴대폰의 연락기록을 정리하고 있으니 류나에게서 온 메세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메세지 보면 연락하라는 말.
바로 해야지.
“여보세요? 누님? 지금 통화 괜찮으십니까?”
-응. 괜찮아. 그런데 연락이 늦었네?
“아, 오늘 완전히 푹 쉬어서요. 연락을 지금 봤습니다.”
-컨디션은 괜찮니?
“전부 회복했어요.”
-다행이네. 그럼 근철아. 잠깐 누나랑 이야기 좀 할까?
“물론이죠.”
근데 통화로 하자는 건 줄 알았는데 직접 데리러 오겠단다.
알겠다고 한 뒤에 씻고 나갔다.
“누님.”
“근철이 안녕. 여기 타렴.”
“네.”
평소와 다름없이 누님의 차를 타고 안전벨트를 멨다.
“오늘은 무슨 일입니까?”
“음, 글쎄.”
운전대를 잡은 누님이 평소와 다름없는 어조로 말했다.
“근철아. 아직도 누나가 수상하니?”
“아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요.”
설마 내가 아직도 수상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건가?
“후후후, 장난이야.”
다행히 그건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근철아. 저번에 말했지?”
“뭐를요?”
“자꾸 누나를 수상하게 여기니까 상처받았다고. 그래서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이야.”
“아니 그게 무슨.”
“오늘 누나 좀 위로해주겠니?”
“뭐 어떻게 위로해주면 되는 겁니까! 말만 하세요!”
“진짜 해주게?”
“동료인데 해 드려야죠, 그럼!”
동료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손윗사람.
누님이다.
위로해달라면 당연히 해줘야 한다.
“역시 근철이라니까. 정말 귀여워. 천휘랑은 완전히 다른 맛이 있어.”
“저흰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그런데 누님 그렇게 상처받았어요?”
“응. 솔직히 너무 충격이야.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그러니? 누나가 친절히 대해주고 있을 때도 속으로는 수상하다고 생각했던 거네.”
“흐흐흐, 죄송합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위로를.”
ㅡ끼익.
차가 멈췄다.
“여기야.”
“여긴?”
내리고 보니까 무슨 모텔이었다.
“누님?”
“모자랑 마스크 쓰렴. 위장한 보안시설이니까.”
“아, 그런 겁니까?”
바로 모자랑 마스크를 챙기고 류나를 따라서 건물로 들어갔다. 설명을 들어보니 실제로 영업을 하지만 특정 방은 완전히 보안용 시설이라는 듯.
역시 요원이다.
이런 곳이 있구나.
그렇게 류나와 함께 모텔 건물로 들어갔다. 별다른 절차 없이 계단을 이용해 위층으로 올라가 어떤 방 앞에 섰고.
잠금장치를 해제한 것으로 입장했다.
“보안 레벨이 상당히 높아, 여긴. 비밀 이야기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단다?”
들어간 누님이 외투를 벗었다.
“그렇습니까?”
안쪽은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응. 근철이 먼저 씼을래?”
“뭣.”
씻으라고?
“씻을 필요가 있어요?”
“으응? 그래야 하지 않을까?”
“그게 무슨?”
이게 대체 뭔 소리여?
누님을 보니 내가 왜 그런 걸 묻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아, 그런 걸까? 그럼 누나가 먼저 씻을게.”
“아니 무슨 소리세요!”
무슨 소리야!
깜짝 놀라 소리치니 그제서야 누님이 표정을 풀었다.
“후훗, 농담이야.”
“아나!”
왜 이런 곳에서 그런 농담을 하냐고…!
“근철아. 당황했니?”
“당황하긴 뭘 당황해요. 그런 거 아닙니다.”
나도 외투를 벗고 자리에 앉았다.
방 구조는 평범하다. 그냥 티비 있고 침대 하나 있고. 화장실 하나 있고 간단한 가구랑 냉장고가 있는 구조.
장난이란 걸 알이지만 이렇게 별로 넓지도 않은 공간에 류나랑 둘이서 들어와 있으니 괜히 기분이 이상해진다.
그래서 뭐 커튼만 바라보면서 앉아있었다.
ㅡ짝.
순간 류나가 양손을 모으면서 말했다.
“그럼 오늘은 근철이에게 위로받기로 했으니까. 근철아? 여기서 누나랑 뭔가 하면서 놀아볼까?”
“아니, 뭘 하고 논다는 겁니까…?”
모텔에서 논다고?
“글쎄? 근철이 여자애들이랑 노는 거 좋아하지 않니?”
“그런 건 아닌데…”
“후훗, 아니긴. 여자애들이랑 자주 놀잖니? 그럼 여자애들이랑 놀면서 하는 거. 누나랑도 하면서 놀아볼까?”
ㅡ사아악.
어째서일까.
누님의 목소리가 끈적하게 느껴졌고, 그 목소리가 내 볼을 핥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뭘 하면서 놀아야 할지…”
“뭘 해야 할까? 근철이 아는 거 없어? 여자랑 모텔에서 할만한 놀이.”
“아니!”
대체 언제까지 날 놀려먹을 생각이냐!
항의하려고 한 순간.
ㅡ꽈악.
누님이 양손으로 내 볼을 살살 꼬집었다.
“후훗, 귀여워. 근철이.”
“아.”
“근철이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장난치는 걸 멈출 수가 없네. 아, 얼굴 빨개졌다. 근철이 그렇게 부끄러웠니?”
“아니 뭐 놀리고 그래요!”
항의를 했지만 누님은 그저 즐겁다는 듯 웃을 뿐이었다.
이런 식으로 날 놀리다니.
“아아, 다 회복됐어. 위로받은 기분이야.”
“저 놀려 먹은 걸로 위로를 퉁친 겁니까?
“맞아. 근철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풀렸어. 누나 슬프게 한 건 이걸로 봐줄게.”
“에잉… 알겠습니다.”
그동안 누님을 수상하게 여기긴 했으니 이 정도 놀림은 감수해도 된다.
“좋아. 그럼 장난도 끝났고. 근철아. 누나가 며칠 전에 말했지? 중앙의 시선이 근철이에게 향할 수 있다고.”
“예.”
그 이야기인가.
“아마도 그렇게 될 것 같아. 감시가 붙을 수 있어.”
“역시 의심을 사게 된 겁니까?”
“응. 확실해. 그런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역시 그건가.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순간부터 행동을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근데 여기 같이 온 것도 뭐 들키지 않을까요?”
“그건 걱정하지 마렴. 누나가 방심하는 일은 없으니까.”
“아.”
잘은 몰라도 누님이랑 있을 땐 그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아무튼 오늘은 그걸 말씀해주시려고 절 부른 겁니까?”
“다른 일도 있어.”
“다른 일이요?”
잠시 입을 닫은 누님이 말했다.
“…보이드 프린세스.”
“아. 네.”
“누나는 그녀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
저번에 그렇게 말했다.
누님은 이제 우리 동료다.
보프에 대한 비밀을 공유해야 한다.
“근철아. 그 이후로 보이드 프린세스를 본 적이 있니?”
“아뇨. 사실 그 이후로 감감무소식이라 못 봤어요.”
애초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집에서 혼자 시간 보낸 것도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렇구나. 그럼 혹시 부를 수 있을까?”
부른다라.
“불러도 될 때가 있고 안될 때가 있는데… 일단 한번 불러볼까요?”
“그렇게 해주겠니?”
“근데 만날 준비는 된 겁니까?”
“응.”
“누님이 그리 말한다면 확실한 거겠죠.”
좋다.
오늘 한 번 소통을 해보자.
“그럼 누님. 저도 일단 그쪽에 말해야 할 게 있으니 잠깐만 혼자 있게 해주시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보프 쪽이랑 누님은 초면인데, 제가 부르자마자 있으면 수상하게 여길 테니까요.”
“알았어. 그렇게 할게.”
“아, 될지 안 될지 모르니까 너무 기대하진 말아주세요. 끝나면 부르겠습니다.”
“응.”
내 말에 누님이 외투를 입고는 얌전히 밖으로 나갔다.
“…”
그걸로 모텔 방 안에 혼자 있게 되었는데, 누님이 나가고 보니 그 특유의 향수 냄새가 더 잘 느껴지는 듯했다.
아니, 아무리 나라도 저런 어른스러운 미인 누님이랑 모텔 같은 공간에 같이 있게 되면 동요할 수밖에 없다.
굳이 류나가 아니더라도… 지금 이런 생각할 때냐?
“자, 그럼!”
키티를 불러보자!
“키티! 키티야! 이 오빠가 너를 부른다! 이 오빠가 너를 찾고 있다! 들었다면 나타나다오! 어서 나타나서 내 앞에 모습을 보여다오!”
바로 손을 모으고 주문을 외우듯 소리치면서 키티를 불렀다. 얘가 다른 건 몰라도 집에서 이렇게 부르면 반응해서 나타날 때가 있으니까.
집이 아닌 공간에서도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봐야지.
ㅡ지이잉.
“앗!”
나타났구나!
익숙한 게이트가 나타나면서 키티가 나팔을 불면서 행진하듯 나오기 시작했다!
“뿌뿌뿌, 근철이 오빠. 오랜만이야.”
“키티야, 보고 싶었다!”
“아앗!”
바로 키티를 안아 들고 점프했다!
“아, 아, 아. 근 철 이 옵 빠 아 아.”
그대로 마구 흔들어주니 키티의 목소리가 막 끊겼다.
이게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