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3)_6
“정신을 놓고 말하니까 그런 거 다.”
“겨우 이걸로 정신줄까지 가 요‘?”
“화제에서 좀 벗어나지 좀 말 고. 일 없냐고.”
“없어요! 없으니까 오죠.”
딱히 오기를 부리는 느낌은 아 니다.
골탕 먹은 게 분해서 계속 찾아 오는 느낌도 아니었다.
정말 직원처럼 온다.
지금도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농땡이를 피우는 직 원의 모습이다.
“무대 인사 다녀야 할 거 아 냐.”
“그건 아직 일정 없어요.”
“왜 없어?”
“스타급 배우가 없잖아요. 적어 도 500만은 넘어야 감사 인사라 도 돌아다니죠.”
“그게 또 그렇게 되나.”
“네, 그래서 아직 무대 인사는 일정이 없어요. 일정 나오면 말 할게요.”
“그래라.”
태식은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 어났다.
연지는 슬쩍 태식의 눈치를 봤 다. 테이블을 치우려고 저런다.
“연지 너 테이블 치우지 마라. 특히 만화책 건드리지 마.”
“좀 깔끔하게 해 놓으면 좋잖아 요.”
“난 너무 깔끔하면 불편한 정서 야. 이 테이블은 내 공간이니까 건들이지 마.”
“아이구 내 팔자야. 청소해 주 고도 욕먹네.”
“팔자 타령은.”
태식은 유성에게 손짓했다. 유 성은 연지에게 안내 전화번호 목 록을 쥐여 주곤 태식을 따라붙었 다.
태식은 유성과 함께 바자회 부 지로 이동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사혁이 태식을 맞이했다.
사혁은 주말부터 넘어와서 바자 회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당장 이번 주 토요일이 바자회 날이라 최종 점검을 겸 해서 넘 어와 있는 거다.
“어때, 모양은 좀 나와?”
“그럼요, 최고입니다.” 사혁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 다.
바자회의 판매 부스는 천막을 세운 조악한 부스였지만, 부대시 설만큼은 심계 최고라도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수세식 화장실과 세면대를 본다 면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거 뭐 손볼 건 없고?”
“경품 이벤트도 소소하게 잘 짜 여 있고 상품도 문제없고. 행사 식순도 다 짰고. 회원들한테 안 내도 다 했고. 지금 딱히 생각나 는 건 없습니다.”
“유성이는? 뭐 추가할까.”
“행사 준비는 이만하면 할 만큼 한 것 같습니다. 그 외적으로 숙 소가 조금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 다.”
“숙소?”
“예. 안내를 받고 오는 사람들 이야 그렇다 하지만 개별로 오겠 다고 한 사람들은 시간 딱 맞춰 서 오기 애매하지 않습니까. 미 리 와서 캠핑을 할 수도 있습니 다.”
“그렇겠네. 그럼 간단히 몇 칸 지어 두자.”
태식은 봉춘을 소환해 간이 숙 소를 엮어 올렸다.
넝쿨을 쫀쫀하게 엮어 침대를 만들고 수전을 따서 세면대까지 만들어 놓으니 호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기획할 때는 조촐하게 시 작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컨 셉이었는데 어째 하고 보니까 거 창해졌습니다, 하하하하.” 유성은 구색이 나온 바자회장을 보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번 일은 특히나 유성의 품이 많이 들어간 일이라 성취감이 컸 다.
물론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내야겠지만, 지금 상황을 봐서는 망하려야 망할 수 없는 구조였 다.
“그럼 정리할 거 마저 해라. 나 는 교도소 좀 들렀다가 온다.”
“예, 다녀오십시오.”
태식은 하수 저장소을 먼저 살 폈다.
그동안 러브 파크에서 사용한 오폐수가 흘러와 바닥에 고여 있 다.
아직 정수 작업을 궁리할 단계 는 아니다.
물이 고이는 것 없이 잘 흘러내 리는 것만 확인한 것으로 충분하 다.
태식은 옆의 교도소로 이동했 다.
벽이 없는 교도소에 벽이 생겨 있었다.
그 벽은 태식이 그은 선 안쪽으 로 일정한 공간을 둘러쳐진, 말 그대로 교도소의 높은 담장이었 다.
그 벽뿐 아니라 본래는 없었던 건물도 눈에 들어왔다.
성냥갑처럼 지어진 건물은 무채 색의 삭막한 교도소 건물 느낌 그대로였다.
뼈로 엮은 철조망과 쇠창살이 그 분위기를 더욱 살린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태식이 온 것을 확인한 이현이 냉큼 나와 마중했다.
“뭘 많이 지어 놨네.”
“놀리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서 해 봤습니다.”
“잘했다.”
태식은 여전히 잘한 것에 잘했 다는 치하를 했다.
이현은 그 한마디가 기분이 좋 았다가 이내 들뜬 마음이 사그라 들었다.
태식의 칭찬이 자신의 이미지 재고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 을 깨달아 버렸기 때문이다.
“예, 감사합니다.”
이현은 무채색 톤으로 감사를 말했다.
오히려 그것에 태식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간다.
“말 안 듣는 놈은 없었냐?”
“있었는데, 내려 주신 지침대로 처리했습니다.”
건물 주변으로 들어간 뼈부림의 규모를 보자니 수가 제법 될 듯 하다.
“그래서 몇이나 남았어?”
“27명입니다.”
“소집해 봐.”
“예.”
이현은 뒤돌아 집합을 크게 소 리 쳤다.
수감자 들은 개구멍같이 작은 입구로 개처럼 기어서 나왔다.
그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희망을 잃은 무채색이었다.
이현의 색이 잘 옮겨붙어 있었 다.
태식은 흡족하게 고개를 주억거 렸다.
“시비 붙어서 싸움질하는 거야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선량한 사 람들 희망을 짓뭉개는 범죄는 좀 다르거든.”
태식은 담배를 물었다. 모처럼 달다.
“그런 놈들이 오늘보다 나은 내 일이 올 거라고 여기면 안 되잖 아. 그렇지?”
이현에게 묻는다.
이현은 고개만 숙였다.
“니가 이제 좀 이해를 했다. 너 희 같은 놈들에게 반드시 빼앗아 야 되는 게 희망이거든. 그래야 피해자들이 한이 조금이라도 달 래지지.”
태식은 한 모금 빨아 당긴 담배 를 이현에게 건넸다.
이현은 그것을 받아 단숨에 녹 여 냈다.
“예, 이해했습니다. 사장님이 지 금까지 왜 저를 살려 뒀는지. 포 션이니, 사냥이니, 그것들 전부 다 그저 구실이었다는 것도.”
“구실은 무슨, 필요했으니까 필 요했다고 한 거지. 지금도 봐라, 필요하잖냐.”
태식은 빙긋이 웃었다.
봉춘에게 보내는 미소와는 근원 부터 다르다.
“경험으로 체득했으니 개념이 아주 탄탄히 잡혔지?”
농담처럼 하는 말에 마주 웃을 수가 없다.
희망이 없으니 웃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나름 깨달음을 얻었는데 마냥 똥개 취급하는 건 좀 그렇고. 소 장 어때? 교도소장 말이야.”
“뭐든 상관없습니다.”
“그렇지, 그래야지. 그러면 이놈 들도 소장한테 맡겨도 되겠어.”
태식이 어둠을 열었다.
척척, 오차 없는 발소리와 함께 일단의 무리가 걸어 나왔다.
전에 크로우에게 보낸 악질 범 죄자들이다.
이지를 상실시킨 후 전마병으로 만들었다.
하수도 관리나 시키면 되겠구나 했는데, 이현이 개념을 잡았으니 위임해도 된다.
전마병을 받는다고 해서 암흑 슈트를 받았을 때처럼 들뜨진 않 을 것이다.
태식은 크로우의 꽁지깃을 뽑아 이현에게 심어 줬다.
이현의 동공에 순간적으로 짙은 어둠이 일렁거렸다.
“용도에 맞게 쓰겠습니다.”
“그래, 지금 자세로 꾸준히 가 자.”
태식은 이현의 어깨를 토닥이며
치하했다. 진심이었다.
-사장님! 보셨습니까? 저 장만 석이 한다면 하는 놈입니다!
“어이구 공사가 다망하신 의원 님께서 이렇게 직접 전화를 다 주시고.”
-아하하하하, 의원님이 라니 요. 그냥 부르시던 대로 장 사장이라 고 불러 주십시오! 보궐선거 결과 만석이 당선되었 다.
그 외에도 대호 쪽에서 라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 17명이 이번 보궐선거로 금배지를 달았다.
이 정도면 작은 오케스트라 하 나 꾸릴 정도는 나온다.
“그래, 여하튼 고생했다. 이제 겨우 첫 단추 꿴 거니까 너무 들 뜨지 말고.”
-예. 처음 전당포 개업하던 그 때 그 느낌으로 하겠습니다.
“당분간은 얌전히 숙이면서 분 위기 파악에만 집중해. 다음 달 부터 입이 부르터지도록 나팔 불 고 다녀야 될 거다.”
-알겠습니다. 저야 일단 큰일 끝냈다 치는데, 사장님 일은 어 떻습니까? 유성이 대신할 직원 보내 준다고 한 것도 마다하시 고.
“내 쪽도 아주 잘 돌아가고 있 다. 그럼 일 봐라, 여기저기 인사 가야지.”
-예. 조만간 찾아뵙고 인사드리 겠습니다.
꾀돌이 모사꾼이지만 본디 성향 은 호탕한 편이다.
가진바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 니 어떤 무리에 들어가도 중심에 들어갈 인물이다.
무리 지어 파벌 만드는 것은 구 태여 언질을 하지 않아도 본능처 럼 해낼 거다.
그러니 신경 쓸 것 없다.
그런데 더 신경이 쓰인다.
막혀 있던 단계가 진행이 되면 서 다음 순번으로 쌓여 있던 일 감들이 후르르륵 쏟아지는 탓이 다.
생각난 김에 핸드폰을 집어 든 다.
이린에게 전화를 걸려는 그 순 간, 이린에게 전화가 왔다.
“선거 결과 보고 연락한 거죠?”
-네. 태식 씨도 확인하셨어요?
“잘 나온 것 같더라고요.”
-네. 오빠가 신경 많이 썼는데, 의도한 대로 나와서 다행이에요.
“법률 입안 지원하려거든 준비 많이 필요하죠?”
-아니요, 이번 조직 개편 때 여 의도팀은 미리 짜 놨어요. 바로 준비 들어갈 수 있어요.
“역시. 내가 속이 편하다니까 요.”
-염두하신 게 있나요?
“저번에 그거 있잖아요. 도로에 서 폭행했던 거.”
-네, 기억해요. 그건 아직 여론 이 살아 있으니까, 금방 다시 지 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일단 그 건으로 준비를 해 볼까요?
“네. 보복 운전으로 시작해서 음주 운전까지 물고 들어가자고 요.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재산 비율에 맞춰서 벌금 때릴 수 있 게.”
-아…… 그건 좀 계획을 여러 단계로 짜 봐야겠네요. 일단 알 았어요, 준비해 볼게요. 아,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넘어오실래요? 여의도팀 소개해 드릴게요.
“됐어요. 그쪽은 완전히 사장님 소관인데 제가 소개받을 이유 있 나요. 그리고 바자회 때문에 바 빠서요.”
-그러고 보니 당장 내일 모레 네요. 저도 도울 게 있으면 도움 드리면 좋은데.
지금까지 바자회에 대해서 일언 반구 말이 없었다.
이린이 바자회에 대해 아는 것 도 연지를 통해 전해 들은 거다.
창천이나 소 교수가 아닌 연지 를 통해서 말이다.
“이건 온전히 내 일이잖아요. 그럼 수고하시고 다음 주 쯤에나 한번 봐요. 큰사장님이랑 해서 밥이나 한 끼 하자고요.”
-아, 오빠랑요?
“앞으로도 계속 큰일 해 줘야 되는데 밥 한 끼는 해야죠.”
-알았어요. 시간 잡아 놓을게 요.
이린은 들뜬 목소리로 통화를 끝냈다.
“사장님, 여기 최상급 아이템입 니다.”
사혁이 승주와 함께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인 아이템을 가지고 왔다.
태식은 면밀히 그 아이템을 살
폈다.
“잘 뽑혔는데?”
“제 최선이에요.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진짜 잘 뽑혔다. 그냥 팔기 아 까울 정도야.”
“이히히, 진짜요?”
아무리 회원 모집용 퍼 주기 행 사라고 해도 반값으로 떨이를 치 기엔 아까울 정도로 잘 나왔다.
“진짜 이건 경매로 가야겠다. 돈이야 후불로 받아도 되는 거니 까. 승주의 첫 역작이 얼마까지 찍나 한번 보자고.”
“많이는 안 바라요. 한 10억‘?”
자못 으스대며 부른 액수가 10 억이다.
“겨우 그걸로 되겠냐.”
“ 겨우예요?”
“그럼 겨우지.”
“그럼 얼마요? 얼마 정도 나올 것 같으세요?”
“그건 당일 날 직접 확인하고. 자, 이제 마감하자!”
태식은 손뼉을 치며 마감을 알
렸다.
기착지 (1)
심계 6층에는 그 어느 곳에서 보아도 눈에 들어오는 지형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마천루처럼 수직으로 솟 아올라 있는 기형적인 형태의 수 직고원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에 떠 있는 부유섬이다.
수직고원이 심계 6층을 양분하 고 있는 세력 중 하나인 흑혈마 의 영토라면 부유섬은 그 대척점 에 있는 썬버스터의 영토다.
서로가 서로를 마주하는 위치에 서 그 둘은 언제나 서로를 경계 했다.
이제 그 경계는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 약고가 된 지 오래다.
당장 지금 전면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다.
그런 상황에서 썬버스터의 팀장 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 었다.
“2층? 지금 때가 어느 땐데 2 층을 보자고 하냐!”
썬버스터의 길드장인 박우혁은 잔뜩 곤두선 태도로 팀장인 창건 을 질책했다.
“대장, 내가 진짜 확신이 있어 서 그럽니다.”
“뒤통수 맞고 팀원 잃은 것 때 문에 그러는 거라면 괜찮다고 했 잖아. 너 살아 돌아왔으면 그걸 로 된 거라고 하는데 아직도 그 걸 물고 늘어져?” “대장, 한번 들어나 보십시오. 지금 2층 돌아가는 판이 예사롭 지가 않습니다.”
“너 이 새끼, 2층에 병력 보내 놨냐?”
우혁이 창건의 멱살을 틀어쥐었 다.
“ 대장-.”
“차징 마스터니 뭐니 해가면서 귀 팔랑거리는 것도 넘어가 줬잖 아. 한번 고꾸라졌으면 얌전히 말 들어야지!”
“대장, 나 창건이야. 2층부터 대 장이랑 같이 온 오창건이라고. 요즘 신경 곤두서 있는 거 알고 있는데, 그래도 한 번 들어 줄 수는 있잖아. 내가 진짜 쪽팔려 서 이러는 게 아니라니까.”
창건이 우혁의 속목을 부여 쥐 며 간곡히 말했다.
“어후, 내가 또 속는다, 또 속 아. 해 봐, 그래. 뭐냐, 대체 뭔 데 계속 2층 2층 노래를 부르는 거야?”
“후우, 그럼 보고드리겠습니다.”
창건은 자세를 고쳐 잡곤 지금 까지 모은 정보들을 나열했다.
자신이 야습을 받았을 때 정체 불명의 누군가에게 구해진 것.
2층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체불 명의 점령전.
헌터 인사이드를 달구고 있는 차징 마스터와 엔지니어가 같은 가게의 소속이라는 점.
그리고 하필이면 그 가게에서 2 층에 어떠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 다는 것까지.
“그래서 니 말은 뭐냐. 그것들 이 전부 한 줄기라는 거냐?”
“그렇습니다. 하나로 이어지는 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맥이 페가수스일 거라고 생각합 니다.”
“페가수스? 거기다 페가수스를 끼얹어?”
“예. 우리가 지금까지 흑혈마에 만 너무 집중했습니다. 페가수스 의 유성은 다이빙밖에 모르는 놈 이라 신경을 안 쓰고 있던 게 사 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 까. 무섭게 신규 길드원을 영입 하며 세를 불리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눈에 거슬리는 중이 었다.
실질적인 전투력에선 절대 밀린 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페가수스 는 평판이 좋다.
특히나 심계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인이나 신입헌터들에 겐 압도적일 정도의 평판이다.
페가수스야말로 진정한 헌터이 자 다이버이며 개척자들이라고 칭송하는 여론은 노선을 바꿔 세 력을 불리고 있는 지금도 유효하 다.
“제가 지금 말한 것들에 페가수 스를 연결시켜 보십시오. 그 차 징 마스터며, 엔지니어며, 페가수 스에서 내부적으로 키우고 있던 길드원이라고 한다면? 딱 떨어집 니다.”
“더 해 봐. 그래서?”
“페가수스도 6층에선 자신들이 제대로 기세를 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지금 도 5층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 아 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놈들이 그 것만 먹고 포기하겠냐는 겁니다. 이미 이렇게 세력 확장을 하는 것부터가 점령전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네 말은 페가수스에서 지 금 2층을 먹으려고 하는 거다?”
“예, 2층입니다. 아주 어쭙잖은 뜨내기는 걸러지되 심계가 뭔지 알기 전의 중간에 걸쳐 있는 시 기. 딱 2층이지 않습니까. 우리 가 6층을 점거한다곤 하지만 밖 으로 나가려거든 어찌 되었든 순 차적으로 통과해 1층을 넘어가야 됩니다. 2층을 틀어막아 버리면 우린 그대로 고사됩니다.”
“그건 너무 억측 아니냐. 6층에 서도 자립 자족할 자원은 충분 해.”
“자원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 의 씨를 말려 버리면 어떻게 되 겠습니까? 페가수스가 2층을 먹 고 그 좋은 평판으로 신규 헌터 들을 전부 쓸어 담아 전력을 키 운다면? 그리고 그 동안 우리는 흑혈마와의 분쟁으로 힘이 약해 지면?”
창건은 자신의 추측에 확신을 담아 말했다.
말을 하는 중에도 이 추측이 현 실이 될까 두렵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이 쥐새끼 같은 놈들! 그러면 지금까지 미친 듯이 다이빙만 해 댄 게 전부 위장 공작이었다는 거야‘?”
그 감정이 통했는지 우혁은 씩 씩거리며 울분을 토했다. 그 숨 이 뿜어져 나올 때마다 강력한 열기가 폐부를 찌른다.
“위장인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노선을 바꾼 것인지, 그건 확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 나라도, 정말 만에 하나라도 2층 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배후에 페가수스가 연결되어 있는 거라 면 우린 정말 말라 죽을 겁니다. 당장의 흑혈마와의 전투가 문제 가 아닌 겁니다.”
우혁은 두 눈을 꽉 감았다.
“지금, 지금 그 새끼 어딨어. 페 가수스 그 새끼. 7층 쳐들어간 다음에 어떻게 됐어?”
“현재 행방이 묘연합니다. 지금 까지도 유성은 다이브를 성공하 고 나면 몇 달씩 수련을 한 경우 가 있긴 했지만, 이번은 나릅니 다. 유성이 사라지고 나서 길드 사무실에서 긴급 소집이 한 번 있었다는데, 그 이후에 길드원들 이 관리실에 와서 CCTV를 확인 하고 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