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2)_3
자신부터도 맨날 공간을 열고 다니는데, 다른 사람이라고 다를 바 없다.
못 해서 못 하는 거지 할 수 있 으면 다 그렇게 할 거다.
시세가 100만 원 정도면 그리 비싸다고 할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교통비로 치면 비싸지 만 비행기표 값이라 치면 그럭저 럭이고 편의를 사는 비용이라 치 면 적당하고 시간을 사는 비용이 라면 헐값이다.
“저도 제가 직접 본 건 아니고 큰손들에게 전해 들은 것입니다 만, 이런 사정으로 지금 고층은 전부 표지판이 있는 지역에 대한 점령전이 치열하다고 들었습니 다. 그 움직임이 저층까지도 금 방 내려올 거라고 봅니다.”
“이야-. 꿀 정보네.”
태식은 담배 한 보루를 더 꺼내 툭 찔러 줬다.
“하나 더 해라.”
“감사합니다.”
표지판 직역을 두고 접전을 벌 인다는 정보.
이러면 굳이 누가 세력이 큰지, 진짜 알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 할 필요가 없다.
그냥 표지판 지역만 찾아다니면 그만이다.
“그래그래, 일단 이건 넘어가고, 그래서 니 말은 이 반달섬을 도 시급으로 만들려거든 반드시 지 정 귀환석이 필요하다는 말이 지?”
“예, 그렇습니다. 다른 요소가 크면 그게 없어도 오다니는 사람 이야 있겠지만, 큰손들은 굳이 찾아오려 안 할 겁니다.”
“맞는 말이야. 개연성이 있어.”
태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발을 굴렀다.
건물이 우르릉 울린다.
“봉춘아! 너는 손님이 왔으면 나와 봐야지 들은 척도 안 하 냐!”
발을 구른 지는 한참인데 진동 이 멈추질 않는다.
바닥이 울렁거리더니 봉춘이 불 쑥 솟아 나왔다.
“저 보려고 오신 것도 아니잖아 요……
“신이면 신답게 신전을 지킬 것 이지, 어딜 자꾸 쏘다녀.”
봉춘은 입꼬리만 축 늘어트렸 다.
“서로 인사해. 이쪽은 반달섬 개발 프로젝트 공사 총괄인 도봉 춘, 이쪽은 반달베가스를 담당하 게 될 박종범. 앞으로 얼굴 많이 봐야 될 거야.”
종범이 먼저 다가섰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피치레이 서 길드장인 소닉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사장님이랑 같이 일하게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냥, 그냥입 니다.”
종범이 태식을 봤다. 어떻게 하 냐는 표정이다.
“걔가 좀 부끄럼이 많아. 가자.”
태식은 둘은 양옆에 달고 몸을 띄웠다.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표지판 있어야 된다며.”
“예, 그거야 그렇습니다만……
표지판이야 어디까지나 헌터들 이 은어로 부르는 말이다.
그 실체는 해당 지역의 특정한 성질의 다크매터가 응축되어 모 이는 곳이다.
지정 귀환석은 그 특정한 다크 매터가 본래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활용되는 것 이고 말이다.
어느 곳이든 정도의 이상의 공 간이 일정한 환경으로 조성되어 있다면 그와 같은 특정한 다크매 터가 흐르기 마련이다.
지정이 되지 않는 것은 그 맥이 이어지지 않아서 일뿐이다.
“자, 한번 봐라. 어디쯤이면 좋 겠냐.”
“예?”
“뭘 자꾸 되물어. 표지판 말이 야. 전체적인 조감도를 봤을 때 어디쯤 두는 게 좋겠냐고.”
“귀환 지점이 지정이 되는 겁니 까?”
“거 말 많네. 되니까 물어보지.
한번 골라 봐.”
“그러면 볼 것 있겠습니까? 가 까운 곳이 가장 좋지요.”
종범은 반달베가스 부지와 러브 파크 사이의 지점을 골랐다.
“봉춘이 너는? 벽 속에서 다 들 었을 거 아냐.”
“제 의견이 반영될 것도 아니 고……
“반영해 줄 테니까 읊어 봐.”
“저는 저쪽요.”
봉춘이 찍은 곳은 기존 러브 파 크의 정문이 있는 쪽이었다.
의도를 알 만하다.
봉춘의 러브 테마파크는 그 구 성상 정문에서부터 들어와야 압 도되는 무언가가 있다.
제단에 들어간 목상에도 스토리 를 입혀서 만든 녀석인데, 그 구 성을 생각 안 했을 리가 없다.
“인정한다. 러브 파크가 먼저 자리를 잡았으니까, 반달베가스 위치를 표지판을 기준으로 두고 옮기자.”
“예. 저는 상관없습니다.” 종범은 그렇게 대답했고 봉춘은 눈만 끔뻑거렸다.
태식은 그대로 어둠을 펼쳤다.
반달섬을 넘겨, 붉은 숲 전체를 감싸 다크매터가 흐르는 길을 본 다.
혈관을 보는 것이다.
혈관사가 아니기에 혈관을 시각 적으로 추출할 순 없지만 읽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읽는 게 가능하니 흐름 을 바꾸는 개변이나 교정도 얼마 든지 가능하다.
태식은 붉은 숲의 혈관 이리저 리 매만졌다.
막힌 곳을 뚫고 엮인 곳을 풀 고, 이어져야 하는 곳은 매듭을 짓고.
좁혀 들어야 한다면 좁히고 휘 어야 한다면 휘고, 여러 줄기를 엮어 와류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좀처럼 혈관이 끌려 나오질 않는다.
꼭 낚싯바늘이 바위에 걸린 느 낌이다.
힘껏 당기려 하면 혈관이 끊어 질 것 같다. 낚싯줄이 터지는 것 처럼 말이다.
루어가 아까워 낚싯줄을 터지게 할 수가 없다면 바위를 들어내는 수밖에 없다.
“뭐가 어떻게 걸린 거야 이거!”
태식은 혈관을 움켜쥐고 놔주지 않는 지점 일대를 전부 끄집어 올렸다.
콰르르릉-.
엄청난 굉음과 함께 수직 절벽 이 솟구쳐 올랐다.
그 절단면의 한 곳에서 반짝거 리는 보석들이 연어 알처럼 쏟아 졌다.
“사, 사장님! 사장님 저거!”
그걸 본 종범은 계집애처럼 소 리를 질렀다.
구색이 딱 맞네 (3)
“저, 저게 다 마령석입니까?”
“턱 빠지겠다야.”
“마령석이면 정말 초대박 아닙 니까.”
“마령석 아니니까 그리 놀랄 거 없다.”
마령석이 아닌 오브다.
마령석이 오브에 포함되는 개념
이라 헷갈리기 쉽다만, 마령석이 었다면 혈관을 보는 동안 태식이 알아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
태식은 오브가 쏟아져 내리는 광경 앞으로 갔다.
통로의 한 줄기를 잘라 낸 듯한 단면이다.
지상의 절단부를 들어내며 지하 로 들어갔다.
작지 않은 공동이 나온다. 그 안에도 주먹만 한 오브가 수북이 쌓여 있다.
태식은 그림자를 뻗어 공동과 그에 연결된 동굴의 규모를 파악 했다.
그 범위는 반달섬의 절반 정도 되는 크기였지만, 구조는 개미굴 처럼 층으로 나뉜 구조였다.
밑으로 내려가려거든 얼마든지 깊게 내려가진다.
그리고 그런 곳에 오브가 들어 차 있는 공동 몇 개가 더 있었 다.
“이러면 일이 쉽지. 일이 쉬워.”
강한 기운을 기진 환경이 조성 되어 있는 곳이면 대부분 오브가 존재한다.
이 붉은 숲에도 그 규모나 퀄리 티는 장담할 수 없어도 오브 자 체는 반드시 있을 거라 여겼는 데, 이건 생각보다 잘 나와 준 편이다.
특히나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소수의 최상급 오브보다는 수준 이상의 오브가 많은 편이 더 나 은 상황인데, 딱 그렇게 됐다.
지상으로 올라간 태식은 당장 바닥에 쏟아진 오브를 전부 쓸어 담았다.
근처로 와 있던 종범은 똥 마려 운 개처럼 태식을 바라봤다.
“궁금해 죽겠냐?”
“그럼요,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 까. 그 보석들 키 아이템으로 쓸 수 있는 겁니까? 귀환석의 키 아 이템요.”
태식은 이런 지력 오브 그 자체 만으로 귀환석의 역할을 하게끔 하는 식을 알고 있다.
그러니 제조를 위한 키 아이템 으로 쓸 이유가 없다.
“그래. 통행 문제는 해결됐다고 봐도 된다.”
“그러면 이제 부재료만 구하면 그냥 손 짚고 헤엄치는 거겠습니 다. 사람 모으는 거야 저도 있지 만서도 장 사장이 또 사발 한 번 풀면 거창하지 않겠습니까? 이거 어서 빨리 건물을 올려야겠습니 다.”
종범은 제법 들뜬 채로 떠들었 다.
불확실성 없는 확실한 성공이, 그것도 대성공이 손에 잡힐 듯 쥐여져 있다면 누구라도 즐거워 할 일이다.
다만, 그걸 일이라 생각하는 태 식의 즐거움은 귀찮은 일 후다닥 끝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즐거 움이다.
“재료는 다 있으니까 요리만 잘 나오면 되는 거다. 그러니까 가 서 길드원들 잘 다독여 봐.”
“예, 알겠습니다. 저희야 취지 자체가 헌터들의 즐거운 놀이 문 화를……
“그래그래, 그만 넘어가라. 일 많다.”
태식은 종범을 심계 밖으로 내 보내곤 봉춘을 봤다.
“아직도 떨떠름하냐?”
“안 그랬는데요.”
“적당히 배려해 주겠지만, 적당 히 억지도 부릴 거다. 적당히 챙 겨 주겠지만, 적당히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할 거고.”
태식은 이해를 바라며 말하지 않았다. 굳이 봉춘의 마음을 녹 여 주려 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하든 모두를 만족하게 하고 모두의 환호를 받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