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5)
“네, 아무래도요. 저희가 개척한 사업이 아니니까요.”
맞는 말이다. 태식은 고개를 주 억거렸다.
“그런데 왜요? 무슨 일 있으셨 어요?”
“배달부가 음식을 훔쳐 먹지 뭐 예요.”
태식은 방우의 치킨 이야기를 해 줬다.
“어머머. 배달업계에 그런 문제 가 있나 보네요. 하기야, 요즘에 는 배달도 전부 아웃소싱으로 하 니까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 겠네요.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중이니 인력 부족으로 통제도 쉽 지 않을 거구요.”
“딱 그 문제죠.”
“그런 건 본사에서 잘 컨트롤해 야 되는 문제인데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급성장 중이라 그럴 거예요. 물론 그것 때문에 소비 자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되겠지만 요.”
“내가 피해 본 것 때문에 그러 는 게 아니에요. 중간에 낀 업주 사장님이 안됐더라고요.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고개 숙이는 모습이, 그게 좀 신경 쓰이는 거 있죠.”
“아아, 네, 그러실 수 있어요.”
이린은 빙긋이 웃었다.
이따금 차가운 벽을 느끼다가도 이렇게 따뜻한 모습을 보면 그 벽을 통해서라도 온기가 전해지 는 것 같다.
“나는 이상하게 그런 거 보면 어금니가 간질간질해요. 뽑아 버 리고 싶은 느낌이랄까요. 있는 놈이든 없는 놈이든 시스템의 취 약 지점에 숨어서 야비하게 그러 는 거.”
“그럼 어떻게 하셨으면 좋겠어 요? 제가 배달업계에 진출해서 그런 일 없게 잘 관리했으면 하 시는 건가요?”
“단지 그렇게만 하면 너무 심심 하죠? 그래도 사장님이 하는 건 데, 나름 뜻이 있어야 하지 않겠 어요?”
“잠시만요.”
이린은 태블릿을 뒤적였다.
“혹시 임대 주방이라고 아세 요?”
“뭐든 제가 들어 봤겠어요. 맨 날 만화책만 보는데.”
태식은 빙긋이 웃으며 이린의 태블릿을 받았다.
태식에겐 이린의 태블릿이 도깨 비 방망이나 다름이 없다.
“1인 가구가 늘고 배달업계가 성장하면서 매장 또한 배달 전문 매장의 비율이 늘어났죠. 작은 부스식 주방을 임대식으로 운영 하는 방식이에요.”
“주방을 월세로 판다?”
“네, 그런 비슷한 개념이죠. 소 규모 창업에 특화되어 있는 방식 이죠.”
이린은 페이지 몇 장을 넘겨 본 문 부분을 보여 줬다.
“처음 보은 프로젝트를 기획했 을 때 준비했던 사업안 중 하나 에요. 이런 임대 주방을 아파트 단지 상권에 입점시키는 거였어 요. 당연히 점주들은 차상위 계 층이나 청년 창업자들을 우선 배 정하는 것으로 기획했고요.”
“그건 좋은 기획이네요. 확실히 탈세범 소리 듣는 노점상 보다야 임대 주방이 매력적일 수 있겠어 요. 푸드트럭보다도 초기 비용이 적게 들겠는데요?”
“그렇죠, 월세만 내고 들어가면 되니까요. 이 임대 주방에 배달 을 묶어서 운영하는 건 어때요?” “주방에 들어오는 점주들에 대 한 관리나 통제도 가능하게 할 수 있어요?”
“계약 조건에 따라서는 가능하 겠죠?”
“식당 중에서도 정말 거지 같은 곳 많잖아요. 방우가 주문할 때 맨날 그것 때문에 머리 싸매거든 요. 그 왜, 가게는 하나에서 상호 여러 개 두고 장사하는 가게 있 잖아요.”
“그런 경우 많죠. 옛날에는 중 국집들이 그런 식으로 많이 했잖 아요.”
“요즘은 온갖 걸 다 한대요. 한 가게에서 분식, 족발, 백반,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가 보더라고 요. 누구 하나 걸리라는 식으로 장사하는 거죠. 불법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반쯤은 사기 치는 거 나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그런 거라면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어요. 여차하면 호텔 감사 팀을 보내서 위생 및 품질에 대 한 정기 검사를 할 수도 있고요. 요식에 대한 부분은 이미 시스템 이 구축되어 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대호호텔인걸요.”
“역시, 사장님이랑 이야기를 하 니까 속이 좀 시원하네. 짜증 나 더라고요. 모든 배달부들이 다 음식을 빼먹는 건 아닐 거 아니 에요. 그런데 그런 놈 몇 명 때 문에 전체적인 이미지가 배운 것 없는 양아치들이나 하는 업종이 란 식으로 호도되잖아요. 분명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이 더 많을 건데요.”
“사람들 인식이 그렇죠. 더군다 나 진입 장벽이 쉬우면 쉬울수록 더욱 그렇고요. 그건 어쩔 수 없 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열심 히 노력해서 얻은 직업과 간단히 얻은 직업의 인식이 같다면 누가 열심히 노력하려고 하겠어요.”
“그런 이야기는 차치하고,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죠? 내가 뭐가 신경 쓰이는지.”
“하나의 피의자 때문에 다른 사 람들의 이미지가 깎이는 것 그리 고 다른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보고 사죄를 해야 하는 것. 크게 이 두 가지일까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 아듣는다니까. 맞아요, 방금 말한 임대 주방이면 그 두 가지 다 보 완할 수 있어요?”
“그 모든 것에 대호의 이름을 걸면 되지 않겠어요?”
세계 굴지의 기업 대호의 이름 을 걸고 운영되는 요식 집합체와 배달업체.
“다른 건 몰라도 고객 센터는 잘되어 있을 것 같네요.”
“대호의 겨人는 세계 최상이죠.”
“좋아요, 그거 해 보자고요. 딱 그거 하나만 놓고 보지 말고, 지 금 우리가 해야 되는 거 전체적 으로 다 유관되게끔. 아시죠?”
“그럼 이건 어때요? 세 번째 건 설 계획에 임대 주방 기획을 합 치는 거죠. 전국 각지에 임대 주 방을 건설해서 운영하는 식으로 요. 건설은 건설대로 내수가 돌 거고, 임대 주방에 들어오는 자 영업자들을 지원하는 것도 내수 절벽에 펜스를 쳐 주는 거잖아 요.”
“좋네요. 그 역시 금방금방 나 온다니까.”
“그럼요, 일 한두 번 하나요. 전 체적인 프로세스 기획 잡아서 연 락드릴게요.”
“그래요. 내가 먼저 보자고 할 수도 있고요.”
이야기를 모두 끝낸 태식은 자 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는요? 점심시간 다 돼 가 는데.”
“밥 생각이 별로 없네요.”
집중할 일이 있으면 그렇다. 더 정확하게는 흥미롭게 집중할 만 한 일이다.
“공부방에 있을 테니까, 기획 빨리 끝나면 먼저 오셔도 되고 요.”
태식은 사장실을 나와 자신의 집무실로 이동했다.
서 관리사가 언제나 같은 얼굴 로 태식을 맞이했다.
“심심하면 책이라도 보고 있으 시라니까.”
“핸드폰 보고 있었어요, 유트브 요. 요즘은 이걸로 다 나오잖아 요.”
“만화책보다 재미있어요? 나는 딱히 잘 보지는 않아서요.”
태식은 일상적인 대화 몇 마디 를 나누곤 바로 공부방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먼저 베올의 뇌를 분리했 다.
이것을 컴퓨터와 연결해야 된 다.
이린의 요구 조건인 것을 떠나, 가능만 하다면 태식에게도 유의 미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가 가진 지식을 베올의 눈으로 다시 볼 필요 없이 다이 렉트로 바로 들어오는 것이니 말 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없이 많은 데 이터를 영상처리할 것 없이 바로 뇌에 입력하는 게 가능하다.
벌써부터 그 부하가 얼마나 강 할지 등줄기가 쭈뼛거릴 정도다.
베올의 뇌의 마법식을 두고 이 걸 컴퓨터 하드와 연결해야 될지 출력장치로 연결해야 될지 고심 하던 태식은 아차하며 무릎을 탁 쳤다.
“컴퓨터가 아니라 랜선에 연결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컴퓨터도 결국엔 인터넷이란 정 보망에 접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접속 장치에 불과하다.
태식이 원하는 것은 정보 그 자 체지 접속 장치가 아니다.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다면, 정 보를 가져와 연산하는 것이 얼마 든지 가능하다.
“이게 여기서 통할지 모르겠 네.”
태식은 아공간을 뒤적여 분석기 를 꺼냈다.
여행용 캐리어 정도 크기의 상 자는 물체의 본질을 분석하는 마 도구다.
태식은 분석기에 컴퓨터의 랜 카드를 집어넣었다.
분석기는 고장 난 세탁기처럼 터덜거렸다.
태식은 그동안 마빈의 캐비닛에 서 평범한 물건을 마도구화시키 는 도식에 대한 책을 꺼내 봤다.
그것은 마법식을 입혀 마법적인 효과를 나게 하는 방식이라 물건 의 본질을 살리는 방식과는 거리 가 멀었다.
가령 검에 불 마법을 입히면 화 염검이 되고, 활에 불 마법을 입 히면 화염활이 되는 식으로 말이 다.
여기에서 주는 마법이지, 그것 을 담는 그릇인 물건이 아니었 다.
그런데 지금 태식이 하려는 것 은 물질의 본질을 살린 채로 마 도구와 연결하는 것이다.
캐비닛을 전부 뒤져도 그와 같 은 방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처럼 재미있는 퍼즐을 만지는 느낌이다.
실상, 마빈의 캐비닛을 채우고 있는 책들 중 절반가량은 자신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없는 것을 새로 착안하여 만들 어 낸 것은 익숙할 만큼 익숙하 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본질을 바 꾸는 식으로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방금 전에도 컴퓨터와 연결하는 게 아닌 랜 카드와 연결하는 식 으로 생각했던 것처럼.
베올의 뇌에 랜 카드를 꼽는 게 아니라, 랜 카드에 베올의 뇌를 이식하면 어떻게 될까.
퍼뜩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당장 에 손을 써 움직여야 된다.
태식은 허공을 쭉 갈라 아이템 을 쏟아 냈다.
갖은 아이템에서 젠더 역할을 하는 부위만 다 골라냈다.
그것들을 하나씩 랜 카드에 입 혀 본다.
결국은 전기신호를 보내는 것이 니 그것부터 시작이다.
그렇게 한 단계씩 이어 가고 이 어 가다 보니 덕지덕지 젠더를 이어 붙인 흉물스러운 모습이 되 었다.
그래도 연결만 되면 그만이다.
태식은 그렇게 연결된 베올의 뇌를 작동시켰다.
위이이이이이-!
제트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요 란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