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56)
EP.56 아카데미 습격사건이다아아앗!!! # 5
“하하하! 이런 일도 다 있네!”
시후가 신기하다는 듯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부러워서 죽겠다, 진짜. 시후야. 나 배가 너무 아파…! 아이고 배야!”
언제나 생각하는 일이지만 친구가 잘되는 꼴을 보면 배가 아프기 마련이다. 나는 즉시 배를 부여잡으면 아우성을 쳤다.
“흐흐흫, 진짜 근철아. 배가 아프긴 뭐가 아파. 축하빵 쏴줄 테니까 빨리 회복해.”
“축하빵이면 회복해야지. 참고로 종류는?”
“돈갑내기.”
“오예!!! 시후야 축하해!!!”
그제서야 시후를 제대로 축하해줄 수가 있었다! 뽀찌 없으면 축하도 없는 것이 바로 냉혹한 친구의 세계.
근데 뭐가 됐든 시후가 쎄지면 나도 이득이다. 대충 알기로 이 게임은 시후가 메인이니까. 얘가 빨리 강해져서 다 해 먹어야 한다.
“아무튼 근철아. 이건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주변 수색 좀 더 해보자! 똑같은 게 더 있을지도 몰라!”
각성을 한 탓일까. 시후가 굉장히 흥분한 듯한 얼굴로 힘차게 소리쳤다. 그럼에도 자기 기분보다는 학교의 상황을 더 우선시한다.
“그래. 더 찾아보자고.”
근데 똑같은 게 더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미 퀘스트는 끝났으니까. 다른 게 더 있을 리가 없지. 그래도 그걸 시후가 알 리는 없으니, 같이 수색하면서 파밍을 더 하면 될 것이다.
“뭐가 더 남아 있을 수도 있으니까.”
어차피 이제 살아남기만 하면 끝난다. 솔직히 죽는 게 더 어려울 것 같고. 거기에 이제 슬슬 습격도 끝났지 싶다.
“어서 가자 근철아! 그런 게 또 내 모습으로 변신한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어…!”
“그래! 근데 니 모습이 아니라 얼굴만 흉내 낸 거잖아!”
“그, 그렇지! 응! 내 얼굴만 흉내 낸 거지!”
얼굴은 그렇다 쳐도 솔직히 몸이 아깝다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들어!
“근데 시후야.”
“응?”
“그런 몸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뭐, 뭐어어어엇?!”
“아니. 니 얼굴 달린 건 그냥 꺼지라고 하고. 솔직히 남자로서 그런 몸을 봤는데 다시 만나고 싶을 수밖에 없어.”
“헛소리 좀 하지 마!”
얘는 글래머 스타일 안 좋아하냐?
진짜 특이 취향이라니까.
ㅡ파앗!
아무튼 나는 시후와 함께 건물 뒤편을 돌아보면서 조사를 이어 나갔다. 물론 딱히 뭘 발견할 수는 없었다.
그냥 낙오된 F 랭크 괴수 몇 마리를 발견했을 뿐이다.
“퀴이이이이익!”
훈련장에서 지겹게 잡아 죽였던 괴수인 안타조라가 투두두 돌진해오면서 촉수를 흩날린다.
이 다리 달린 말미잘 같은 녀석… 비주얼은 좀 괴악하지만 내게 있어서 그다지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나도 그동안 열심히 수련했다. F 랭크 괴수 한 마리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웨폰 인챈트!”
ㅡ화르륵!
즉시 칼에 검기를 불어 넣으면서 오른발을 사선으로 내딛어 안타조라의 돌진을 가볍게 피해준 뒤에.
ㅡ푸욱!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안타조라를 보며, 검을 잡은 오른손에 힘을 빡 주고, 스텝을 밟느라 들려있는 왼발로 힘차게 진각을 밟은 뒤에!
“뒤져아아앗!”
마치 라이트 훅을 날리는 것처럼 그 텅빈 등판에 힘차게 칼을 찔러 넣었다!
ㅡ파앙!
“퀴익!”
칼을 찔러 넣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즉시 손잡이를 가스레인지 레버 돌리듯이 위로 돌려준 다음 올려 베기로 연계하며 당겨주자.
ㅡ푸샷!
내 칼이 세로로 반월을 그림과 동시에 괴수의 피가 솟구쳐 올랐다.
ㅡ쿠궁!
그것으로 안타조라가 쓰러졌다.
죽은 것이다. 그걸 확인하고 검기를 꺼뜨렸다.
[Coin을 획득했습니다 : 15]“후우! 쉽군!”
전투의 흥분이 타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격렬한 동작으로 순식간에 해치웠다. 역시 웨폰 인챈트 이게 물건이라니까. 공격력 자체가 달라.
“이야. 근철아. 이제 F 랭크 괴수는 쉽게 잡는데? 방금 동작도 괜찮았어.”
“그렇지? 그동안 연습한 보람이 있다고.”
“응. 칼을 찔러 넣고 올려 베기로 연계라니. 괜찮은 콤보였어. 그런데 검기가 아니었다면 중간에 걸려서 쪼개진 못했을걸?”
“알고 있어. 그러니까 검기를 제대로 수련해야지.”
이제 마력 잔량이 간당간당하다. 더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5초 정도인가. 학교에서 마력 수업을 받다 보니 이제 감각적으로 마력의 잔량을 체크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근데 시후야. 이제 뭐 전투 소리가 안 들린다?”
“응? 아. 그러네.”
지겹게 들려오던 전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제 다 끝난 건가.
“그럼 다음 일은 어른들한테 맡기고 대피소로 튀자. 지금이라면 이소라 교관님한테 안 걸릴 수도 있어.”
“뭐해? 그럼 빨리 가야지. 빨리 따라 와, 근철아.”
“흐흐흐, 새끼.”
바로 전투 지역을 이탈한다. 일탈을 하긴 했지만 안 혼나는 게 최선이다. 교관보다 빨리 대피소에 가 있으면 안 들킬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들은 대피소까지 뛰어갔고, 생체 인식을 한 뒤에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아닛?! 김근철이 당신! 그리고 이시후까지!”
레오나가 기겁한 얼굴로 우리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쳤다.
“여어! 우리 아크엔젤 레 오나씨! 여긴 천국인가?”
“천국 같은 소리 할래요! 지금 밖에 개지랄판 나 있는데 대체 어디서 뭘 하다 온 거죳!”
레오나의 분노가 느껴진다!
“야, 야! 그런 게 아니라! 잠깐 길을 잃어서…!”
“미아 이 지랄! 뻥치지 좀 마세요! 혼날래요!”
“잠깐! 레오나! 사정이 있어! 대피 중에 괴수랑 마주쳐서 싸우다 오는 길이야!”
“나이스 시후! 맞아 레오나! 우리 싸우면서 왔다고!”
“그, 그래요?!”
시후가 역으로 말하자 당황한 레오나가 잽싸게 다가와 내 어깨와 팔뚝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뭐지? 이 스킨십은?
“어디 다친 곳은 없나요?! 아니 그냥 튀지 뭘 또 싸우고 와!”
“그게 어쩔 수가 없었는데…”
근데 진짜로 걱정하는 얼굴이라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반장.
“자세한 건 다음에 말해줄게. 근데 여기 애들 다 있냐?”
“당신들 빼고 다 있었네요.”
“바깥 상황은 알아?”
“저길 보세요.”
“아.”
레오나가 가리킨 곳을 보니 스크린이 하나 있었다. 그 스크린에 학교 상황이 송출되고 있는 상태. 이야. 이거 대피 중에 바깥 상황도 살필 수 있고 좋네.
“와.”
아무튼 화면에서 보이는 것은 시체의 산과 그 시체의 산 위에 올라선 채 하늘을 보고 있는 영웅들뿐이었다.
뭔데 이렇게 멋지냐?
그런데.
“저거 뭐냐?”
학교 중앙.
보니까 그 상공에 아직도 게이트가 떠 있었다. 처음 나타났던 게이트보단 작지만 여전히도 게이트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
보통은 게이트가 사라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게이트가 아직 남아 있어?”
“네. 그렇게나 많이 죽였는데도 아직 게이트가 남아 있어요.”
“그럼 더 나온다는 거냐?”
“아뇨. 더 나온다기 보단… 저건 던전인 것 같네요.”
“던전?!”
던전!
뭔지 알고 있다!
이계의 땅으로 통하는 게이트다. 이것은 안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파괴하기 전까진 사라지지 않는다. 던전 제법 희귀하게 나타나는 편이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대규모 습격에 던전 게이트라니… 아무래도 이거 무슨 사건의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나요?”
“확실히 그렇긴 한데. 야 잠깐. 레오나. 학교에 던전이 생기면 어떻게 되는 거냐?”
설마 던전으로 실습을 나가게 될까?
“글쎄요? 저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서. 아마도 현역 영웅들이 들어가서 탐사를 하지 싶은데요. 아카데미는 제일 중요한 시설이니까. 빠르게 해결해야 하겠죠.”
“그렇단 말이지.”
이거 진짜 사건의 냄새가 난다.
대규모 게이트 공습부터 시작해서 몰래 학교에 침투하려고 한 도플갱어 슬라임. 거기에 던전까지 나타난다라. 이럴 줄 알았으면 위키 좀 더 보는 건데.
“휴교하는 일은 없을까?”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제 이상한 짓 할 생각하지 말고 여기 얌전히 있으세요!”
“내가 뭐 이상한 짓을 했다고 그래!”
“지금 당신 꼴을 봐!”
“음?”
그 말에 내 옷을 바라보니, 아.
“더럽네.”
괴수들의 피와 살점 뭐 그런 걸로 옷이 다 더러워진 상태였다. 좀 열심히 싸우긴 했으니까.
“시발 이걸 어쩌지.”
나 교복 이거밖에 없는데.
내일부터는 츄리닝 입고 등교해야 하나?
ㅡ스윽.
“자요.”
돌연 레오나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아니, 레오나. 아무리 엔젤 파워가 있다고 해도 이걸론 다 못 닦아.”
“닦는 시늉이라도 해! 지금 너무 더럽잖아요!”
“알았어, 알았어. 고맙다.”
아무튼 힘을 많이 써서 그런가.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서 손수건으로 교복을 슥슥 닦고 있으니.
“…”
뭔가 강렬한 시선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쪽을 보니.
“류천휘?”
류천휘가 뭔가 굉장히 아니꼽다는 듯한 눈으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저 새끼 뭐야? 뭐 저렇게 살벌한 눈을 하고 있어? 왜 저러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류천휘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어이! 류씨! 거기서 뭐 해!”
“대체 누가 류씨란 거냐!”
“누구긴 누구야. 닐 말하는 거지. 류씨 이거 어? 내가 밖에서 열심히 싸우다 왔는데 류씨는 여기서 편하게 쉬고 있어?”
“지랄 마라!”
“흐흐흐, 류씨 이거 아주 그냥 빠져가지고.”
그렇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류씨에게 다가간 순간이었다.
“류씨?”
돌연 류씨의 옆에 있던 어떤 누나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런 말을 했다.
“음?”
마치 류천휘 같은 하늘색 머리칼을 지닌 누나였다. 뭐지? 교직원인가? 이런 사람은 본 적이 없는데.
“우리 천휘를 류씨라고 부르면서 친근하게 굴다니… 너 누구니?”
여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예? 저요?”
아, 설마?
빠르게 판단을 해보자. 머리색을 보니까 대충 견적이 나온다. 이 여자 이거 류씨네 가족 같은 사람인가 보다. 누나인가? 학교 습격 사건이라는 말을 듣고 동생을 지키러 온 거인 확률이 높아 보인다.
“저 류씨 친군데요.”
“누가 친구란 거냐!”
“야, 야. 조용히 좀 있어 봐라. 마. 어른이랑 얘기하는 중이잖아.”
“네놈은 그 입 좀…!”
그렇게 지랄을 하려고 하는 류씨를 제지하니.
“어머나. 세상에.”
ㅡ착.
류씨의 누나가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천휘한테 친구가 생기다니? 얘, 천휘야. 왜 누나한테 말하지 않고?”
“그러니까, 친구가 아니라고 말했잖아! 이 녀석은 그냥 미친놈일 뿐이다!”
“천휘야. 조용히 좀 해보렴. 친구한테 미친놈이 뭐니? 하여간 입은 험해가지고.”
누나가 맞았군. 저 류천휘를 능수능란하게 제지하면서 꼬맹이 취급 하고 있었다.
“아. 혹시 뭐 류씨, 아니. 천휘의 누나 같은 분이신가요?”
“응. 맞아.”
“흐흐흐, 그러시군요. 그. 안녕하세요? 근철이라고 합니다. 근데 무슨 일로 제게?”
“아니 그냥. 우리 천휘한테 친구가 생겼다는 게 좀 신기해서. 천휘랑 친하니?”
“많이 친한 편이죠. 말그대로 소울 프렌드입니다.”
솔직히 천휘 정도면 소울 프렌드 맞다.
식권에 콜라까지 엄청난 지원을 받았으니까.
“소울 프렌드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군! 친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흐응, 반응 보니까 맞는 것 같은데. 얘.”
“아, 예.”
“천휘랑 친하게 지내줘서 고마워.”
천휘네 누나가 웃는 얼굴로 내게 그렇게 말했다. 류씨 이거 성격이 더러워서 그동안 친구가 없긴 없었나보다. 누나가 이렇게 유난을 떨다니.
“다음에 천휘랑 같이 우리 집에 좀 놀러 오렴?”
“제발! 왜 우리 집에 이런 녀석을 들여야 하나!”
“천휘야. 기껏 사귄 친구인데 자꾸 그럴래? 다음에 같이 놀러오렴. 누나로서의 명령이야.”
“이런 제기랄!!!”
이 새끼 누나한테 꽉 잡혀 사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