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8)_2
“그래요 그 설마. 홍콩으로 가 서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들 찍어 오세요. 배우는 이미 보내 놨으 니까 분명 그림 나올 거예요.”
“아, 저…… 제가 생각했던 것 과는 조금……”
“왜 약한 소리를 하실까. 도전 정신 있는 감독님 아니었어요? 이번 것도 기한도 짧고 위험도도 높은 촬영인데 도전 정신 하나 가지고 완성해 냈잖아요.”
이 감독은 잠시 입술을 오물거 리다 결심을 한 듯 굳게 다물었 다.
“예, 알겠습니다. 저, 이사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외국인인데 설 마 죽이기야 하겠습니까?”
“중국으로 가는데 그렇게 안일 하게 가면 안 되죠. 카메라들이 대고 있으면 진짜 죽을 수도 있 어요.”
겁을 주려는 의도는 아니다. 지 극히 사실적인 시선에 입각한 조 언이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으실 건 없 고요. 배우한테도 감독님 잘 지 켜 주라고 이야기해 둘 테니까.”
“예. 그러면 특정한 시나리오는 없는 것입니까?”
“있을 수가 없죠. 있어서도 안 되고. 다큐멘터리잖아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 감독은 시무룩하게 챙겨 온 콘티북을 갈무리 했다.
“준비 잘하시고. 의리, 한번 보 여 줘 봐요. 이다음엔 내 차례인 거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예, 의리. 보여 드리겠습니다!” 태식의 응원에 이 감독은 단번 에 기운을 되찾았다.
“사장님! 감독님한테 신작 소스 주셨어요?”
“출근 좀 조용히 못 하냐.”
연지는 출근하자마자 태식에게 달려와 매달렸다.
“빨리요. 진짜 신작 소스 줬어 요‘?”
“이 감독이 그러디?”
“네. 혹시 너도 같이 가는 거냐 고, 준비해야 될 거 있냐고 물어 보는데 무안해서 혼났단 말이에 요. 그런 게 있으면 저도 좀 알 려 주시지. 서운해요.”
“어제 갑자기 결정된 거야. 그 런 것까지 너한테 일일이 보고하 고 진행할 수는 없잖아.”
“그런 거였어요? 그럼 저도 가 요?”
“가고 싶어?”
“네. 사장님이 진행하는 거면 저도 같이할래요.”
“나는 안 가고 이 감독만 갈 거 야. 다큐 형식이라니까.”
태식은 이번 촬영의 목적을 간 단히 설명해 줬다. 제대로 이해 하면 자신도 하겠다며 지근거리 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설명을 모두 들은 연지의 표정 이 사뭇 진지해졌다.
“그럼 배우는 필요가 없겠네 요.”
“그렇지.”
“내레이션은요?”
“내레이션? 그게 왜?”
“그렇잖아요. 다큐 형식이면 사 건을 있는 그대로 찍기만 할 건 데, 너무 밋밋하지 않겠어요? 그 렇다고 인터뷰만 가지고 진행할 수도 없고요. 그리고 다큐멘터리 에 원래 내레이션 다 들어가잖아 요.”
내레이션은 촬영이 끝나고 후시 녹음을 해도 충분하다.
태식은 그렇게 설명을 하려다, 딱히 자신이 그렇게까지 감싸고 돌 필요가 있나 싶었다.
연지는 장난을 거는 모습이 꼬 맹이 같은 것이지 일에서 까지 어리광을 피우진 않는다.
“그럼 가든가.”
“가도 돼요?”
“당사자가 가고 싶다는데 내가 뭐라고 말리냐.”
“진짜죠? 저 그러면 감독님한테 연락해요.”
“마음대로 하세요〜.”
어깨를 들썩거리며 돌아섰던 연 지는 금방 풀이 죽어 돌아왔다.
“저,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요.”
“왜?”
“가게 봐야 되잖아요. 저 가면 은 지 매니저님 혼자서 어떻게 가게를 봐요.”
“이거 이거, 나는 아주 꿔다 논 보릿자루로 보는구만.”
“제가 언제 사장님을 그렇게 봤 다고요.”
“너 없다고 가게 안 굴러가겠 냐. 원래 여기는 나 혼자 운영하 던 가게야.”
“사장님 가게 일 안 하잖아요.”
“안 해도 되니까 안 하는 거고. 해야 되면 하지 왜 안 하냐. 그 런 거 신경 쓰지 말고 가라.”
“흐음-.”
“또 왜 가자미눈이야.”
“사장님, 설마 저 쫓아내고 싶 어서 보내는 거예요?”
“사람이 의심에 휘둘리면 일을 못하는 법이라지. 네 마음대로 생각하고 네 마음대로 행동하세 요. 결정도 니 몫이고 책임도 니 몫 아니겠냐. 어른인데.”
“더 수상하네. 이럴 때만 어른 이에요. 맨날 꼬맹이라고 하면 서.”
“옆에서 쫑알거리지 말고 가. 골 울려.”
태식은 휘휘 연지를 밀어냈다.
핀잔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머 리가 울린다.
인터넷을 직접 받아들인 게 화 근이다.
그간 굳어 있었던 인식의 범위 가 전부 깨어난 탓에 신경이 많 이 예민해졌다.
의식적으로 자극 저항을 올려 두고 있다지만 연지처럼 같이 붙 어서 옹알거리면 소용이 없다.
“머리 아파요? 두통약이라도 사 올까요?”
“나 머리 아픈 게 걱정이냐?”
“그럼요. 평생 가도 안 아플 것 같은 사람이 아프다는데 걱정 안 돼요?”
“그럼 좀 가라. 너 쫑알거리는 거 때문에 머리 아픈 거야.”
“피이이이—. 놀리는 거죠! 괜히 걱정했어!”
연지는 압력밥솥 김빠지는 소리 를 내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태식은 소파에 등받이 깊게 목 을 기대었다.
뻐근한 뒷목을 이리저리 굴려 가며 생각을 정리해 본다.
금한령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은 그것을 통해 중국 국적 헌 터들을 중국 내로 불러들여 활용 하기 위함이었다.
뜻대로 관철되지 않아도 건방진 소국을 교육한다는 명분이니 자 국 내에서의 반응은 딱히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기업에서도 공산당이 금한령으 로 제재를 해 줘야 마구잡이로 베껴다 쓰기 좋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태식은 이에 대해 바로 헌터들을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 다.
그것으로 금한령이 해제된다면 자국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건 가진 패를 내는 수 싸움이나 마찬가지니 이런 쉬운 결정을 유 보할 이유가 없다.
그 속에 조커 카드까지 섞어 넣 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 정이다.
‘이렇게 한 턴 넘어가는 걸로 번 시간이면 충분히 내수 대비는 될 테니 그다음엔 역공으로 잡아 먹으면 되는 거지. 헌터는 마킹 만 해 놔도 충분하고.’
유성에게 중국 국적의 헌터 명 단을 넘기고 소재를 파악해 두라 고 했다.
오늘 출근을 안 하고 있는 걸 보면 직접 발•품을 팔고 있을 것 이다.
태식은 정신을 집중하며 유성에 게 붙여 준 호신부의 주파수를 잡았다.
목소리를 보내려고 하는데, 노 이즈가 들어온다.
지지직거리는 소리 사이사이 앳 된 목소리가 섞여 있다.
‘……주세요. 도와…… 주세요.
목소리를…… 주세요.’
신경이 많이 예민해진 탓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의식의 파장 을 넓혀 봤다.
그러자니 온갖 목소리가 다 쏟 아져 들어왔다.
시시콜콜한 잡담부터 욕설이 난 무하는 언쟁과 누군가의 뒷담화 에 열을 올리는 대화 소리까지.
태식은 정신이 사나워 얼른 의 식을 좁혔다. 그러곤 유성에게 목소리를 전했다.
“얼마나 됐어?”
-심계 안에 있는 인원은 등록 자 6명에 비등록자 5명입니다. 나머지 인원도 계속 찾아보겠습 니다.
“됐어. 그 정도면 과반 이상이 야. 충분해.”
태식은 바로 유성의 좌표로 넘 어갔다.
“위치는?”
“다섯은 반달섬에 있고 나머지 들은 1층으로 나가려고 하는 중 이라서 2층 출입구 통제해 뒀습 니다.”
“빠르게 훑자.”
태식은 위치 파악이 된 이들을 간파의 진으로 직접 확인했다.
정도 이상으로 걸리는 자는 둘 정도 있었지만 이건 딱히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태식은 그들에게 호신부를 붙이 는 것으로 확인을 끝냈다.
중국에서 정밀 검사를 한다고 해도 절대 걷어 낼 수 없는 추적 장치이자 도청 장치인 셈이다.
“남은 인원들은 지속적으로 찾 아보겠습니다.”
“됐어, 호신부 붙여 놨잖아. 어 차피 한 번은 결집하게 되어 있 을 테니까, 그때 확인하면 돼.”
“알겠습니다. 그러면 수색은 여 기서 끝내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예. 사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들어가자. 밥은 먹었냐?”
“아직입니다. 저, 그런데 마지막 으로 교도소만 확인 한번 더 하 면 어떨까요?”
“교도소?”
“예. 못 찾은 인원 중에 혹시라 도 거기 있을 수도 있지 않나 해 서요.”
“그래 그럼.”
태식은 이현을 소환했다. 그러 곤 찾지 못한 명단을 확인 시켰 다.