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545)
EP.589 초신성 스타 # 8
큰일이다.
오늘 아침부터 만난 레오나가 대답하기 곤란한 말만 골라서 물어보고 있다. 게다가 또 봄이라고 옷도 가벼워진 상태인데, 레오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게 팔짱을 껴왔다.
그 탓에 레오나의 가슴 부분이 내 팔을 마구 잡아먹으려고 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각이 내 정신을 집어 삼키려고 한다. 레오나가 지닌 따뜻함은 마음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안돼…!
친구를 상대로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단 말이다, 김근철이!
요즘 이런저런 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나조차도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든 상태다.
설원 사건은 말할 것도 없다. 그간 시후가 보내준 이상한 사진이나 저번에 유리가 보내준 속옷 사진. 그리고 류나가 모텔에서 어른의 장난을 친 것과 지금 레오나가 이러는 것까지 전부 미칠 지경이다. 게다가 레오나의 가슴을 덥석 잡았던 적도 있었지.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을 수가 없게 된다.
“김근철이 무슨 생각하나요?”
“아이고, 레오나…!”
옆자리에 앉은 레오나가 또 얼굴을 가까이하면서 내 귀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 따뜻한 바람이 귓속에 들어오자마자 전신이 부르르 떨릴 지경이다.
레오나의 얼굴을 얼핏 봤는데, 말 그대로 여우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 반항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생각 하고 있냐구요. 김근철이.”
“아니, 레오나. 자꾸 그 예쁜 얼굴 들이대면 내가 뭘 할 수가 없어.”
“어머, 갑자기 예쁘다고 하는 건가요? 뭐어, 좋은 말 해줬으니 이만 봐주도록 할까요?”
“제발 좀 봐줘.”
“그럼 말 돌리지 말고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었는지 좀 알려주시죠? 설마 제게 들키면 안 되는 생각이라도 하고 있었나요?”
“레오나 오늘따라 왜 그래…!”
“글쎄요?”
경악하며 물었지만 레오나는 그저 싱글벙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이걸 진짜 어떻게 하냐?
류나랑 모텔에 간 사건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은데, 류나에 이어서 레오나까지 날 놀리기 시작한다면 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아, 김근철이 허벅지 주물러 줄까요?”
“자꾸 주무르면 간지러워!”
“그럼 제 허벅지 주물러주세요. 요즘 좀 뭉친 것 같아서.”
“뭣.”
레오나의 허벅지를 주무른다고?
“…”
현재 레오나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상태다. 게다다 양말도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거다. 그 탓에 새하얗고 건강한 허벅지가 드러나 있는데, 저기에 손을 댄다면.
“뭐야. 벌써 와 있었냐?”
“근철이랑 레오나 안녕.”
바로 그 순간 유리랑 시후가 왔다!
살았다!
“둘 다 왔냐?”
“좋은 아침이네요. 어서 앉으세요.”
“그럼 앉아볼까.”
유리가 내 옆에 앉았고, 시후가 내 뒤에 앉았다.
“아으, 개학식이라고 하니까 졸려 뒤지겠네. 야. 김근철이 아침에 봤냐? 학교 앞에 기자들 몰려 있던 거. 나한테 인터뷰 따긴 하던데 너 찾는 것 같더라고.”
“말도 마라. 아까 거기서 내 카리스마를 분출하려다가 교관님한테 딱 걸려서 제지당했다고.”
“크크크, 아침부터 지랄을 해라. 아주.”
“근철아. 또 이상한 짓 했어?”
“아니, 사람들 다 좋아했다니까. 교관님이 괜히 그러신 거지.”
그리 말하면서 레오나의 눈치를 살폈는데, 다행히 레오나는 날 놀리는 걸 그만둔 것 같았다.
내 허벅지도 놔준 상태.
“김근철이 그러다 진짜 크게 혼나요. 너무 오바하지는 말도록 하세요.”
“흐흐흐, 그래야지.”
뭐 그렇게 애들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하나둘씩 좌석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곧 개학식 시작이다.
“자, 자. 곧 개학식이 시작된다. 모두 착석하도록. 손님 여러분들께서는 지정된 자리에 서 주시길 바랍니다.”
“네.”
단상 위로 올라온 교관님이 마이크를 잡고 통제를 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움직였다.
대충 그런 느낌으로 개학식이 시작되었다.
일어나서 국기에 대한 경례하고 순국선열 분들을 위해 묵념하고 애국가도 부르고 교가도 부르고 참 할 거 많다.
“이사장님 입장하십니다.”
나왔다, 최종보스.
ㅡ저벅저벅.
평소처럼 제복 차림을 한 이사장님이 저벅저벅 걸어와서 단상 중앙에 섰다.
“근철아. 또 씨발하면 안돼?”
“김근철이 이 새끼 입 좀 막아두자.”
“후후, 설마 김근철이가 또 그러겠나요?”
날 뭘로 아는 거냐.
“야, 그거는 작년에 졸업했다고…”
“누가 그렇게 떠들고 있나!!!”
바로 입꾹닫!
“흠, 좋다! 다들 방학은 잘 보냈나!!!”
“네!”
이사장님의 말에 모두가 크게 악을 쓰면서 대답했다.
그렇게 해야지만 저 고성이 중화가 되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도 아주 잘 보냈다!!! 미래의 영웅들인 우리 생도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이 이사장은 정말 기쁘다!!! 게다가 신입생들도 들어왔고!!! 앞으로가 기대되는구나!!!”
ㅡ쩌렁쩌렁!
강력하게 울려 퍼지는 이사장님의 목소리가 모두의 고막을 테러했다… 근데 이번엔 좀 괜찮지 않나?
아, 내가 강해져서 괜찮아진 것이로구나!
“으윽…!”
“으으윽!”
보니까 다른 생도들은 그대로 괴로워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신입생 좌석 쪽에 앉아있는 애들이 더 심했는데, 보고 있으니 괜스레 흐뭇해졌다.
이게 통과의례지.
“자, 그럼! 올해 가장 모범을 보인 생도, 김근철이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구나!
설명에 따르면 중간에 날 부른다고 했지.
“김근철이! 당장 튀어나와라!”
“네!”
바로 일어났다.
“나 갔다올게!”
“잘 다녀와요…!”
그렇게 나는 흐뭇한 얼굴로 웃고 있는 이사장님이 기다리고 있는 강당 위로 올라갔다.
“김근철이 왔군! 아주 장해! 아주 모범적이야! 자, 그럼 거두절미하고 영상부터 시청하지! 틀어라!”
ㅡ지이잉.
대형 스크린이 내려온다.
그리고.
[크아아아아아아!]거대한 괴수와 싸우고 있는 김근철 매드무비가 시작되었다!
“와아아아!”
“오오오!”
“저 사람이 바로 근철선배!”
모두가 내 매드무비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 이사장님은 내 업적을 기리기 위해 어디 업체에 연락해서 이 매드무비를 만든 것이다.
김근철이가 개간지나게 괴수를 썰어버리고 있는데, 그야말로 멋이란 게 폭발하고 있다.
이걸 보고 정신을 어떻게 차려?
“이사장님! 정말 멋진 영상입니다! 감사합니다!”
“흠흠, 확실히 잘 만들긴 했어. 김근철이 왜 이렇게 잘 싸우나! 너무 잘 싸워서 이 이사장도 감탄했어!”
“흐흐흐, 제 실력이 많이 늘긴 했죠.”
그리 내가 신들린 듯 활약하는 모습이 10분 정도 줄줄 나왔고.
우리는 다 같이 매드무비를 끝까지 시청했다.
반응은.
ㅡ와아아아아아아아아!
ㅡ우오오오오오!
ㅡ짝짝짝짝!
최상이다.
모두가 기립해서 함성을 내지르며 박수를 쳤다.
“다들 잘 봤겠지! 김근철이는 올해 가장 모범적인 생도였다! 그런 김근철이에게 상장을 수여하도록 하겠다! 김근철이! 앞에 서라!”
“네!”
“모범적이고 강력한 김근철이에게 이 상장을 수여한다!”
“감사합니다!”
허리를 폴더폰처럼 접으면서 인사하고 양손으로 공손하게 상장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이사장님이 내게 주는 상장이다.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그렇게 해라! 모두 박수!”
ㅡ짝짝짝짝!
ㅡ짝짝짝짝!
ㅡ짝짝짝짝!
나를 위한 박수가 쏟아지는 걸 듣고 있으니 기분이 정말로 좋아진다. 이제 모두가 내게 주목하고 있구나.
“그럼 김근철이. 박수와 함께 부상을 수여하도록 하지.”
“부상 말입니까?”
아, 뭐 상장 말고도 뭐 준다고 했는데.
“가져와라!”
“네에!”
곧 카와르 교관님이 무슨 기다란 함 같은 걸 가지고 뛰어왔다. 이사장님이 그 함을 열었고, 안에서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을 하나 꺼냈…
설마?
“부상이다! 받아라, 김근철이!”
ㅡ처억!
“허억…! 이 검은!”
이사장님이 내민 검을 봤다.
딱 봐도 아주 고급스러운 검.
과한 장식 따위는 없지만, 색조만으로도 세련됨이 느껴지는 그런 흉악한 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명검이다!
“이 이사장이 소장하고 있던 명검 야구자(野狗子)다!”
“야구자…!”
“개 요괴의 이름이지! 원래는 사람 뇌수를 파먹는 요괴인데, 인간의 무기가 된 이상 괴수의 뇌수를 먹여야 한다! 김근철이에게 이 검을 맡기도록 하마!”
매혹적인 검이다.
나는 야구자를 조심스럽게 잡아 들었다.
ㅡ화아아악.
뭔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엄청난 내력을 지닌 검이겠지. 일단 그립감부터가… 엄청난데. 이거.
“크하하! 검의 매력에 푹 빠졌군 그래! 그건 이 이사장이 젊은 시절에 쓰던 검이다! 당시 고랭크 괴수였던 야구자를 잡아 죽이고 만들었지!”
“그런 엄청난 걸 제가 받아도 되는 겁니까!”
“물론이다! 김근철이라면 아주 잘 사용할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누구!
야구자 오너!
“감사합니다! 거듭 감사합니다, 이사장님! 이사장님의 이름으로 앞으로 더 많은 괴수들을 사냥하도록 하겠습니다!”
“껄껄껄! 그렇게 해라, 김근철이!”
ㅡ파앙!
ㅡ파앙!
신이 난 이사장님이 내 등판을 아주 강력하게 강타했다. 피를 토할 것 같은 충격이지만, 괜찮다.
나는 강해졌고 엄청난 명검을 손에 넣었으니까.
고맙습니다, 이사장님!
“자, 김근철이에게 이 이사장이 쓰던 검을 수여해줬다! 모두 박수!”
다시금 압도적인 박수가 쏟아졌고.
“다음으로, 엄청난 무위를 보이고 일약 스타로 떠오른 김근철이에게 이 이사장이 직접 별호를 내려주도록 하겠다!!!”
“뭐라구요?!”
직접 별호를 내려주신다고!
영웅에게 있어서 별호라는 건 아주 명예로운 별명이다. 그만한 업적이 있는 영웅들만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별호를 수여 받는다.
예를 들면 이사장님의 별호는 흑야차다. 엄청난 업적에 걸맞는 간지나는 별호인데, 지금 내가 그런 걸 받게 되는 것이다!
“흐하하하하! 별호라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사장님!”
“그래. 당연히 좋아해야지. 이건 이 이사장이 지인들과 토의를 해서 만든 별호다.”
“그런…!”
“그 별호를 공개하겠다!”
ㅡ파앗!
대형 스크린의 화면이 바뀌었고.
무슨 글씨 쓰는 장인 같은 사람이 먹을 갈고 한지에 붓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天見]한자를 읽는 건 어렵지 않았다.
“천견…?”
“그래.”
이사장님이 고개를 끄덕였고, 내 눈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천견(天見)의 김근철. 오늘부터 김근철이 네 별호는 천견이다.”
천견.
“하늘을 본다는 뜻이지. 김근철이의 전투 영상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살폈다. 마치 그 거대한 괴수의 움직임을 미리 보고 파악한 것처럼… 농락하듯 움직였지.”
아.
“그렇기에 천견이다! 하늘의 뜻을 먼저 보고 움직이는 영웅! 터무니없을 정도로 엄청난 전투 센스! 재능!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별호이다, 천견의 김근철이!”
“와…!”
지금 이 순간.
나는 극한으로 감동했다.
“모두 김근철이의 이름을 소리쳐라! 그의 별호는 천견! 천견의 김근철이다!”
ㅡ와아아아아아아!
ㅡ천견! 천견! 천견!
ㅡ천견의 김근처어어어얼!
뒤를 돌아봤다.
모두가 환호하면서 날 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ㅡ처억!
야구자를 들어 올린 채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충동을 해방해 포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