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4)_11
모르긴 몰라도 퇴직금을 털어 넣어 간절한 마음으로 차렸겠지.
그러니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 닌 일에 양손 무겁게 찾아와 고 개를 숙였던 것이겠지.
“세상 참, 왜 저런 도둑놈 때문 에 애먼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되냐고.”
태식은 길게 혀를 찼다.
금한령 ⑴
태식은 간만에 이린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동안 딱히 왕래할 일이 없었 다.
오늘 이렇게 찾은 것은 준비한 영화의 개봉 이슈에 대한 후속 조치 때문이다.
“개봉 스코어는 딱히 나쁘지 않 아요. 관람객 평가도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평이고요.”
“그 정도면 준비한 만큼은 나왔 네요.”
“네. 여기에 커뮤니티 마케팅과 유튜브 홍보를 겸하면서 상영관 을 올려 가면 될 것 같아요.”
“뒷심 받는 것처럼 짜겠다는 거 죠?”
“짠다기보다는, 실제로도 뒷심 을 받을 만한 여건이 되니까요. 아무리 홍보로 한다고 해도 사람 들이 입소문만큼 파급력을 가질 순 없거든요. 그런데 입소문이 긍정적이라서요. 좋게 끌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그다음은 TV에서 이어 받으면 되겠고.”
“네, 피디노트에서는 몇 주 전 부터 중국 관련 이슈로 방송 중 이었고,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서 도 본격적으로 다루도록 해 볼게 요.”
“없는 말 지어서 가지는 말자고 요. 그래서야 진정성이 떨어지니 까.”
“그럼요. 없는 말 지어서 낼 거 뭐 있나요, 있는 것만 해도 수두 룩한데요. 몇 년 전에 시작된 한 한령이 아직 끝난 게 아니거든 요. 어디 그뿐인가요, 대도시 부 동산 가격 올리는 돈의 절반 이 상은 중국 돈이에요. 전 세계적 으로 화교머니가 하는 짓이 그거 예요. 부동산으로 침투해서 지역 경제 장악한 다음 세를 넓혀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요.”
우리나라 방송과 연예인들이 중 국으로 진출한 이후부터 중국에 거슬린 만한 것들은 극도로 조심 하는 모습을 보였다.
돈이 들어오니 어쩔 수 없다. 자존심에 돈을 팔아 버렸다는 개 념이 아니다.
이미 그 돈에 맞춰 몸집이 불어 난 게 문제다.
돈을 투자하여 규모를 키웠는 데, 갑자기 시장이 없어져 버리 면 어떻게 되겠나.
그대로 망하는 거다.
단지 순수익 얼마 포기하는 문 제가 아니라 기업의 존망이 걸린 셈이니 누구라도 쉽게 자존심을 내세울 수 없는 문제다.
그리고 그게 중국이 돈으로 부 리는 패악질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태식보다 이린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이린보다는 석우가 뼈저리게 경 험한 바가 많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하는 짓도 보면 침략 행위나 다름이 없거든요.”
“무슨 짓을 하길래요?”
“인프라를 지어 준다고 꼬드겨 서 과도한 빚을 지어요. 그리고 그 빚을 이유로 해당 국가의 영 토에 대한 점유권을 가져가거든 요.”
“이야-. 21세기에는 군대도 안 움직이고 땅따먹기를 하네요.”
“그럼요. 자본주의 시대에는 돈 이 결국 총칼이죠. 어디 그뿐 이 겠어요. 할리우드부터 각종 문화 스포츠계에 중화사상 강요하는 것만 해도 반감 사기에는 딱 좋 죠. 위구르 탄압하는 것 하며. 하 휴, 너무 많아서 다 나열하기도 힘드네요.”
“방송 주제 뭐로 할까 고민할 일은 없겠네요.”
“그럼요,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다만, 저는 중국 의 대응을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돼서요. 쿠키 영 상에 정찰기 폭파시킨 거요. 중 국 내에서 나오는 말이 심상치가 않은 걸 보면 알아보긴 알아본 모양이에요.”
“영화 촬영진 납치라도 계획하 고 있데요?”
“아, 그건 생각 못 했어요. 그런 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것만 큼 빠르게 답을 찾는 길이 없으 니까요.”
“공산당 놈들이면 그럴 수도 있 다고 생각해요.”
“각별히 주의하라고 미리 연락 해 놔야겠네요. 3팀 인원도 편성 해 둘게요.”
이린은 장난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진지한 후속 조치를 하달했 다.
“이거 말고 나오고 있는 말은 뭔데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던 한한 령의 등급을 올릴 것 같아요. 제 한이 아닌 금지로. 금한령이 나 을 거란 말이 있어요.”
“규모가 어떻게 되는데요?”
“유례없는 금지 조치가 될 거라 고 해요. 내부적으론 이참에 한 국을 경제 속국으로 만들어야 한 다는 말까지 도나 봐요.”
“경제 속국?”
“네. 그들은 이 영화를 통해 선 전포고를 받았다고 여기는 것 같 아요.”
“지들이 한 건 생각 안 하고. 영해 넘어서까지 정찰기를 들이 민 것들이 누군데.”
태식은 순식간에 열이 확 올랐 다.
경제 속국.
처음부터 발아래로 내려다보는 의식이 다분히 느껴지는 단어다.
고작 네 글자로 이렇게나 울화 통이 터지게 만드는 걸 보면 극 강의 가성비를 가진 도발 문구라 할 만했다.
“그냥 특무원에 갈까 싶은 생각 까지 드네요.”
베이징을 초토화시킨 다음에 특 무원보고 점령 작업을 하라고 하 면 삐그덕거리더라도 얼추 굴러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 다.
하지만 생각뿐이다.
무력으로 해결하려거든 벌써 해 결했다.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 고, 가장 가벼운 방법이다.
만약 자신이 지금 당장 가서 중 국을 박살 내 놓는다면 저들은 강태식이라는 초인에게 패한 것 이지 이 나라 대한민국에 패한 게 아닌 게 된다.
태식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신약은 어떻게 돼 가요? 약 팔 아서 번 돈으로 내수 견인하기로 했잖아요.”
돈 폭탄을 만들어 오라고 포션 을 종류별로 죄다 넘겨준 것이고 이현까지 쓰라고 넘겨준 것이다.
그 덕에 대호생명의 주식이 천 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실질적인 현금을 수급해 왔느냐 묻는다면 아직은 없다고밖에 할 말이 없 다.
“미국에서 신약에 대한 인가가 나지 않고 있는 모양이에요. 기 존의 제약 회사들의 로비도 있고 미 정부에서도 심계 탐사에 있어 서 비협조적인 우리가 마음에 들 지 않는 눈치니까요.”
“정부 차원의 일을 일개 기업에 보복하면 쓰나.”
“어쩌겠어요. 국가 간의 문제에 서는 그런 걸 따로 두지 않잖아 요.”
“그래서 이게 끝은 아니죠? 일
잘하는 사장님이 이렇게 끝내면 심히 서운할 것 같은데요.”
“일단 죄송해요. 믿고 기회를 줬는데, 참 면목이 없어요. 일단 가용할 만한 대책 몇 가지 준비 해 봤어요.”
이린은 차르르 보고서를 내밀었 다.
그 분량이 상당한 걸 봐서는 일 찍부터 철저하게 준비한 티가 난 다.
“전부 태식 씨의 도움이 필요한 기획들이에요. 기획 단계에서 태 식 씨에게 승인받지 못한 건 미 안해요. 모처럼 휴식하는데 이리 저리 귀찮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어 요.”
“그건 참 현명한 선택이었네요. 이제 이 정도 손발은 맞으니까. 그래, 날 얼마나 어떻게 써먹을 생각이신가 한번 보죠.”
첫 장부터가 거창했다.
미국과의 거래 성사를 위한 조 건으로 텔레포트 기술 이전 협의 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와우-.”
“그 정도 건이 아니면 미국이 의약 시장을 열어 주지 않을 거 예요. 태식 씨도 아실 거예요. 미 국의 의료가 얼마나 최악인지 요.”
“보험 없으면 죽어 나가는 구조 인 건 알아요.”
“맞아요, 그 보험에 따라서 사 람의 계급이 나뉜다고 봐도 과언 이 아니죠. 그런데 우리의 신약 이면 대부분의 질병에 대해서 대 응이 가능하잖아요. 미국도 순식 간에 자국의 의약 시장을 점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그걸 통째로 들어 먹으려거든 텔레포트 기술 정도는 이전을 해 줘야 된다?”
“네, 텔레포트만큼 매력적인 기 술이 없어요. 물류의 혁명은 둘 째 치고 군대 운용에 있어서도 데우스엑스마키나 같은 능력이 죠. 이건 직접 활용하는 태식 씨 가 더 잘 아시잖아요.”
미군이 텔레포트 기술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다고 해 보자.
마음먹으면 전 세계를 점령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내어 준다고 하면 의약 시장 하 나만 받고 끝내긴 아까운 소스 다.
“자국 내 특형 기술을 타국으로 유출하는 건 이적죄에 해당하지 않아요?”
“네, 이적죄 맞아요.”
“이야—. 우리 사장님 무서운 일 시키시네.”
“무섭지 않은 거 알아요.” 오늘 이린은 제법 사무적이다.
긴장해서 그렇고, 화가 나서이 기도 하다.
이린도 경제 속국이라는 말을 듣고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요, 준다고 받아먹는 건 별개니까. 일단 이건 넘어가고. 다음 건 뭐예요?”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에 대한 것이에요. 이건 오빠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사업이긴 한데, 전 세 계적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분 야라 시장을 선도해 오는 게 굉 장히 중요한 타이밍이에요.”
“대호에 자동차 계열사는 없지 않아요? 외국 기업에 넘겼잖아 요.”
“그렇다고 해서 그 기술력이 사 라진 건 아니니까요. 대호 R&D 에 고스란히 다 남아 있어요. 여 의치 않으면 외국 회사를 흡수해 도 되고요. 방법이야 만들면 그 만이죠. 그리고 이건 그리 급한 게 아니라 크게 문제 될 건 없어 요.”
“그럼 뭐가 급한데요.”
“자율 주행 기술이 완성되고 나 면 차는 사는 게 아닌 쉐어하는 개념으로 바뀌게 될 거예요.”
“쉐어면 나눠 탄다는 건가요?”
“정수기처럼 렌탈이라고 봐도 좋고요. 생각해 보세요. 자율 주 행이 완성되면 쓰고자 할 때 호 출 버튼 한번 딱 누르는 걸로 집 앞에 대기시키고 번화가에 나가 서도 반납만 누르면 주차할 필요 가 없어지는 거예요. 누가 취등 록세에 보험비에 주차 공간까지 감당해 가면서 자차를 쓰려고 하 겠어요.” 듣고 보니 그렇다. 흥미 돋는 주제였다.
태식은 자율 주행 기술에 따른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한 보고서 를 주르륵 훑어봤다.
그 장황한 내용을 압축한 것이 방금 이린이 한 말이었다.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하고 다니는 시대에는 사람이 운전을 할 필요가 없기에, 사람이 주차 를 할 필요도 없어진다.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자가용을 사용하는 이유가 보다 효율적이 고 편리하게 활용하기 위함인데, 이린의 말처럼 호출 버튼 하나로 차가 집 앞에 대기하고, 반환 버 튼 하나로 물러간다면 정말 자차 를 쓸 이유가 없어진다.
그게 더 편하고 효율적이니 말 이다.
“그때가 되면 개인은 차를 사지 않게 되고 차를 소유한 기업에게 빌려 타게 되겠죠. 우리가 선점 해야 되는 건 그 차를 빌려주는 시장이자 시스템이에요. 자동차 를 사용하는 고객을 선점하게 되 는 거죠. 그렇게 고객을 확보하 면 제조 회사는 자연히 휘하로 딸려 올 수 밖에 없어요.”
“개인은 차를 사지 않으니 까……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선 개인에게 차를 빌려주는 기업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네. 자동차 시장에선 이미 누 구나 알고 있는 시장 예측이에 요. 그래서 제조사들도 자신들의 고객 풀을 확보하려 애쓰고 있 고, 다른 굴지의 세계 기업들도 자신들의 고객 생태계를 만들려 고 혈안이죠. 우리도 마찬가지고 요.”
“이미 진행 중이라는 말로 들리 는데요? 준비 중인 게 있어요?”
“저희 핸드폰 있잖아요. 핸드폰 고객을 기반으로 모객을 하면 순 식간에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 요. 지금은 카 쉐어 시장이 고객 을 확보하고 그 이후에 자율 주 행이 등장하는 흐름이지만, 만약 우리가 먼저 자율 주행을 완성한 다면 그 모든 시장 판도를 전부 장악할 수 있어요. 더욱이 자율 주행을 연결하는 5G 기술도 우 리 대호가 세계 제일이거든요.”
이린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 다.
기존부터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 과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는 대호 였다.
거기에 태식의 힘까지 더한다면 이루지 못할 게 없고 승리하지 못할 싸움이 없다고 여겼다.
“신약만큼이나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사업이에요. 전 세계의 돈 을 전부 끌어올 만큼 강력한 사 업이요.”
태식은 턱을 쓸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자율 주행과 관련된 기술 을 보여 준 적이 없다는 게 관점 이다.
“그런데 내가 가진 기술 중에 자율 주행 관련해서는 보여 준 적이 없는 거 같은데요.”
“관련해서 쓸 만한 기술이 없으 세요?”
“딱 이거다 하고 떠오르는 건 없어요. 내가 자율 주행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뭐가 쓸 만한 지도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공부하시면 어때요? 자 료는 모아 드릴 수 있어요.”
이린은 시종일관 적극적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환영할 만하 다.
괜히 눈치 보며 어물쩍거리는 것보다 백배 낫다.
“그리고 태식 씨가 쓰는 공부방 의 본체?라고 해야 할까요? 중앙 에 있는 아이템요.”
“그게 왜요?”
“그게 연산장치인 거죠?”
“비슷하죠.”
“그 연산장치를 컴퓨터와 연결 할 수는 없나요? 컴퓨터 데이터 를 연산할 수 있도록요. 그것만 해도 연구 개발에 큰 힘이 될 거 라고 여겨요.”
“물리적인 조작 스위치 연결의 범주가 아니잖아요. 소프트웨어 끼리 연결하라는 건데, 그건 나 도 해 보지 않은 분야예요. 머리 좀 싸매야 될 것 같은데요.”
안 한다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
그 하나하나가 전부 하루 이틀 밤새고 끝날 일들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물릴 생각이 들지 않는 다.
속국을 만들겠다는 소리를 한다 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까.
선전포고에 대한 대응이 그것이 라면 얼마든지 받아 줄 용의가 있다.
미세먼지를 돌려놓을 때부터 이 정도는 염두했던 일이다.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시는 거 죠‘?”
“일단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 죠.”
“마지막은 새로운 건설 기술을 적용한 신공법 건축 사업이에 요.”
이번 것도 태식의 적극적인 지 원이 필요한 사업이었다.
정확하게는 태식의 손을 타고 넘어올 봉춘의 지원이다.
신공법 기술은 이번 반달섬 도 시 건설을 기획하며 나온 것으 로, 이미 기존에 개발되어 있는 CLT 목재 건축 기술에 대한 활 용이었다.
“CLT 공법은 두꺼운 집성판을 교차로 집성해서 만든 구조 목제 예요. 미군이 벙커 제작에 쓸 정 도니 내구성은 이미 증빙이 끝난 거죠. 그 외에도 조립형 모듈로 공법이 가능해서 공사 시간 단축 부터 친환경 소재라는 강점도 있 고요. 단 한 가지 단점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죠.”
“봉춘이면 해결이 된다?”
“네. 도 작가님의 나무 증식 기 술로 자원을 수급한다면 막대한 원가 절감의 효과를 낼 수 있어 요. 그걸 기반으로 수많은 신규 건설과 리모델링을 진행해서 내 수 악화를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외 시장 진출도 노려 볼 수 있 고요. 대호건설에서 받으면 조 단위 건설 수주도 가능해요.”
“이게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고 간단하네요.”
“그러면 건설 건으로 우선 진행 을 할까요?”
“그거 하나만요?”
“그러면……?”
“이왕 하는 거 다 해요. 돈 많 이 벌자고요. 경제 속국이라는데, 그 말 듣고 어떻게 가만히 있나.
뒤집어 줘야지.”
태식은 시원하게 내질렀다.
금한령 (2)
“고, 고마워요……
이린은 울음을 삼키듯 숨을 먹 었다.
실상 겁이 났다. 태식에게 이와 같은 보고를 하는 것이 긴장되고 불편했다.
중국의 대응이라든가 그것을 위 한 내수 증진이라든가, 전부 일 찍부터 이야기했던 것이다.
그것을 할 수 있게끔 준비까지 전부 다 해 줬는데, 제대로 이루 지 못했다.
미 정부에서 무턱대고 막아 대 는 실정이었고, 그들의 목적은 아티 팩트급의 아이 템뿐이 었느니 다른 자구책이 존재하지 않았다.
실상 자신의 능력이 거기까지라 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라도 죽지 말자 했다. 대응책이라도 꼼꼼히 만들어 떳 떳하게 보고하자 싶었다. 자신 또한 부하 직원들을 볼 때 쭈뼛거리고 있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나았기에 그리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편을 들어 줄 줄 몰랐다.
“왜 그래요?”
“네?”
“지금 그렇게 감동할 포인트가 없지 않아요?”
“아, 아아, 아니에요.”
이린은 얼른 숨을 고르며 평정 심을 끌어왔다.
“그런데 괜찮으시겠어요? 이 세 가지를 전부 진행하려거든 이것 저것 손이 많이 갈 텐데요.”
“원래 전쟁 준비를 할 때는 바 쁜 게 정상이죠.”
“전쟁……. 결국 그렇게 가는 건가요?”
태식은 씨익 웃었다. 좋은 사냥 감을 발견한 사냥꾼의 미소다.
“속국으로 만들겠다고 하잖아 요. 침략을 하겠다는데 맞서 싸 워야 되지 않겠어요?”
“그 말 맞아요, 맞서 싸워야죠. 지금까지는 도망치는 거밖에 할 수 없었어요. 태식 씨도 아실 거 예요, 중국에서 박해받은 기업들 이 이렇다 할 항의도 하지 못하 고 쫓겨난 거요. 우리는 빠르게 정리하고 베트남으로 투자처를 옮기긴 했지만, 아직 발목이 잡 혀 있는 기업들도 있거든요.”
“애당초 공산당 놈들을 믿으면 안 되죠, 시장 원리를 마음대로 무시하는 놈들인데. 눈 먼 돈이 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깡통 차고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자업자득이죠. 한 그릇 더 먹 으려고 앉아 있다가 밥그릇 깨진 꼴이니까요.”
태식은 느긋하게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대였다.
그러곤 담배 한 대 꺼내 문다.
숨으로 불을 당겨 흰색 숨을 길 게 내쉬었다.
들뜬 마음이 사뭇 진정된다.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다.
아니, 확실히 병이다.
평생을 전장에서 보내 왔던지 라, 전쟁이란 키워드에 몸이 먼 저 반응한다.
이러니 무력 충돌을 하면 안 되 는 거다. 자칫 흥에 겨워 버렸다 간 무슨 일을 저지를지 어떻게 알겠나.
“이번 일은 내 일이에요. 그러 니까 내가 컨트롤하죠.”
“그러시겠어요?”
“그럼요, 내가 시작한 일인걸요. 아무쪼록 적극적인 협조 부탁할 게요.”
“부탁이라뇨. 이미 제 일인걸 요.”
태식은 다시 긴 숨을 내뱉었다.
뿜어져 나온 연기가 이린 앞에 고인다. 이린은 그 연기가 왠지 모르게 벽처럼 느껴졌다.
가까워진 것 같지만 여전히 멀 다.
같이 있을 때는 웃고 떠들며 농 담을 주고받아도 뒤돌아서면 그 대로 남이 되어 버릴 것 같은 느 낌.
이린은 태식에게 여전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런 말씀 마시고. 일을 하는 데, 서로 이득 되는 게 있어야죠. 사장님은 도움받고 싶은 거 있으 면 말해요. 도움드릴 테니까. 아 니면 하고 싶은 거라든가.”
특히 이렇게 철저하게 기브 앤 테이크를 따질 때 말이다.
“새로 진행할 프로젝트는 준비 하지 않았어요.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보은 의 기치에는 충분히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요? 그러면 내가 외상 하 나 진 걸로 하죠.”
“꼭 그렇게 장부에 적어 놓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이미 함 께 가는 건데……
“가까울수록 주고받는 거 확실 하게 해야 됩니다. 당연하게 생 각하고 가볍게 넘기는 순간 탈 나는 거죠. 내가 맨날 사장님 부 려 먹기만 하면 사장님이 내 일 이라고 자청하겠어요?”
부정할 말이 없고, 부정한다고 해 봐야 태식의 생각이 바뀔 것 도 아니다.
이린은 그저 옅게 웃었다.
“그래요, 알겠어요. 꼼꼼히 적어 놓고 단단히 받아야겠네요.”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죠. 그리 고 말 나온 김에 외상 하나 더 질까 하는데.”
“뭐든 말씀하세요.”
“사장님은 혹시 배달업종에 진 출할 생각 없어요?”
“배달업요? 배달짱 같은 배달 전문 업체 말하는 건가요?”
“네, 그거요.”
“그쪽으로는 딱히 생각하지 않 았어요. 저희가 전략적으로 들어
가기에는 여러모로 그림이 좋지 않아서요.”
“거대 그룹이 시장 잠식하는 것 같이 보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